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덮힌 겨울 차갑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서 있습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128년만에 아틀란타가 화이트크리스마스를 지낸다고 했습니다. 제가 이곳에산것이 30년인데 당연히 처음 화잇크리스마스를 보냈고(아이들 어릴때 스키여행을 한것 제외하고) 또 첫눈이 12월에 온것이 처음입니다.
그래도 80년대에는 1월중순정도에는 눈이라고 부를수 있을 정도의 눈이 가끔 왔는데 언제부터인가 지구온난화현상때문인지 겨울에 눈을 보려면 이곳에서 약 세시간 떨어진 스모키마운틴정도를 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12월에 눈이라니... 풋눈이었지만!
그리고 이제 신년의 햇기운이 가시기도 전 지난 주말부터 온갖 미디어를 사용하여(심지어는 자주가는 올개닉식품점에서도 트위터를 이용해 미리 비상식량을 구입하라고 연락이 올정도로) 홍보하였지만 약 7인치(18cm)가량 온 눈덕에 도시전체가 마비되었습니다.
운이 좋아야 지면을 살짝 덮는 풋눈을 볼수있는 이곳은 7인치눈에 공항에서부터 시작해 온 도시가 인적이 끊기고 창문밖으론 가끔 먹을것을 찾아나온 노루와 새들만 눈에 뜁니다.
TV를 켜면 마치 전쟁중인것처럼 텅빈 도시와 하이웨이를 비추어 주고 차없이 걸어나와 문닫은 식품점대신 주유소에서 우유나 빵을 구입해가는 장면을 보여주며 꼼짝말고 집에 있으랍니다...
남편은 여행중이고 혼자있는 저야 쌀, 김, 김치... 장을 보지않고 한달도 견딜 자신이 있는데...
어제는 생각지않은 보너스날을 이용해 밀린책도 읽고 오후에는 털모자, 털장갑,털목도리등 중무장을 하고 평소 골프칠때외에는 한번도 제대로 걸어본적 없는 동네를 한바퀴돕니다.
쓰레기통뚜껑으로 급조해서 만든 썰매를 가지고 나와 노는 아이들 간섭하고 또 흩어져 있는 가족에게 보여주려고 사진도 찍고... 코까지 빨갛게 얼어붙어 돌아왔습니다.
설마 내일은 하고 잤는데 간밤 영하 5도로 떨어진 기온덕에 오늘도 TV에서는 눈꾸러미에 쳐박힌 차들과 얼음길을 빠져나오려다 엔진과열로 불이 붙은 차를 방송하며 차를 가지고 이동할 생각을 하지말라고 하니 오늘도 또 혼자 집에서 놉니다.
어제는 그저 생각치 않은 보너스휴일에 즐겁게 쉬었는데 오늘은 TV까지 끄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약간 무서운 생각도 들고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합니다.
CNN방송에서는 이곳 눈피해와 함께 호주의 홍수피해, 아이티의 콜레라발생등 재난을 연속방송하고 인터넷을 들어가면 한국은 구제역과 AI 때문에 근심이고...
애팔래치아끝자락인 아틀란타는 숲이 많아 더운것을 빼면 일년내 아름다운 대자연으로 마음에 평화와 행복을 선사하는데 이제 또 내일도 집을 나서지 말라는 PM 11:00 시 뉴스를 보니 마음이 심난합니다. 환경학자들은 지금 세계도처에서 일어나는 재해가 지구가 살기위한 자정운동이라고 하지만...
우리들이 자연을 너무 함부로 대한것은 아닐까... 많은 교훈을 남기는것 같습니다.
내일 아침에는 일상생활로 돌아갈수있는 평온한 아침을 맞기를 기원하며... Stephanie
카일라스님... 새해인사를 못드렸지요? 신 니엔 하오!!!(중국친구가 가르쳐주었습니다)
한국은 이제 설날이 며칠 남지 않았지요?
모두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첫댓글 하얀 눈과 호수(?)가 어울러진 풍경이 너무 좋네요... 동화 속 풍경같은... 넘 멋져요..
오현정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행복한 일 가득한 한해가 되시길 바랄께요...ㅎ
잘지내셨죠?? 여기도 눈이 많이왔어요.. 눈보다 구제역이 전국으로 번져서 걱정입니다.. 촉산님 농장도 다 살처분해서
마음이 많이 아프고 ㅎ ㅎ 그래도 생각보다 조금 씩씩해보여서 다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