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기 7일 차 강의 요지/2023. 11. 02.
박기옥
1부/ 치열한 작가정신
난 글쓰기에 매번 KO패를 당했어. 그래서 또 쓰는 거지. 완벽해서 이거면 됐다 싶었으면 더 못 썼을 거야. 《갈매기 꿈》을 쓴 리처드바크는 조너단의 생애를 쓰고 자기 타지기를 바닷속에 던져버렸다잖아. 그길로 다 썼다는 거지. 난 그렇지 못했네. 내가 계속 쓰는 건 계속 실패했기 때문이야. 정말 마음에 드는 기막힌 작품을 썼다면, 머리 싸매고 다시 책상 앞에 앉았을까 싶어. 《이어령 마지막 수업》p29
2부/ 르포 문학이란
가) 르포 문학의 대표적인 예, 알렉시예비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체르노빌의 목소리》
나) 박기옥의 르포 글쓰기, 《박사리의 핏빛 목소리》《와촌의 발자취》
다) 이어령의 르포 핵심 진단
인터뷰가 뭔가? inter. 사이에서 보는 거야. 우리말로 대담이라고 번역하는데, 대담은 대립이란 뜻이야. 대결하는 거지. 그런데 말 그대로 서로 과시하고 떠보고 찌르면 거기서 무슨 진실한 말이 나오겠나. 위장술밖에 더 나오겠어? 군인들이 전투할 때 왜 위장복을 입겠어? 살기 위해서 감추는 거지. 인터뷰는 그래선 안 되네. 인터뷰는 대담이 아니라 상담이야. 대립이 아니라 상생이지. 정확한 맥을 잡아 우물이 샘솟게 하는 거지. 그게 나 혼자 할 수 없는 inter의 신비라네. 자네가 나의 마지막 시간과 공간으로 들어왔으니, 이어령과 김지수의 틈새에서 자네의 눈으로 보며 독창적으로 쓰게나. 《이어령 마지막 수업》中에서
3부/ 살아있는 글쓰기, 수필과 르포문학의 인접성
내가 글을 쓰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어디 조용한 곳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농담을 섞어 건넸다. 나도 그에 동의해서 글을 쓸 공간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글쓰기에 필요한 여러 조건을 충족하는 스터디카페에서 쓴 글에는 누군가를 설득할 힘이 없었다. 글은 스터디가 아니라 삶이라는 것을 알았다.
김민섭의《경계인의 시선》中중에서
* 글은 언제 어디에서 쓰는가.
조용하고 안락한 곳에서 쓰면 좋겠지요. 그러나 삶은 늘 조용하거나 안락하지 않습니다. 종군기자는 포탄 소리가 요란한 전장에서 글을 씁니다. 삶의 현장이 곧 글 쓰는 공간입니다. 삶의 현장에서 살아 있는 글이 나옵니다. 삶이 곧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