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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옛날에 아이들과 함께 가족이 옐로우스톤을 다녀온 '여행 기행문' 입니다
옐로우스톤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한 달 전부터 기후와 여행 일정, 이동 코스 등을 꼼꼼히 메모해 두었고, 국립공원 캠프장에도 최소 3개월 전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마쳤다. 옐로우스톤은 해발 8,800피트의 고산지대이기 때문에 관광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는 7월과 8월이다. 가능하다면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그래야 주변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명소들을 더 많이 둘러볼 수 있다. 여행 전에는 차량 정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옐로우스톤 내부에서 차량에 이상이 생기면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산악지대 특성상 가까운 곳에 정비소가 없고, 가장 가까운 정비소도 약 200km 이상 떨어져 있어 예상치 못한 불편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Day 1
Columbus, Ohio >>>> Chicage, Illnois
여행거리 350마일(560Km), 합계 560Km
우리 가족의 옐로우스톤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어느 날 가족에게 무심코 “우리 옐로우스톤 구경 가자”라고 던진 말이 씨앗이 되어, 시간이 지나자 아내와 아이들이 캠핑에 필요한 장비를 하나둘 준비하며 여행을 가자고 나섰다. 그리고 아빠가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조르기까지 했다. 그 두 마디 약속에 나는 직장에서 2주간 휴가를 내고, 집 관리는 옆집 미국인 이웃인 덕(Deok)과 케티(Katie)가 맡아주겠다는 허락을 받은 뒤, 저녁 6시에 길을 나섰다.
우리가 사는 오하이오주 콜럼버스(Columbus, Ohio)에서 옐로우스톤까지는 약 1,800마일, 즉 2,880km에 달한다. 쉬지 않고 달려도 차로 31시간이 걸리는 먼 거리다. 미국 동부에서 자동차로 옐로우스톤을 향한다는 것은 모험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70번 서쪽(West) 고속도로를 타고 약 3시간쯤 달려 인디애나 주의 수도 인디애나폴리스(Indianapolis)를 지나자, 어느새 해가 지고 주변은 어둠에 잠기기 시작했다. 인트스테이트 65번 North 고속도로에 접어들어 시카고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하니, 도로는 비교적 한산해졌고 주변에는 대형 컨테이너 트럭들만 간간이 보였다. 고속순찰대(Highway Patrol) 때문인지 차량들은 차선을 잘 지키며 추월도 거의 하지 않았다. 약 6시간을 달려 시카고와 가까운 90번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매 구간마다 동전을 넣어야 하는 유료 톨게이트 때문에 차량 흐름이 조금씩 막히기 시작해 짜증이 밀려왔다. 일곱 개의 톨게이트(Tollgate)를 지나고 나니 새벽 1시 무렵, 드디어 시카고 다운타운에 도착했고, 멀리 유명한 시얼스타워( (Sear’s Tower)가 눈에 들어왔다.
새벽 1시인데도 도시는 마치 러시아워처럼 차량들이 천천히 서행하고 있었고, 고속도로 옆으로는 전철이 지나가는 모습도 보였다. 객실은 텅 비어 승객들이 띄엄띄엄 앉아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시카고에는 약 15만 명 이상의 한국 교민이 거주하고 있어, 한국의 한 소도시처럼 한국어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편리하다. 필요한 물건들도 한국과 다름없이 쉽게 구할 수 있다. 나는 야간 운전을 좋아한다. 차가 한산해 마음 편히 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의 안전이 내 손에 달려 있다는 생각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네비게이터를 맡겠다던 아들은 피곤했는지 어느새 깊이 잠들었고, 아내와 딸도 아빠를 믿고 편안히 잠이 들었다. 그렇게 밤새도록 달린 시간이 어느덧 12시간이 되어 있었다.
Day 2
Chicago, Illinois >>> Rapid City, South Dakoda
여행거리 939마일(1,502Km), 합계 2,062 Km
위스콘신 주를 지나면서 더 이상 운전할 수 없을 만큼 졸음이 몰려왔다. 주유소에 잠시 들러 기름을 넣은뒤, 운전대를 아내에게 넘겼다. 마침 토요일 아침이라 고속도로는 한산했고, 차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야가 탁 트여 있었다. 곧 미네소타주(State of Minnesota)의 환영 표지판이 나타났고, 속도 제한도 70마일(110km)로 높아져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었다. 가스탱크의 눈금이 중간 정도로 내려가면 주유소를 찾아 기름을 채웠다. 미네소타주 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지대가 조금씩 높아져 평소보다 연료 소모가 더 많은 듯했다. 미국에서 가장 추운곳으로 알려진 미네소타주는 호수가 많고, 캐나다와 접한 북쪽 지역은 연어 낚시로도 유명하다.추운곳으로 알려진 미네소타주는 호수가 많고, 캐나다와 접한 북쪽 지역은 연어 낚시로도 유명하다.
미시시피 강 줄기가 보이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러 아침 식사를 하며 잠시 경치를 감상했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소나기를 뚫고 우리는 계속 서쪽을 향해 질주했다. 사우스다코타 주에 진입하자, 동서로 약 350마일에 이르는 이 주를 지나면 중간 기착지인 레피드 시티에 도착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모두가 들떠 있었다. 24시간을 달려 사우스다코타(South Dakota) 주의 마운트 러시모어(Mount Rushmore) 인근에 있는 커스터 주립공원(Custer State Park) 캠프장에 도착했지만, 공원 경찰(Park Ranger)은 빈 자리가 없다며 다른 곳을 알아보라고 했다. 그러나 정중하게 사정을 이야기하자, 다른 사람이 예약해 둔 캠프사이트(camp site)에서 하룻밤을 머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다. 캠프장은 이미 만원이었다. 각 캠프사이트마다 모닥불이 타오르고, 저녁 준비에 분주한 미국인 가족들은 모두 즐거운 표정이었다. 그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우리 가족도 잠시나마 긴 여정의 피로를 잊을 수 있었다.
새벽 일찍 일어나 아내와 함께 캠프장 주변을 산책했다.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공기는 차고 무거웠지만, 그 순간의 느낌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상쾌하고 좋았다. 커스터 주립공원은 130만 에이커가 넘는 블랙힐스 지역에서 가장 아름답고 변화가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7만 3천 에이커 규모의 이 공원 북쪽 입구에서 87번 도로를 따라 내려가는 니들스 하이웨이는 길이가 불과 4마일에 지나지 않지만, 굴곡진 도로 양옆으로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바위 기둥들, 푸른 숲과 야생화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호수, 그리고 협곡 절벽 사이를 관통하는 터널 등이 이어져 블랙힐스 전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 코스로 손꼽힌다. 이 모든 풍경 속에서 우리와 함께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하루를 시작했다.
Day 3
Rapid City, South Dakoda >>> Cody Wyoming
여행거리 395마일(632Km), 총 2,694 Km
공원 캠프장은 전기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밥을 짓고, 미리 준비해 온 반찬으로 간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어 아내와 나는 무척 편했다. 아이들은 한국 음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통조림 음식을 미리 준비해 왔고, 덕분에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두 아이 모두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부터 한글학교에 꾸준히 다니며 한글과 한국어를 배웠기 때문에 한국말을 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특히 작은아들 녀석은 엄마가 따끈한 국을 끓여 저녁을 준비할 때면 꼭 멸치가 들어 있는지부터 확인한다. 멸치가 들어 있으면 질색을 할 정도로 싫어하기 때문이다.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우리는 텐트를 정리하고, 블랙힐스 국립공원(Black Hills National Park) 일대를 둘러보기 위해 커스터 주립공원을 떠났다
블랙힐즈 국립공원(Black Hills National Park)은 북미 대륙을 덮고 있는 광활한 대초원 한가운데, 마치 넓은 바다 속 섬처럼 우뚝 솟아 있는 산악 지대다. 와이오밍 주 동북부에서 사우스다코타 주 남서부까지 이어지는 이 블랙힐스를, 오래전부터 이곳에 살던 인디언들은 ‘검은 언덕’이라 불러왔다. 짙은 초록빛 소나무로 뒤덮인 산들이 멀리서 보면 검게 보였기 때문이다. 19세기 후반 이 지역을 찾아온 백인들 역시 이러한 모습에 매료되어 이곳을 블랙힐스(Black Hills)라 부르게 되었다. 높게 솟은 산봉우리,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줄기, 울창한 숲과 그 속을 뛰노는 야생동물들, 그리고 신비로울 만큼 아름답게 변하는 사계절의 풍경까지—이 모든 자연의 조화 속에서 인디언들은 블랙힐스를 신성한 땅으로 여기며 목숨보다 귀하게 지켜왔다고 한다.
우리가 머물렀던 아름다운 커스터 주립공원(Custer State Park)은 넓이가 130만 에이커가 넘는 블랙힐스 지역에서 가장 아름답고 변화가 많은 곳이다. 그중에서도 7만 3천 에이커의 면적을 가진 이 공원의 북쪽 입구에서 87번 하이웨이를 따라 내려가는 이른바 ‘니들스 하이웨이(Needles Highway)’는 길이가 불과 4마일밖에 되지 않지만, 굴곡이 심한 길 양쪽으로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바위 기둥들, 푸른 숲과 야생화로 장식된 아름다운 호수, 그리고 협소한 계곡의 절벽 사이를 뚫고 지나가는 터널 등이 이어져 있다. 이 길은 커스터 주립공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코스일 뿐 아니라 블랙힐스 전체에서도 가장 인기 높은 관광 코스로 손꼽힌다.
블랙힐스 주변에는 Wild Cave, Badlands 등 두 개의 국립공원을 비롯해 Devil’s Tower, Jewel Cave,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운트 러시모어 국립공원과 같은 명승지가 자리하고 있다. 또한 높고 아름다운 산봉우리와 호수로 유명한 커스터 주립공원(Custer State Park), 금광으로 알려진 리드(Lead), 온천으로 유명한 핫 스프링(Hot Springs) 등 셀 수 없이 많은 관광지가 곳곳에 흩어져 있어, 매년 약 400만 명의 관광객이 이 지역을 찾는다. 우리 가족은 시간 관계상 이곳의 모든 명소를 둘러보지 못하고, 우선 마운트 러시모어(Mount Rushmore)가 있는 키스톤(Keystone)을 방문하기로 했다.
마운트 러시모어에는 자연의 위엄과 인간의 집념이 결합된, 미국 역사 한 장면이 상징적으로 새겨져 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이자 위대한 지도자인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독립선언문을 기초하고 루이지애나 지역을 매입해 국토를 확장한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남북전쟁 당시 북군을 승리로 이끌어 연방을 지켜내고 인간의 자유를 수호한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그리고 서부 자연 보호에 크게 기여하고 미 운하 건설 등으로 미국의 위상을 세계 정상으로 끌어올린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 등 네 위인의 얼굴이 산정의 거대한 바위에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로 새겨져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실물 크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조각을 만들 때에도 표정이나 얼굴을 닮게 표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러시모어의 조각은 얼굴 하나의 높이만 해도 60피트에 이르며, 그것도 네 개를 절벽 꼭대기에 새겨 넣었다는 점에서 인간 능력의 한계를 넘어선 작업이었다고 생각된다. 이 조각을 완성하기 위해 제거한 암석만도 50만 톤에 달하며, 총 작업 기간은 약 6년 반이었다고 한다. 작업 과정에서는 아홉 차례나 설계 변경이 있었고, 1923년에 시작된 공사는 자금 부족으로 여러 번 중단되기도 했다. 1934년에는 의회에서 90만 달러의 예산이 승인되면서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었지만, 이렇게 어려운 작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공사 기간 동안 단 한 건의 인명 피해도 없었다는 사실은 놀라울 따름이다.
16번 고속도로를 따라 약 8마일의 꼬불꼬불한 산길을 내려오자, 역대 대통령들의 얼굴이 새겨진 러시모어 마운트(Rushmore Monument)에 도착했다. 주변의 장엄한 경치와 거대한 조각 초상화를 사진과 비디오에 담은 뒤 다시 길을 나섰다. 블랙힐스를 가로지르는 385번 도로를 따라가며 펼쳐지는 풍경은 그야말로 감탄을 자아냈다.
이곳에서 와이오밍 주의 옐로우스톤까지는 아직 470마일이나 남아 있었고, 쉬지 않고 달려도 7시간은 더 운전해야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Deadwood라는 작은 도시가 나타났고, 그곳에서 주유를 마친 뒤 인터스테이트 90번 고속도로를 만나자 마음이 한결 놓였다.
Spearfish 근처의 휴게소에서 잠시 쉬며 안내를 받았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안내소에는 완벽한 지도와 여행에 필요한 각종 정보가 잘 준비되어 있어 여행객들에게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정오에 출발한 지 약 5시간 만에 인터스테이트 고속도로 I‑90에서 옐로우스톤 방향으로 이어지는 14번 도로에 들어서자, 도로는 30도에 가까운 가파른 경사를 이루며 산 정상으로 치솟기 시작했다.
해발 8,950피트에 위치한 빅혼 국립공원(Bighorn National Park)이 나타났고, 우리는 이곳의 박물관에 들러 옛 인디언들이 남긴 유품과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둘러보았다. 여기서 우리의 두 번째 기착지인 와이오밍 주 코디(Cody)까지는 약 50마일, 차로 30분 정도 남아 있었다. 그레이블(GreyBull)이라는 작은 시골 마을을 지나자 어느새 해가 지고 붉게 물든 저녁노을이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다.
콜럼버스를 떠난 지 이틀 만에 코디에 도착해 사설 캠프장에 텐트를 치고 두 번째 밤을 보냈다. 이 캠프장은 샤워 시설을 비롯한 편의시설이 매우 잘 갖추어져 있어 야영임에도 불편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밤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어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
코디(Cody, Wyoming)는 인구 약 1만 명이 거주하는 작은 관광 도시로, 성수기에는 관광객이 몰려 ‘4개월 벌어서 1년을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입이 많다고 한다. 저녁에는 백화점에 들러 쇼핑을 하고, 식품점에서 캔푸드 같은 식료품을 구입하는 여유도 누릴 수 있었다.
이곳 코디에서 목적지인 옐로우스톤 동쪽 입구(Yellowstone East Entrance)까지는 약 53마일 거리이다. 코디는 해발 1,016피트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기압 차이로 물이 금세 끓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자체가 자연의 신비로 다가왔다. 캠프장 곳곳에는 다른 미국인 관광객들도 텐트를 치고 휴식을 즐기고 있어 여행 분위기를 한층 더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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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4
Cody, Wyoming >>> Madison Camp Site, Yellowstone
여행거리 134마일(214 Km), 총 2,908 Km
아침 일찍 에어 매트리스를 정리한 뒤 캠프 사무실에서 옐로우스톤까지의 교통 정보를 얻고 출발했다. 캠프 직원은 옐로우스톤 동쪽 입구 근처에서 약 11마일 구간이 도로 공사로 비포장이라 이를 피하려면 몬태나 주의 북쪽 입구로 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지만, 우리는 그대로 14번 도로를 따라 동쪽 입구로 향하기로 했다. 코디를 떠나 약 10분 정도 달리자 터널이 나타났고, 우뚝 솟은 절벽 아래로는 강이 흐르고 있었다. 이어 버펄로 저수지를 지나며 그림 같은 산세와 용암이 굳어 형성된 바위 절벽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잘 포장된 넓은 도로를 따라가다 보니 또다시 터널이 나타나고, 양옆으로는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돌기둥들이 장관을 이루었다. 절벽 아래로 흐르는 강과 어우러진 이곳의 풍경은 말 그대로 절경이었고,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옐로우스톤 공원 동쪽 입구부터는 공사관계로 비 포장되어 먼지가 많이 일고 앞차가 안 보일 정도로 시야가 흐려 운전하는데 불편했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Yellowstone National Park) 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대 자연의 경이가 모두 존재한다. 뜨거운 지하수를 하늘 높이 내뿜는 간헐천을 비롯한 여러 가지 종류의 온천들이 일만여 개나 있으며 산중 호수로서는 북미 대륙에서 제일 큰 1백36평방 마일의 옐로우스톤호수, 옐로우스톤의 그랜드 캐년이라고 불리는 깊고 아름다운 계곡, 여름 철에도 백설을 안고 있는 1만 피트가 넘는 산봉우리가 45개나 있다. 철마다 야생화로 덮이는 대초원 곳곳에는 버펄로라 불리는 아메리카 들소, 고라니, 사슴, 곰 등 많은 야생 동물들이 유유자적하게 노닌다. 미국의 공원 중에서 한 개만 선택해서 가봐야 한다면 단연 옐로우스톤을 꼽을 수 있는데, 아무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
동쪽 입구에서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골든 이글 카드(Golden Eagle Card)를 구입했다. 이 카드는 미국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모든 국립공원에 언제든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유용한 패스다. 우리 가족은 약 두 시간 동안 비포장 도로를 따라 먼지를 뒤집어쓰며 목적지인 메디슨 캠프장으로 향했다. 도로는 거칠고 주변은 어수선했지만,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사슴과 늑대 같은 야생동물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색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전망대(View Point)에 잠시 들러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한 뒤 다시 길을 이어갔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은 1882년 3월 1일, 미국 의회의 의결을 거쳐 당시 그랜트 대통령의 서명으로 공식 선포된 미국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더 나아가 세계 국립공원 제도의 출발점이 된 곳이기도 하다. 공원의 면적은 3,472평방마일, 약 200만 에이커에 달하며, 이는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의 세 배가 넘는 방대한 규모다. 1988년 여름, 7월부터 9월까지 약 3개월 동안 이 지역을 휩쓴 대규모 산불로 공원의 절반이 불에 탔고, 600마리의 들소를 포함한 많은 야생동물이 희생되었다. 그러나 화마가 지나간 자리에서도 초목은 다시 살아나고 있으며, 자연은 스스로 회복의 길을 걷고 있다. 옐로우스톤과 요세미티를 포함한 미국의 25개 국립공원은 자연 생태계의 순환을 존중하기 위해, 웬만한 산불은 자연적으로 소멸될 때까지 개입하지 않고 그대로 두도록 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인간과 동물의 생명, 그리고 중요한 건축물이나 문화재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소규모 화재는 초목의 신진대사를 돕는 데 유익하다. 옐로우스톤 화재의 경우도 7월 하순까지는 자연 생태계의 순환을 존중해 진화 작업을 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으나, 가뭄과 여름철의 극심한 더위로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공원 전역으로 확산되자 결국 주 정부와 공원 당국이 소화 작업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한때는 공원의 중심지인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까지 위협받았지만, 때마침 내린 눈 덕분에 불길이 꺾이며 진화될 수 있었다. 이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동원된 소방 인력은 무려 2만 5천 명에 달했고, 소요된 비용은 1억 2천만 달러를 넘었다고 하니 당시 화재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메디슨 캠프장에 도착해 등록을 마친 뒤 텐트를 설치하고, 오늘은 메디슨(Madison Campground)에서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까지 왕복 32마일을 둘러보기로 했다. 용암이 솟아올라 형성된 절벽 아래로는 메디슨 강이 흐르고, 우리는 그 아래 폭포수에서 수영을 하기로 했다. 이곳은 폭포 아래에서의 수영이 허용되어 있으며, 빠른 물살에 몸을 맡기면 자연스럽게 아래쪽으로 밀려 내려가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간헐천의 경치는 사진으로도 소개될 만큼 유명하지만, 공원 관리 측은 매일 아침 간헐천의 온도를 측정해 관광객에게 위험이 있을 경우 출입을 제한한다. 이는 지하에서 언제든 화산처럼 폭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옐로우스톤에는 300개가 넘는 간헐천이 있으며, 그 크기와 모양, 분출 형태가 모두 제각각이다. 진흙탕 속에서 팥죽이 끓듯 가스가 뿜어져 나오는 곳도 있고, 조용히 뜨거운 물이 솟아올라 깊은 온천 연못을 이룬 곳도 있다. 연못 가장자리에 서식하는 조류(Algae) 때문에 물빛은 초록색에서 오렌지색까지 다채롭게 물들어, 마치 거대한 꽃 한 송이를 펼쳐놓은 듯한 장관을 만든다.
이러한 온천들 가운데에는 ‘모닝글로리(Morning Glory)’라 불리는 연못이 있어 많은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간헐천과 온천 주변에는 나무판자로 만든 산책로와 전망대가 잘 갖춰져 있어, 누구나 안전하게 걸으며 감상할 수 있다. 어떤 간헐천은 물이 너무 맑아 스팀과 함께 솟구치는 물기둥의 중심부 깊이가 약 50피트는 되어 보일 정도로 투명하다.
매년3백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옐로우스톤을 방문하는데 제일 먼저 찾아야 할 곳이 Old Faithful 간헐천이다. 최근까지도 거의 정확히 65분마다 땅속에서 물이 끓고 있다가 가스, 수증기와 함께 온천수가 지상 약 100피트 이상 분출하는 신비한 곳이다. 1959년과 1983년에 있었던 대지진 이후 분출시간이 약간씩 길어져 현재는 69분에서 76분 사이에 정확히 한 번씩 2분-5분 동안 수증기와 함께 온천수가 하늘 높이 내 뿜는다. 약 1천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분출되는 시간을 기다리며 원을 그리고 앉아 기다리고 있는 광경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분출하는 시간간격이 다르고 규모에 차이가 있지만 이러한 간헐천(Geyser) 만도 이 공원 안에는 3백 가 넘는다. Old Faithful 간헐천에서 내뿜는 물 기둥의 높이는 보통 백피트는 되는데, 때로는 2백피트를 넘기도 하며 한번에 내 뿜는 수량이 8천4백 갤런이나 된다고 한다. 매디슨에서 올드 페이풀사이의 구간에 Upper Geyser, Lower Geyser Basin, Black sand basin 등 간헐천마다 모양과 기능이 다르고 나무로 이름까지 새겨진 말뚝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간헐천에서 솟아져 나오는 물의 온도는 대강 화씨 195도 (섭씨 약 95도) 된다.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 지역에는 1904년에 전적으로 나무만을 사용해 지어진 올드 페이스풀 인(Old Faithful Inn)이 자리하고 있다. 외관도 독특하지만, 내부로 들어서면 90피트에 이르는 거대한 천장이 펼쳐지며 방문객을 압도한다. 이 웅장한 로비는 옐로우스톤의 또 다른 명물로 손꼽힌다. 이 건물은 1987년에 문화재로 지정되었고, 여러 차례 화재의 위협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살아남았다. 특히 1988년 옐로우스톤 대화재 당시에는 지붕 위 국기 게양대 아래에 설치된 외부 소화장치가 자동으로 작동해 지붕 아래로 물을 뿜어내며 강풍 속에서도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아냈다. 건축 당시부터 화재를 대비해 지붕에 소화장치를 설치해 두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설계자들의 치밀함과 선견지명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메디스 강 부근의 간헐천
화이어 홀 부근의 간헐천
경치 사진 (이곳에서 연어 낚시를 한다)
올드 페이트풀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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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대화재 때 일부 야생동물은 희생되었지만, 들소·고라니·사슴·산양 등은 여전히 이곳에서 인간보다 더 큰 자유를 누리고 있으며, 옐로우스톤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약 200만 년 동안 세 차례에 걸친 화산 폭발과 지각 변화로 인해 형성된 화석 나무(Petrified Tree) 기둥들도 공원의 산비탈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화석 나무는 옆으로 누운 상태로 발견되지만, 이곳의 화석 나무는 수직으로 우뚝 서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옐로우스톤은 지구의 ‘핫 스폿’ 위에 자리하고 있어 크고 작은 지진이 끊임없이 발생하며, 하루 평균 17회의 지진이 기록된다. 근래의 큰 지진은 1959년에 발생했는데, 당시 산이 무너지고 주요 도로가 매몰되었으며, 깊이 366피트의 옐로우스톤 호수가 크게 흔들렸다고 한다.
그렇다면 수십만 년 동안 하루에도 최소 20차례씩 물을 뿜어 올리는 간헐천의 비밀은 무엇일까. 지구 지각 아래 약 300마일 깊이에는 고온의 액체 암장이 존재하며, 특히 화산 활동이 활발한 지역에서는 그 열이 지표 가까이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핫 스폿’ 지역에서는 지하로 스며든 물이 단순한 지하수로 남지 않고, 뜨거운 열에 의해 간헐천이 되거나 뜨거운 연못, 혹은 증기만 내뿜는 가스 분출구로 변하게 된다. 우리 가족은 하루 종일 간헐천을 둘러보며 옐로우스톤의 신비를 체험했고,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 인근의 기프트숍에서 쇼핑도 즐겼다. 간헐천을 구경하는 데만 약 10마일(16km)을 걸어야 했지만, 그만큼 값진 경험이었다.
사진/ 글 손영인

첫댓글 자녀들의 어릴적 모습이구나.
어릴적의 천진한 모습들이 너무 예쁘다.
이제 어른이 되어 각자 가정을 가진 성인이지만 아이들은 어릴적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지.
'품안에 자식'이라고 했던가?
아이들도 크면 지들 멋대로 살아가니..그들의 인생이니 어쩌겠나(내 경우)
한 번 쯤 가곺은 곳이 옐로우스톤인데
이번 5월 여행에는 그림의 떡이고 다음에나 계획해야지..
열흘 정도 서부에 머무르니 서부의 몇 곳을 볼 예정이다.
친구가 올린 Y국립공원의 이모저모가 많은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거야.
미국 여행시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말이다.
항상 건강하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