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에 싹쓸이” 한국 버스, 중국에 절반 먹혔다
강지안 에디터별 스토리 • 20시간
중국 전기버스 국내 시장 57% 점유
전기버스 출처: cnautofinance© 제공: 카프레스
중국산 전기버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계속해서 상승 중이다. 현재까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판매된 전기버스 1,874대 중 876대가 중국산으로 확인되어 전체 시장의 57%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42%에서 올해는 57%로 더욱 상승한 중국산 전기버스의 점유율은 2021년의 38%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판매량 높은 중국산 전기버스는?
전기버스 출처: ce.cn© 제공: 카프레스
특히 최근 8월에는 월별 역대 최고인 62%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고, 9월과 10월에도 각각 51%, 55%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국내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올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중국산 전기버스는 다음과 같다.
▷ 하이거버스 : 하이퍼스 → 268대 ▷ BYD : E-BUS → 154대 ▷ CHTC : 에픽시티 → 131대
이 다음으로 주목받는 지난 1월(50%)을 제외하고 2∼7월은 50%를 밑돌았다.
전기버스 출처: ce.cn© 제공: 카프레스
중국산 전기버스의 성장 이유는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은 크기가 크고 비교적 저렴한 배터리를 적용한 가격 경쟁력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서울 이외 지역에서의 중국산 버스 도입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중국 버스 제조사 하이거의 전기버스 ‘하이퍼스 1612’는 350 kWh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 시 최대 314 ㎞까지 주행할 수 있다. 해당 모델은 서울교통네트웍주식회사에서 전국 최초로 출고돼 현재 운행 중이다.
한편, 서울 시내버스 업체 한성여객이 운행하고 있는 전기버스 ‘하이퍼스 1612N’도 같은 350 kWh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장착했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58 ㎞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버스회사 입장에선 가격도 저렴하고 성능도 좋은 중국산 전기버스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기버스 출처: ce.cn© 제공: 카프레스
특이한 점은 중국산 전기차가 전기버스뿐만 아니라 1톤~2톤 사이 전기트럭 및 미니밴 등 상용차 부문에서도 급속하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7월부터 10월까지 상용차 부문 중국산 차량의 점유율은 6.5%에서 13.4%로 상승하며, 이는 중국산 전기버스와 마찬가지로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는 “국내에 운행 중인 마을버스는 거의 BYD 등으로 변경됐다”며 “이러한 추세를 방지하지 않으면 중국차가 시간 문제로 국내 버스 및 중소형 상용차 시장을 점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전기버스 경쟁력은 완성도와 가격
전기버스 출처: China Hi-Tech Group Corporation, Ltd.© 제공: 카프레스
중국 전기버스의 경쟁력은 가격 대비 높은 완성도에 있다. 중국산 전기버스는 국산 전기버스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 성능도 어느 정도 보장돼 환경부가 관련 보조금을 줄였지만 오히려 판매량이 늘고 있다.
중국산 전기버스의 장점은 국산 전기버스보다 저렴한 가격이 꼽힌다. 저렴할 뿐만 아니라 국산 전기버스만큼의 성능과 내부 인테리어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중국 전기버스의 경쟁력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이들이 처음 전기버스를 만들 때 실내 소재 등을 우리나라 것으로 사용해 국내 전기버스의 미흡한 점을 다 반영하고 개선해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전기버스 출처: CRRC© 제공: 카프레스
김 교수는 또 “특히 중국 전기버스에 들어가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가격도 저렴하니 많이 넣어 멀리 갈 수 있게 해놓은 점 등이 중국 전기버스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지원금 축소에도 불구하고 올해 4월까지 전기버스 판매량을 보면 국산 전기버스가 255대 팔린 가운데, 중국산 전기버스는 196대가 팔려 전기버스 시장 지배력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너지 밀도 높은 전기버스에 보조금 더 많이 지급
전기버스 출처: CRRC© 제공: 카프레스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떤 대응은 하고 있을까. 중국산 전기버스의 점유율이 너무 급격하게 오르자 환경부는 이에 대한 대응을 시작했다. 올해부터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버스에 보조금을 더 많이 주도록 했다.
기존 전기 승합차 보조금 상한선은 대형 7,000만 원, 중형 5,000만 원인데 환경부는 금액을 유지하되 배터리 밀도에 따른 보조금 차등 정책을 적용 중이다. 사실상 에너지 밀도가 높은 삼원계 리튬 이온 배터리(니켈·코발트·망간)를 사용하는 국내 전기버스를 밀어주겠다는 의미다.
전기버스 출처: CRRC© 제공: 카프레스
하지만 보조금 차등에도 지자체의 중국산 전기버스 도입은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전기 저상버스를 공급할 전기버스 제조사 6개 사를 선정했는데 이 중 3곳은 중국 기업이었다. 전주시는 중국산 전기버스 보조금 예산을 놓고 시의회에서 실랑이까지 벌어졌지만, 도입 방침을 바꾸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 진출한 중국 제조사가 20개에 달했지만 국내 전기버스 생산 능력은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에디슨모터스와 현대차 전주공장에 한정돼 있다”며 “보조금 차등 정책 외에도 국산 전기버스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요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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