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읍에 두고 온 차를 가지러 아침 5시 35분에 방을 나섰다.
어둑한 길에 가로등이 띄엄띄엄 보여 걸을 만하다.
간전면 로터리에서 오봉정사 앞까지 뛰어보다가 지쳐 걷는다.
오른쪽 벚나무 아래로 난 데크는 중간에 부서져 다시 한길로 나온다.
부지런한 차들이 지나가면 멈춰 선다.
월평마을 앞 시조명인 장관선의 비석을 보고 섬진강 둑길로 들어선다.
짙은 안개에 싸인 섬진강은 나무들을 흐릿하게 보여준다.
풀이 베인 둑에 코스모스 몇개가 남아 이슬을 매단 거미줄을 걸고 있다.
강아지풀 꽃도 이슬이 가득이다.
작은 정자 앞에 자전거가 세워져 있고 작은 텐트가 보인다. 여행자의 숙소다.
예전에 문척 나루였다는 표지로 세웠다는 문진정을 보고 다리를 건넌다.
어제밤엔 차가 없어 다리를 다 차지하며 걸었는데, 아침엔 가로만 걸으니
낮은 난간에 거친 물살에 조금 겁이 난다.
7시 반이 다 되어가 배도 고프고 해 터미널 부근의 식당이 문이 열렸는지 터미널 안까지 들어가 보지만
열린 곳이 없다. 양사장의 가게에서 도착하니 7시 30분을 지나간다.
채 10km가 되지 않은데 거의 두 시간이 다 걸렸다.
차를 끌고 나와 읍내 번화가로 들어가 본다.
아직 문 연 곳이 없어 시장 안으로 들어가니 가끔 간 가마솥에 불이 켜져 있다.
남자 혼자서 어서오라고 한다.
그가 챙겨주는 소머리국밥을 먹고 8,000원을 주고 나온다.
한남자가 나보다 늦게 들어오더니 나보다 먼저 나간다.
돌아와 온수를 켜고 몸을 씻고 출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