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해를 묻다>
제 짧은 생각으론 불교에선 윤회를 말하기에 기제사는 지내지 않아야 옳을거 같은데...
(방문객님께서도 제사를 지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셨는데) ...
왜 불교(절에서)는 제사를 지내는지 궁금합니다.
<견해를 말하다>
{최소한 오늘날까지 가정에서 행해지는 제사는 불교보다는 유교와 관련한다고 봐야 할 겁니다. 가정에서 행해지는 유교식의
제사는... 개인윤리이자 사회윤리의 한 형태로... 신앙과 연관시키는 건 좀 무리가 있습니다. 이런 점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기독교에서 가정에서 행해지는 전통 제사를 미신으로 보는 듯 합니다.}
다 아는 이야기...그 이상은, 저도 적을 수 없단 말이죠... . . 불교는, 윤회를 수용하잖아요. 그러한 윤회의 관점에서, 전통
적인 제사가 필수요소는 아닙니다. 유교의 제사는, 종교적으로는 혼백에 대한 거죠? 혼과 백이 완전히 흩어질 때까지, 제사를
지내는 겁니다. 다만 유교는, 처음부터 정치 이념의 색채가 강합니다. 증자 이후에, "효"가 유교의 전면에 부각되는데요. "효"라
는 개인적 원리가, 한발 더 나아가 "예"라는 사회적 원리가 되고, 또다시 한발 더 나아가 "충"이라는 국가 창설적 원리로 작용합
니다. 이러한 측면을...개인적으로, 가장 정통적인 유학의 계보라고 봅니다. 즉 유교의 제사는, [효, 혜, 충]과 함께 하는 겁니다.
국가 창설 원리로서의 제사, 좀 생소할 수 있는데..."주"나라일 때, 천자는 여러 왕들의 종가죠? 제사를 주관하는 자입니다.
천자의 권위는, 제사의 주관자로서 우월적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봉선의식도 포함해, "은"과 관련해, 말들이 많지만...별로
중요하진 않구요. 주목할 것은, 경제적 통치원리란 거죠. 제사 공동체가, 국가입니다. 그래서 "가(사문)"사상도 나온 거예요.
국가잖아요... "가"거든요... 우리의 전통적 제사는, 그러한 원리에 따라 성립했습니다. . . 오늘날 같은 경우...제사등을
통해, 웃어른을 섬기는 질서개념이 제법 잔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은, "효"라는 개인 윤리와 함께, 사회 윤리의 성격을
보여 줍니다.
불교의 제사는 두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소위 중음신 관련...보다 나은 재생을 위한 의식이죠. 다음으로...아귀계나 지옥계의
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제사가 있습니다. [경]에 나오죠... 그러한 제사에는, 아라한등 공덕이 대단한 고승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제 관세음보살과 같이, 공덕 그 자체인 보살들이 있단 말이죠... 소원 성취 제사...이런 것은, 제사까지 할 사항이
아니구요. 공덕이 높은 고승들에게 공양을 하는 겁니다. [Udana 02-08 Suppavasa]에서 재가신도가...목갈라나 존자에게,
부와 수명에 의지처이길 부탁하죠? 그 정도의 형식이거든요. 그러니까 관세음보살에게, 소원등에 대한 의지처이길 부탁하면
서 공양하는 거예요...
사실...특별한 형식은 필요 없습니다. 관세음보살에게 공양한다는게, 다라니를 지니는 것이거든요. 관세음보살의 다라니를
지니면, 관세음보살에게 공양하는 겁니다. 그래서 다라니가 있는 것이거든요. 다라니를 가까이 하고 극진하게 대하는 것은,
관세음보살을 가까이하고 극진하게 대하는 겁니다. 뭐...추가로, 향을 피울 수도 있어요. "향" 자체가 공양물이거든요. 물론...
승단과 사찰의 유지와 운영과 관련해, 비용이 드니까...스님들도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하고, 배고프면 식사도 해야 하고, 옷도
계절에 맞춰 입어야 하고...또...사찰도 새로 짓고, 불상등도 좀 큰 거 장만하고...이것 저것 돈 들어갈 곳이 많지 않습니까?
사는게 돈이죠.
그런데 신도들이 알아서 돈을 가져다 주는 것도 아니고, 제사 같이 그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용을 마련하는 겁니다. 그렇
게 보고 있습니다. 모두들 아는 이야기 아닙니까? 직장의료보험 같이, 스님들 의료보험제도가 확충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본 적 있는데...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아마 거의 제 자리 걸음일 거예요. 그 성격이, 종단에서 추진해야 할 사업들인데...
종단의 지도층은 아쉬울게 별로 없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듯... 자기 일이 아니면 신경 쓰지 않잖아요. 그러면 이제 국가
가 나서줘야 하는데, 국가도 별로 관심이 없죠? 기본권 사각지대 중 하나가, 소위 잘 나가지 않는 사찰에 거주하는 스님들이
죠? 그렇죠...
첫댓글 다른 꼬리글에서 '희망바라기'님이 '절에서 제사 지내는 이유'를 질문하시고 '방문객'님께서 답해주셨는데 ...정리해서 본글로 올립니다. 일종의 '역사의식' 발휘라고 할까요 ...질문해주신 '희망바라기'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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