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광의 탄선토시(呑禪吐詩) <8>
山中問答
李白
問余何意棲碧山
笑而不答心自閑
桃花流水然去
別有天地非人間
산중문답
이백
나에게 ‘무슨 뜻으로 푸른 산에 사느냐’고 묻기에,
웃으며 대답하지 않았지만 마음은 절로 한가롭네.
복사꽃이 흐르는 물에 아득히 떠가니,
별천지요 인간 세상 아니라네.
이백(李白) : 701~762. 자(字)가 태백(太白)이고, 호(號)는 청련거사(靑蓮居士), 시선(詩仙), 중국문학사상 최고봉, 『이태백시집(李太白詩集)』30권이 전한다.
주해(註解)
山中問答(산중문답) : ① 산속에서 묻고 대답하다. ② 제목이 「산중답속인(山中答俗人)」으로 되어 있는 판본도 있다.
何意(하의) : ① 무슨 뜻. 무슨 생각. ② ‘하사(何事)’로 되어 있는 판본도 있다.
問余何意棲碧山 笑而不答心自閑(문여하의서벽산 소이부답심자한) : ① 도연명(陶淵明), 「음주(飮酒) 기오(其五)」, “…… 問君何能爾, 心遠地自偏. …… 此中有眞意, 欲辨已忘言.” 참고.
然(요연) : ① 아득한 모양. ② ‘묘연(杳然)’, ‘완연(宛然)’으로 되어 있는 판본도 있다.
別有天地(별유천지) : ① 별천지. 별세계.
人間(인간) : ① 사람이 사는 세상. 세간(世間).
桃花流水然去 別有天地非人間(도화유수요연거 별유천지비인간) : ① 도연명(陶淵明), 「도화원시병기(桃花源詩幷記)」 참고.
시방가할(詩棒歌喝)
적선(謫仙)이요, 취선(醉仙)이며, 시선(詩仙)인 이백의 초세탈속(超世脫俗)한 시다.
‘무슨 뜻으로 푸른 산에 사느냐’고 묻지만, 빙그레 웃을 뿐 대답하지 않았으나 마음은 절로 한가롭네. 복사꽃이 흐르는 물에 아득히 떠가니, 이곳은 별천지지 인간 세상 아니라네.
푸른 산은 말이 없으나 만고(萬古)의 책이요,
푸른 시내는 줄이 없으나 천추(千秋)의 거문고라네.
낮에는 푸른 산을 읽고 밤에는 푸른 시내를 타니,
세상 밖 무궁한 즐거움을 뉘와 함께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