
한국인터넷뉴스 - 옥천군, 80대 할머니 시인들 시집 ‘날보고 시를 쓰라고’ 출간
- 하얀 백지위에 웅이 같은 곡진한 사연들을 쏟아내다.
향수(鄕愁) 시인 정지용이 탄생한 옥천에서 평균연령 79.2세인 23분의 할머니 들이 시집 ‘날보고 시를 쓰라고’를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옥천군 안내면에 거주하며 행복한 학교 내 ‘할머니 한글 교실’에 다니시는 분들이다.
한글을 깨우친지 5-6년 밖에 안 되는 농촌 할머니들이 금년 4월부터 학교로 찾아 온 문화예술교육사랑방 황예순 대표의 지도로 시를 짓기까지 걸린 시간은 6개월이다.
황 대표는 한글을 배우는 할머니 학생들에게 ‘시란 삶의 이야기다.’며 ‘시 치료의 창작과정’을 시작했다.
70~80평생을 농촌에서 눈물을 삼키고 아픔을 느끼며 어렵게 산 여인들의 삶은 하얀 백지위에 옹이 같은 곡진한 사연들을 쏟아내며 독자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때 맞춰 서방님
약 챙겨주고
밥도 차려줘야지
모 심의려면 물도 대야 하고
깻구멍도 뚫어야 하는디
흙얹고 김매는 게 낮지
날보고 시를 쓰라고
<전경임, ‘날보고 시를 쓰라고’ 중에서>
이 시집에는 전경임(여 74세)씨의 ‘날보고 시를 쓰라고’외 8편 등 23명이 쓴 150편의 시가 실렸다.
가장 어린 시인인 69세 김순이 할머니부터 최고령 84세인 김성남 할머니까지 연령대별로 60대 2명, 70대 15명, 80대 6명이다
황 대표는 “하루 3시간 일주일에 2번 총 31차시 교육을 통해 27명 학생 중 23분이 시를 2편 많게는 22편을 지었다.”며 “여인의 삶을 이해하는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눈물과 아픔과 가슴 울리며 써내려간 찬란한 삶의 통증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학평론가 김순진씨는 책 서문에서 “처음엔 동시 수준의 책을 내거니 생각했지만, 막상 원고를 받고 나서 한동안 가슴이 먹먹했다. 젊은 시인들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시를 쓰다니.......”라고 적었다. / 김한기 기자
기사입력시간 : 2012-11-12 15:41:04
글쓴이 : 한국인터넷뉴스 김한기 / [한국인터넷뉴스 김한기]의 다른기사보기
도서출판 문학공원
208페이지, 정가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