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쫀득해지는 케이블카가 사천에 떴다. 투명한 바닥의 크리스털 캐빈을 타고 바다 위를 달려 섬 구경도 하고 산 정상에도 오른다. 차량으로 혹은 걸어서 감상하던 실안노을길의 운치도 케이블카에서 보면 또 다른 그림이 된다. 4월 13일 개통을 앞둔 사천바다케이블카를 미리 체험해보자.
바다~섬~산 국내 최장, 4월 13일 개통
사천바다케이블카는 바다와 섬, 산을 아우르는 케이블카이다. 국내에서 최초이다. 삼천포대교공원 맞은편 대방정류장을 출발, 바다 위를 달려 초양정류장에 도착한 후 각산정류장, 다시 대방정류장으로 순환 운행한다. 산 아래에서 산 정상으로, 육지에서 섬으로 이동하는 다른 지역 케이블카의 이점을 종합한 해상케이블카이다.
최고를 자랑하는 부분은 또 있다. 국내 해상케이블카 중 가장 긴 거리를 운행한다. 대방~초양도~각산~대방 2.43km로 국내 최장이다.
통영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는 1.97km, 여수해상케이블카는 1.5km, 부산 송도해상케이블카는 1.62km이며, 0.874km의 삼척해상케이블카보다는 약 3배나 길다.
거리만큼 탑승시간도 길다. 보통 10~15분 정도인 다른 지역 케이블카보다 10분 정도 더 달린다. 그만큼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즐거움을 더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사천바다케이블카는 국비 50억원, 도비 100억원, 시비 448억원 등 총사업비 598억원이 투입됐다. 2015년 12월 착공해 한 달여의 안전점검과 시승을 거쳐 오는 13일 개통한다.
74m 높이, 크리스털 캐빈 타고 아찔하게
사천시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케이블카’라는 슬로건 아래 초속 22m의 바람에도 안전운행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전원이 끊기는 등 위기상황에서도 비상엔진 가동으로 탑승객을 구조하는 한편 정상부는 물론 5개의 전 지주에 풍향·풍속 계측기를 추가로 설치해 돌풍 등 돌발적인 기상상황에도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쾌적한 탑승환경도 고려했다. 대형 캐빈 대신 10인승 중형 캐빈 45대를 도입했다. 이 덕분에 휠체어와 유모차도 편하게 탑승할 수 있다.
45대 중 15대는 강화유리 바닥의 크리스털 캐빈이다. 탑승 순간부터 바닥 아래 바다를 내려다보며 아찔한 스릴감을 느낄 수 있다. 최고높이 74m 상공에서 사방을 둘러보며 삼천포대교와 창선대교 일대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발아래가 훤하게 비치는 크리스털 캐빈의 짜릿함은 웬만한 놀이시설 저리 가라이다.
관광객의 만족도를 위해 속도도 늦췄다. 기술적으로 초속 6m까지 속도를 낼 수 있지만 초속 4m로 속도를 늦춰 운행한다.
삼천포대교 청널공원 죽방렴까지 한눈에
사천바다케이블카의 출발지는 대방정류장. 삼천포대교공원을 바라보며 바다 위 816m 거리를 가면서 삼천포대교와 실안해안의 죽방렴 등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시선을 좀 더 멀리 두면 중간 기착지인 초양도와 그 너머 늑도, 그리고 남해 창선대교까지 조망할 수 있다. 거꾸로 초양도를 돌아 나와 각산정류장으로 향할 때는 삼천포대교 너머 대방진굴항과 풍차전망대가 있는 청널공원, 삼천포항이 보인다.
사천바다케이블카의 최고 조망지는 해발 400m 지점의 각산전망대이다. 각산전망대는 케이블카가 없었다면 두어 시간을 힘들게 등산해야 할 각산(408m) 정상부의 전망대다. 탁 트인 바다 경치가 저도 모르는 사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만드는 곳이다. 실안노을길 끄트머리 저도부터 마도, 신도, 삼천포대교 아래 초양도와 늑도, 그리고 신수도까지 파노라마 뷰가 가능하다.
유채단지 편백림 산책로 등 즐길거리 ‘풍성’
사천바다케이블카는 중간 기착지인 초양도와 각산정류장에 내려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탑승할 수 있으므로 25분의 탑승시간이 아니라 1시간 정도 더 여유를 갖고 즐기는 것이 좋다.
각산정류장에는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270m의 산책로와 포토존 4곳, 쉼터 3곳이 설치돼 있다. 유적인 각산봉화대와 봉수꾼 막사도 복원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미 등산객들 사이에 소문나 있는 각산 중턱의 아름다운 편백림도 케이블카 탑승객의 휴식처가 될 전망이다. 사천시는 기존의 39.4㏊ 규모의 편백림을 활용해 2020년까지 자연휴양림을 조성한다. 산림휴양관, 숲속의집, 자연관찰원, 야영시설 등을 갖추어 케이블카와 연계해 ‘묵어가는 여행지’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초양도에는 유채단지 외에도 해변둘레길, 장미정원, 일몰전망대 등을 만들어 관광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삼천포대교의 대표이미지가 된 초양도 유채단지는 케이블카 정류장 건설과 함께 더 넓어졌다. 올해부터는 이웃한 늑도와 함께 조성한 4만17㎡의 유채단지가 관광객을 맞는다. 노란 유채꽃 절정기인 4월이 지나면 바로 장미정원으로 변신해 초양도를 붉게 치장할 전망이다.
돛단배 형상의 일몰전망대도 인기 높은 포토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안노을길을 바다 쪽에서 바라볼 수 있어 색다른 느낌의 일몰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다.
어른 기준 15000원, 크리스털 5000원 추가
출발지인 대방정류장에도 대규모의 문화공원 조성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다음 달 개장을 목표로 각종 편의시설과 함께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핫플레이스로 꾸며지고 있다.
사천바다케이블카의 왕복 기준 탑승요금은 일반 캐빈의 경우 어른 1만5000원, 어린이(만3세~12세) 1만2000원이며, 크리스털 캐빈은 5000원씩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 4~10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11~3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행한다. 발권은 운행종료 1시간 전까지다. 탑승권은 대방정류장 매표소에서 팔고, 온라인 예약도 가능하다.
문의 사천시 시설관리공단 ☎ 055)831-7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