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 교수가 풀이하고 해석하는 새로운 삼국유사 이야기, 우리가 모르고 있는 삼국유사 속 비밀의 코드들을 지금 만난다. ■ 이 책은 … 정민 교수가 '삼국유사'에 관해 썼다. 그 동안 '한시의 깊이와 아름다움' 및 연암 박지원, 다산 정약용 등 조선 지식인과 18세기 문화에 대해 다양한 지적 탐구를 해왔던 정민이 처음으로 '삼국유사'에 관해 말한다. 불교를 중심으로 삼국유사 속 난맥처럼 얽혀 있는 의미망들을 종횡으로 파헤친 역작이다. 학술적인 무게가 있는 내용을 정민 특유의 친화력으로 쉽고도 흥미롭게 전달하고...
정민 교수가 풀이하고 해석하는
새로운 삼국유사 이야기,
우리가 모르고 있는 삼국유사 속 비밀의 코드들을
지금 만난다.
■ 이 책은 … 정민 교수가 '삼국유사'에 관해 썼다. 그 동안 '한시의 깊이와 아름다움' 및 연암 박지원, 다산 정약용 등 조선 지식인과 18세기 문화에 대해 다양한 지적 탐구를 해왔던 정민이 처음으로 '삼국유사'에 관해 말한다.
불교를 중심으로 삼국유사 속 난맥처럼 얽혀 있는 의미망들을 종횡으로 파헤친 역작이다. 학술적인 무게가 있는 내용을 정민 특유의 친화력으로 쉽고도 흥미롭게 전달하고 있다.
저자가 직접 삼국유사 속 원문을 발췌해 풀이하고 그 숨은 의미를 추적해가며, 독자들을 삼국유사 속 천 년 전의 세계로 가이드한다. 독자들은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 모르고 있던 삼국유사 속 비밀의 코드를 만나게 된다.
책은 '도깨비 대장 비형랑'에서 '당나귀 귀 임금님의 속사정'까지 총 11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도깨비 무리를 부리는 비형량이 왕의 사촌인 '용춘'이 아닐까 하는 추론을 편다. 밀본의 위세와 함께 국난을 막아낸 명랑의 문두루 비법도 자세하게 소개된다.
선화공주의 발원으로 창건되었다고 알고 있는 미륵사의 발굴 현장에서 발견된 '사리봉안기', 거기에 적힌 사택 씨 왕비에 대한 저자의 해석도 관심을 끈다.
불국토의 중심축인 황룡사 9층탑과 장륙존상의 규모와 의미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깨달음을 향해 정진하는 수행자들과 그들의 뼈를 깎는 '점찰 계법 수행'에 이르면 당시 불교의 열기와 신심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묻는다. '원효는 왜 항상 당하기만 했을까?' 가장 강자였기에 당해야 했던 역설적인 의미를 살펴본다. 서방정토의 문수보살이 현신하는 '오대산의 오만진신', 그리고 깊은 산 속 그치지 않는 독경소리와 고승들의 일화도 흥미롭다.
통일 신라 이후 통일 영웅의 주역인 화랑의 말년이 어떠했는가를 보여주는 '죽지랑 개망신 사건'은 오늘날의 정치판으로 대체해 읽어도 모자람이 없다. '당나귀 귀 임금의 속사정'에선 측근을 믿지 못해 경계를 풀 수 없었던 헌안왕의 고뇌를 읽을 수 있다.
저자가 삼국유사의 현장을 일일이 돌아보고 쓴 글들에는 천 년 전의 이야기가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다. 변명환 사진작가가 원고를 읽고 원고 속 현장을 수차례 찾아가 촬영한 40여 점의 작품들엔 그 옛날의 정서가 아련하게 배어 있다. 일본 고산사의 협조를 받아 게재한 원효대사 진영과 대안성자의 모습도 볼 만 하다.
■머리말 중에서 《삼국유사》는 상상력의 보물창고다. 우리 문화의 비밀을 푸는 짚코드다. 하지만 읽을 때마다 알 듯 모를 이야기뿐이다. 책 속의 이야기들은 여전히 실체를 숨긴 채 오리무중 속이다. 이 책은 불교 전래 이후 불국토를 꿈꾸었던 신라인들의 드높은 이상과 뜨거운 열망을 뒤따라가 본 자취다. 이들은 신라가 과거불 시대의 불국토였음을 조금도 의심치 않았다. 땅속에 묻혀 있던 자신들의 DNA를 이제야 되찾았다는 기쁨에 들떴다. 부처는 서방정토에만 있지 않았다. 이 땅이 바로 불국토요, 이 백성이 다름 아닌 진신의 부처였다. 상하귀천을 따지지 않는 염불과 독경 소리가 전국 방방곡곡에 울려퍼졌다. 우뚝한 탑이 여기저기서 울쑥불쑥 솟고, 신심의 깊이와 높이도 그와 함께 쑥쑥 자랐다. 무서운 외적도 부처님만 있으면 하나도 두렵지 않았다. 온갖 여우 귀신과 독룡들의 세상은 물러가고 광명한 화엄 만다라의 세계에 눈이 온통 부셨다. 문두루의 비법 앞에서는 아무 두려움도 거침도 없었다. 그 힘으로 신라는 삼국을 통일했고, 천년 왕국을 견인했다.
2012년 8월 10일 하버드 연경학사에서
정민 적다.
■출판사 리뷰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인문학자인 정민 교수가 삼국유사에 관해 썼다. 그동안 한시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밝히고, 연암 박지원, 다산 정약용 등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세계를 탐구하는 등 다양한 지적편력을 보여 온 정민이 새로이 삼국유사에 관해 말하려는 건 무엇일까?
저자는 삼국유사 속 종횡으로 얽힌 의미의 난맥을, 불교를 그 중심축에 두고 활달한 상상력과 명쾌한 지적 추리력으로 파헤쳐나간다. 저자가 밝히고 있듯 삼국유사는 짚파일을 열면 그 의미가 감자넝쿨처럼 딸려 나오는 상상력의 보고다.
각종 고문헌을 인용하고 용어와 인물의 유래와 뜻을 밝혀가며 진행되는 정민의 해석은 명쾌하고 정교하며 때론 퍼즐을 꿰맞추듯 추리적인 즐거움까지 선사하고 있다.
이 책 ‘불국토를 꿈꾼 그들’은 삼국시대와 통일 신라 시대의 사람들 의식에 불교가 어떻게 어느 정도로 뿌리내리고 있었는지, 다각적인 기술과 흩어져 있는 의미의 재조합 등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왜 그토록 불교에 집착했을까? 왕에서 승려, 귀족, 기층민중까지 극락왕생을 꿈꾸고, 자신의 땅이 바로 과거불 시대의 불국토임을 믿었던 나라. 때문에 황룡사와 같은 대규모의 절과 탑을 세웠고 기적과도 같은 문두루 비법 등을 통해 외적을 물리쳤던 것이다.
우리 민족의 역사와 신화, 문학과 종교의 보고인 삼국유사는 조선의 숭유억불 정책에 따라 오랜 세월 기억의 저 너머 묻혀 있어야 했다. 72년에 완역본이 출간되고 2003년에야 국보로 지정되는 등 뒤늦게 그 가치를 재조명 받고 있는 삼국유사는, 그간 숱한 학자들이 해석을 보태고 나름대로 의미 부여를 해왔으나 깊은 지하의 광맥처럼 그 온전한 의미를 드러내기를 거부해 왔다. 정민은 삼국유사엔 허튼 소리가 하나도 없다고 감히 단언한다. 승려이자 당대의 지식인이었던 일연은 고문헌에 대한 방대한 지식과 발로 뛰는 현장 탐방 등으로 자료에 신빙성을 더하고, 개개의 이야기가 갖는 의미가 정보의 네트워크처럼 서로 연결되도록 장치해 두었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고 모든 것이 서로를 보완하고 있으며 모든 것이 무엇인가 지향하고 있다.
일연은 곳곳에 의미의 발화점을 숨겨 놓았다. 정민의 예민한 촉수가 우리를 그리로 인도하고, 때로 저자 자신조차 수수께끼를 내며 우리와 함께 풀어가고자 한다. 당분간 상당 기간 ‘삼국유사’라는 방대하고 심오한 저서가 새로운 지적 퍼즐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할 것임을 예감케 한다. 그 앞에 정민의 '불국토를 꿈꾼 그들'이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