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 연합병원에서
佳垠 沈貞子
606호 병실로 옮겨진 후
처음 나와 보는 병실 밖
구순 바라보는 노모 칠순 바라보는 딸이 휠체어를 민다
막 도착하는 밥차
위칸에서 아래 칸까지 꽉 차 있는 꽃무늬반상기
"왜 엄마만 예쁜 그릇 써?"
"네?"
놀란 눈이 반문하고
"네가 그랬어."
어눌한 발음으로 혼자 읊조리며 밥차 기리키는 어머니
숨겨진 이야기를 듣는 것은
순한 햇살이 순한 바람에 나부끼듯 기분 좋은 일이다
엄마 부엌살림을 탐내며 달라고 떼쓰던
소꿉놀이 시절
산다는 것은
이 끝에서 저 끝을 간직하는
먼 길 돌고 돌아
만남의 고리에서 고리로 이어지는 일이다.
첫댓글 어머님이 살아 계신다는 것만으로도 기쁨이라는
부산에 사는 채 시인님의 말이 요즈음은 실감나게 가슴을 울립니다
이대로 살아만 있어 달라는 간절한 그의 기도를 어제 읽었거든요
선생님 주어진 시간 사랑 많이 나누세요
인연의 고리 아름답게 장식하는 것이
<효> 이름인듯 해서요
감사합니다. 회장님
어머니 지금은 요양병원에 모신지 몇달 되었습니다.
자주 가 뵈도록 할게요.
요양병원 입소 때는 딸인지 며느리인지 분별이 정확치 않더니 지금은 알아봐 주시네요.
힘없는 사랑이 더 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