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보리사에는 합창부라 하기에 아직은 2%가 부족한 함창팀이 있다.
현 인원은 지도 선생님을 포함 다섯 명 뿐.^^.
그러니 완전 프로 멤버라면 그래도 합창부라 할 수 있겠지만..
우리 합창팀을 보고 중창단이지 합창부라 하기에 애매모호하다고 하는 판단도
사실은 후한 점수가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사람이 더 모여야 합니다.().^^.
그럼에도 멤버 개개인은 합창부에 대한 자긍심이 어느 합창부에 못지않아..
오늘도 서로를 격려하며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오늘 9.4일 합창 연습을 하자고 했는데..
임주희 보살님 부부가 9.5일이 노동절이라 한 달 전 쯤에
롱 아일랜드에 있는 와일드우드 주 공원 캠핑장에 예약을 해 놓아다는 것.
그렇군요.. 흠~
그러면 우리도 그곳에 갈 수 있느냐 물으니 차 두대까지 입장할 수 있다고..
그럼 우리는 캠핑은 하지 않고 합창 연습과 더불어 바닷가를 즐기자고 의견을 모았다.^^.
합창하는 게 얼마나 에너지 소모량이 많고 신경이 곤두서는지
합창을 아는 분들에게 더 설명이 필요치 않으니..
바닷바람과 해변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게 합창에 커다란 도움이 된다는 것도
당연히 알고 있으리라.^^
그런데 지도를 맡고 있는 윤주보살님 개인 사정이 생겨..
연습은 윤주 보살님 집 근처에 있는 알리 폰드 공원 Alley Pond Park에서 하기로 했다.
12시가 조금 넘어 다섯 멤버는 알리 폰드 공원 파킹장 근처에 모여 연습을 했다.
아마 알리 폰드 공원을 오픈한 이래 찬송가는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메아리치고 있지만..
찬불가가 파아란 하늘에 울려 퍼진 것은 이 날이 처음 아닐까^^..
추측해 본다.
마침 차를 파킹 하던 백인 아저씨는 뷰티풀^^ 이라며 엄지 척. 을 준다.
우린 생큐와 미소로 화답했다.
임주희 보살님 부부와 일심행 보살님, 반야해보살님과 나는 목적지인
와일드우드 주 공원 Wildwood State Park으로 달렸다.
바다가 우리를 부르고 있기에..^^
한 시간 반 정도 달려 목적지에 도착.
이미 시간은 오후 4시가 되어가니.. 사람들은 서서히 빠져나가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먼저 임주희 보살님 부부가 준비한 메인 음식과 일심행, 반야해보살님이
준비한 사이드 음식을 테이블에 풀었다.
난 지금도 의심이 풀리지 않는다.
왜 야외에 나오면 음식먹는 량이 평소 두배가 되는지..
음식을 준비하신 보살님과 거사님에게 100% 감사를 드리고..
바닷가로 나아간다.
여기 와일드우드 주 공원은 일심행 보살님은 와 본 곳이고, 반야해보살님도 가까이 지내는 분과 왔다고 하는데..
난 뉴욕 플러싱에 35년 이상을 살았음에도 처음 온 곳이다. 이렇게 뉴욕이 넓어?..
파킹한 곳에서 숲길을 지나 바다가 보이는 지점에 이르자 경탄이 절로 터졌다.
롱 아일랜드 북쪽 해안에 있는 대부분의 해변은 모두 바다 건너편으로 멀리 코네티컷이 보인다.
그런데 이 공원에서 보이는 바닷가는 그야말로 순수한 수평선이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커다란 원 가장자리를 그리며 자리하고 있다.
어찌 이럴 수 있는 거지?!..
우리는 진짜 바닷가에 온 것인 양.. 대서양 바닷물에 발을 담그며 해변을 따라 걷는 등..
나이를 잊고 동심으로 돌아간다.^^.
그때 별안간 물 가에서 놀고 있는 대여섯 명 아이들이 보인다.
작열하는 해가 여름 한복판을 비추고 있건만.. 천진한 아이들은
해변에 나와 조개껍질과 깜찍하고 예쁜 하얀 자갈을
줍기도 하고.. 물속에 들어가 멱질도 하면..
무슨 노래인지 불협화음으로 합창도
하면서..
서로를 보며 깔깔 웃으며
재미있게 놀고 있다.^^.
누구지?.
해맑은 아이들로 얼굴과 모습이 똑같지는 않지만..
반야해, 일심행, 임주희 모습이 보인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열심히 모래사장을 파며 땀을 흘리고 있는 아이가 있고..
나이 어린 저 아이는?.. 아~ 윤주보살 모습이 틀림없네.^^
깜짝 놀라 눈을 치켜뜨니.. 그 모습은 사라지고 다시 현실..
여기 바다 모래와 자갈 위를 걷고 있다.
무어지??.
오~.. 그것은 우리 전생.. 그러니까 우리는
전생에 이미 어울렸었구나!^^
그때도 함께 노랠하며
놀았구나.^^
우리 합창반 인연은 이 생이 처음이 아니네!!!..
시간은 금방 흘러 오후 6시가 넘으니 물에서 나오라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미국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남이 자기에게 강제로 명령하는 것..
이제 어두워지고 물이 차가워지고 있으니 물속에 있으라 해도 나오겠지만..
그래도 저런 방송을 들으면 뺀질거리며 말을 듣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만 우린 말 잘 듣는 초등학생처럼 차를 세워둔 캠핑장을 향해 걸어갔다.
맨발로..
주희보살님 짝이신 이 거사님은 테이블을 깨끗이 치우시고..
마치 새 손님을 맞이하듯 기다리고 있다.
이 거사님은 직업이 뭐세요?^^.
클린과 정리 짱! 이시다.
어둠이 짙어가니.. 수많은 별은 조명으로 삼고..
준비해 간 촛불 랜턴과 스마트 폰으로 주위를 밝히니..
우리 공간은 텐트 속 아닌 텐트 속 같은
새로운 천지가 또 열린다.
재미있는 게임과 노래까지 착하게 웃고 떠들면서 즐기다 보니.. 신선놀음이 그러하듯..
밤 아홉 시가 어느새 훌쩍 넘었다.
우린 오늘 밤 집으로 가기로 했고 주희보살님 부부는 캠핑할 계획이었는데..
비가 온다는 예보에 캠핑은 접고 오늘 밤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밤하늘에 별들은 초롱초롱하기만 한데..
이리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저희를 초대해 주신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데.. 훌륭하고 푸짐한 음식까지 대접받았으니.
도대체 얼마나 고마워해야 합니까?^^
주희보살님은 초대에 응해 주신 것만으로 충분히 감사하고..
이틀 캠핑하겠다고 예약했지만 오늘 밤 돌아가면서도 너무 흐뭇한데 그 이유는
우리가 함께 시간을 나누어서라며
기뻐하신다.^^.
보리사 합창부는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번 생에서만 인연은 아닌 듯.. ㅎㅎㅎ^^
일전에 이 합창부는 '유마거사 합창부'로 보인다며..
그 이유는.. "중생이 아프니 내가 아픕니다" 고 하신 유마거사님처럼..
몸이 많이 아픈 이가 한 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했는데..
그럼에도 한 자리에 모인다는 약속을 하면.. 그 아픈 몸으로 참가한다.
그 마음이 너무 아름답다.()^^.
눈물이 날 만큼..
밤 11시쯤.. 집에 도착하니..
비님이 "집에 잘 도착했지?".. 하면서
공중에서 시원한 빗줄기 리듬을 부드럽게 들려준다.
오랜만에 밤늦게 자는 아이가 된 듯..
빗소릴 자장가 삼아
깊은 잠에 푸욱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