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오페라의 거장(巨匠) 베르디(Verdi/伊)
이탈리아의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Giuseppe Fortunino Francesco Verdi, 1813~1901)는 19세기 이탈리아 오페라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가로 불린다. 베르디는 생전에 34곡의 오페라를 작곡하였을 뿐만 아니라 실내악곡, 레퀴엠(진혼미사곡), 4편의 성가 등을 남겼다.
알려진 오페라로는 리골레토(Rigoletto), 나부코(Nabucco), 잔다르크(Jeanne d'Arc), 맥베스(Macbeth), 일 토르바토레(Il Trovatore),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아이다(Aida), 오텔로(Otello) 등이다.
(1) <오페라> 리골레토(Rigoletto)
오페라 한 장면 / 어릿광대 리골레토 / 질다의 죽음
리골레토(Rigoletto)는 빅토르 위고(Victor-Marie Hugo)의 희곡 ‘방탕한 왕(Le Roi s'amuse)’이 원본으로 피아베(Francesco Maria Piave)가 오페라 대본을 썼다. 베르디(Verdi)는 1850년 오페라로 작곡을 하는데 1851년 3월에 베네치아 페니체극장(Teatro La Fenice)에서 초연된다. 리골레토는 한 인간의 처절한 비극을 그린 오페라이다.
리골레토의 원작자 위고는 트리불레(리골레토)가 주인공인데 그는 기형의 불구, 병든 몸, 왕실의 광대이다.
배경은 중세 프랑스로, 빅토르 위고의 원작에 등장인물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프랑수아 1세와 그의 광대 트리불레 등 실제인물이었는데 오페라에서는 광대이름을 리골레토로 바꾼다.
만토바 공작의 궁정, 만토바 공작은 여성을 정복함으로써 삶의 보람을 느끼고 있는 방탕아이다. 꼽추이고 광대인 리골레토가 아름다운 첩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듣고 그 여자를 유괴해 오도록 명한다.
그러나 여자는 바로 리골레토가 공작의 눈에 띄지 않게 숨기고 있던 아름다운 딸 질다였다.
그러나 질다는 학생으로 변장한 공작을 공작인 줄 모르고 사랑하게 되고, 그에게 순결을 빼앗긴다. 이 사실을 안 리골레토는 복수를 맹세하여 자객인 스파라푸칠레에게 공작의 암살을 부탁한다.
그러나 공작을 사모하고 있는 스파라푸칠레의 여동생 마달레나의 간청으로 스파라푸칠레는 자신의 집에 처음 오는 남자를 죽이기로 한다. 이를 들은 질다는 공작대신에 희생하기로 결심하고 스파라푸칠레에게 죽임을 당한다. 공작의 시신으로 믿고 있던 리골레토는 공작의 노랫소리를 듣고 스파라푸칠레에게 건네받은 자루 안에 죽어가는 질다를 발견한다. 질다는 아버지에게 용서를 구하며 죽음에 이르고 리골레토는 자신에게 저주가 실현되었음을 깨닫는다.
◆ 1막 1장 : 만토바 공작의 궁전 안, 호화로운 거실
만토바 공작의 아리아, ‘이 여자나 저 여자나(Questa o quella)’
연회가 열리는 호화로운 방에 등장한 만토바 공작은 새로 눈여겨 둔 처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곧 그는 그의 호색적인 여성 취향이 드러나는 아리아를 부르는데, 이 노래가 ‘이 여자나 저 여자나’이다. 노래의 내용은 진정한 사랑은 없고 모든 여자가 자신에게는 같다는 내용이다.
◆ 1막 2장 : 그날 밤, 외딴 거리에 위치한 리골레토의 집
공작과 질다의 2중창, ‘사랑은 영혼의 태양(E il sol dell'anima)’
학생으로 변장한 공작과 질다의 사랑의 2중창이다. 질다는 교회에서 만난 잘생긴 청년을 생각하는데 그때 하녀 조반나가 질다를 부추긴다.
사실 잘생긴 청년은 만토바 공작이 변장한 것인데, 조반나는 공작에게 매수당한 것이다. 이때 공작이 나타나 3/8박의 느린 감미로운 선율로 사랑을 고백한다. 음악은 곧 공작과 질다의 정교한 이중 카덴차로 이어지며 마지막에 공작은 자신이 가난한 학생 쿠티에르 말데라는 거짓말을 하며 끝맺는다.
◆ 2막 : 공작의 궁전 안
질다의 아리아, ‘그리운 그 이름(Caro nome)’
공작이 떠나고 혼자 남은 질다가 가슴속에 그리던 남성을 만난 기쁨을 표현하는 아리아이다.
가사는 짧지만 벨칸토의 콜로라투라 기법으로 구성된 느린 아리아와 플루트의 감미로운 선율이 갓 사랑에 빠진 순진한 여인을 표현하고 있다. 질다는 ‘쿠티에르 말데’를 되뇌이면서 그에 대한 자신의 순정을 노래한다.
◆ 3막 : 강변에 있는 스파라푸칠레의 술집
만토바 공작의 칸초네, ‘여자의 마음(La donna è mobile)’
공작이 자신의 여성관을 보여주는 아리아로 ‘리골레토’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이다.
리골레토는 질다에게 호색한인 공작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여인숙 밖에서 기다린다. 만토바 공작은 스파라푸칠레에게 술과 방을 준비하게 하며 그의 본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공작의 여성관을 노래한다.
공작, 질다, 마달레나, 리골레토 4중창, ‘아름다운 아가씨여(Bella figlia dell'amore)’
여관에서 마달레나를 유혹하는 공작을 본 후 질다는 현실을 알게 되는 장면에서 네 명의 서로 다른 감정이 표현된 4중창이다. 공작의 선창으로 마달레나를 유혹하는 공작과 마달레나, 그리고 딸에게 이 모습을 보여주는 리골레토와 공작의 진실된 면모를 알게 된 질다, 이 네 명의 서로 다른 감정이 표현된다.
리골레토와 질다의 2중창, ‘그를 너무 사랑했기에··· 저 멀리 하늘에서(V'ho ingannato...Lassu in cielo)’
자루 안에 들어 있는 죽어가는 질다를 발견한 리골레토가 절규하자, 죽음에 임박한 질다가 리골레토에게 자신의 잘못을 빈다. 질다는 천국에 가서 리골레토의 행복을 빌겠다고 말하며 숨을 거둔다. 리골레토는 질다의 죽음에 “저주구나!”라고 외치며 쓰러지고 막이 내린다. 오페라의 가장 비극적임과 동시에 슬픈 피날레를 장식하는 2중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