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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이야기 앙드레 보나르 지음, 김희균, 양영란 옮김 / 책과함께
"그리스는 신화가 아니다, 역사다, 인간이다"
그리스는 우리가 문명이란 말과 함께 떠올리는 최초의 이미지다. 그럼에도 사람보다는 신이 지배하는 세상으로 기억한다. 문명의 출발은 당연히 인간일 터인데 이런 왜곡은 어디서 나온 걸까? <그리스인 이야기>란 제목을 보고 떠올린 생각이다. 그런데 책을 여니 이 사람 한술 더 뜬다. 첫 문단이 그리스인은 원시 부족이었고, 야만의 습성을 버리지 못한 천둥벌거숭이였다는 말로 시작한다. 민주정, 비극과 희극, 철학과 수학, 과학과 의학은 이 거지 깡깡이들이 온갖 고초를 이겨내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 노력하며 만들어낸 그야말로 문명의 결정체다. 이 책은 그 결실만 취하는 게 아니라 문명의 여명기부터 고전시대라 불리는 그리스의 전성기를 지나 쇠락에 이르는 긴 흐름을 총체적으로 그려낸다. 재미난 건 앞서 말한 세 단위를 각각 다루는 1, 2, 3권이 뒤로 갈수록 두꺼워진다는 데 있다. 문명은 동일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힘을 쏟는 게 아니라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가기 위해 움직인다. 하지만 시간은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하나의 세계를 구성한 문명이 쇠락이란 운명을 이겨내기 위해 그간 이룬 모든 걸 동원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장면, 이 시기야말로 문명의 하이라이트 아니겠는가. 저자는 그리스를 현대 문명의 모체로 본다. 어쩌면 우리 역시 쇠락의 내리막길 끄트머리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이 책은 극복의 방법이 아닌 아름다운 저항의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애초에 극복은 생각지도 않은 것처럼. 이 책은 무려 50년 전에 나와 수십 개 언어로 번역된 그리스 역사의 고전이다. 글이 아닌 말로 들려주듯 술술 흘러가는 문장이 시원한 데다, 평생을 파시즘과 나치즘에 저항한 지식인의 삐딱함이 곳곳에서 웃음과 깨달음을 전한다. 제목을 보면 어쩔 수 없이 <로마인 이야기>가 떠오른다. 분명한 건 그리스인이 로마인 앞에 있었고, 로마인은 그리스인이란 거인의 어깨 위에 선 난장이였다는 사실이다. -역사MD 박태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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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전미영 옮김 / 부키
"'긍정의 힘'을 믿어도 되는 걸까?"
온통 긍정의 메시지로 가득하다. 원자로가 폭발해도, 침출수가 흘러나와도, 강둑이 무너져도 괜찮단다. 나름의 대책이 잘 준비되어 있단다. 이 책은 긍정 이데올로기가 신자유주의의 사회문화 기획이며, 모든 결과와 책임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시장경제의 잔인함을 보여주는 거울이라 말한다. 아무리 '자기계발'을 열심히 해도 삶의 지평이 달라지지 않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긍정의 힘'은 잘못을 제대로 부정하고, 허울을 벗겨낸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긍정할 때 비로소 발현된다. 저자는 암조차도 긍정적 상황으로 바꿔버리는 사회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기업체와 교회가 긍정 이데올로기를 어떻게 활용하고 강화하는지 꼼꼼히 파헤치는데, 주로 미국 사례지만 남의 이야기같지 않다. -사회MD 박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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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치유 식당 하지현 지음 / 푸른숲
"<심야 식당> 서울 지점 OPEN"
<심야 식당>이 큰 인기를 얻은 까닭은 시간적으로 그리고 공간적으로도 틈을 허용하지 않는 도시의 삶에 '유휴'의 장소를 제공했기 때문 아닐까. <관계의 재구성>, <도시 심리학>으로 잘 알려진 정신과 의사 하지현은 전직 정신과 의사 철주를 페르소나 삼아 '심야 치유 식당'을 열고 지친 영혼을 마주한다. 여덟 편의 에피소드는 소설 형식으로 전개되는데 불면증, 음식중독, 징크스, 우울증 등 평범하고 성실한 보통 사람들이 마주하는 심리적 장벽들을 다룬다. 공통의 원인은 너무 열심히 산다는 데 있다. 늘 노력하는데도 마음이 춥고 배고픈 이들을 심리 치유 식당으로 초대한다. 맛은 모르겠지만, 주인은 끝내준다. -인문MD 박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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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을 멈춰라 히로세 다카시 지음, 김원식 옮김 / 이음
"명약관화한 원자력 산업의 미래"
<체르노빌의 아이들>로 잘 알려진 히로세 다카시의 원자력 발전 비판서. 체르노빌 사건의 전말과 실태를 밝히고 일본의 원자력 산업을 평가하는데 이런 구절이 눈에 띈다. "후쿠시마 원전에 쓰나미가 일어나 해수가 멀리 빠져나가면 원자로가 모두 멜트다운될지도 모릅니다." 무려 30여 년 전에 오늘 우리가 마주한 사태를 비슷하게 예측하다니. 저자의 식견이 놀랍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원자력 산업이 갖고 있는 구조적 문제의 명확함을 보는 듯해 섬뜩해진다. 아마 일본이란 주어를 한국으로 바꾸면 비슷하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히로세 다카시 선생은 이 책의 인세를 한국의 반전운동을 위해 써달라고 했단다. 이제 실천이 필요할 때다. -사회MD 박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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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사이언스 피터 벤틀리 지음, 이현 옮김 / 김영사
"일상에서 찾아낸 과학적 삶의 가능성"
과학적 삶이란 말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과학의 방법으로 삶을 바라본다는 말이고, 다른 하나는 삶 전체를 과학과 연결지을 수 있다는 말이다. 주변에서 '과학'을 제거한다면 망막에 맺히는 사물(사실 이런 설명도 과학적이다)은 거의 없을 거다. 이 책은 평범한 직장인의 하루를 따라가며 주인공이 마주하는 순간에 담긴 과학적 사건과 의미를 들려준다. 아침 7시 잠에서 깨는 모습에서 수면의 메커니즘을, 얼굴을 스치는 면도날에서 피부의 속살을 설명하는 식이다. 데이비드 보더니스 계열의 책이라 할 수 있는데, 구성과 설명이 좀더 세련된 모습이다. 이제 평범한 우리에게도 '과학적 삶'이 시작된다. -과학MD 박태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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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와 사이 요네하라 마리 지음, 홍성민 옮김 / 마음산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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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만세 장리자 지음, 송기정 옮김 / 현암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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