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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臺灣/Taiwan) 기행(紀行)
2011년 4월
대만 전도(全圖) / 대만 위치 / 대만 국기(靑天白日滿地紅旗)
♦ 대만 국기(國旗)
♤청천백일만지홍기(靑天白日滿地紅旗): 쑨원(孫文)이 청조타도(淸朝打倒)를 외치며 국민혁명군의 깃발로 사용한 기(旗)
♤삼민(三民)주의 표현: 붉은색(혁명), 청색(정의), 흰색(흰 태양/우애), 즉 민족독립, 민권신장, 민생안정
♦ 대만 개관(槪觀)
♤면적: 약 3만 6천 평방km(남한면적의 약 1/3) ♤인구: 약 2천 4백만 명
♤수도: 타이베이(臺北) ♤인종: 한족(98%) 기타 소수민족
♤언어: 중국어 ♤종교: 불교 35%, 도교 33%, 기타 ♤기후: 아열대기후
♤1인당 국민소득: 약 2만 5천 USD. ♤환률: 1 TWD(타이완달러)= 약 40.50원
♦ 대만(臺灣)의 역사적 지리적 배경
중국 대륙 남동쪽에 있는 작은 섬 타이완은 1949년 마오저뚱(毛澤東)에 의하여 중국이 공산화되면서 장제스(張介石)가 이끄는 민주세력이 이주해 와서 ‘자유중국’이라는 이름으로 나라의 형태를 갖추었다.
인구는 2천 3백만 중 타이완인 83%, 중국 본토인 13%, 그리고 원주민 2%정도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타이완인과 중국 본토인 사이의 갈등(알알빠 사건/2. 28사건)으로 다소 우여곡절도 있었으나 잘 극복하고 눈부신 경제발전을 거듭하는 나라이며 아열대기후에 속하고 1인당 GDP 15.000달러 정도로 비교적 잘사는 나라이다.
1. 수도(首都) 타이베이(臺北)
타이베이(臺北)는 지하철 중앙터미널(臺北車岾-Taipei Main Station)을 기점으로 지하철(MRT)망이 그물같이 연결되어 있고 부근에는 버스 터미널도 있어서 교통편이 매우 편리하다.
거리도 매우 깨끗하고 잘 정비되어 있으며 사람들의 청결의식이나 질서의식도 상당히 수준이 높아서 우리나라 서울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인상이었다.
<1> 알알빠(二·二·八) 평화공원(平和公園)
중앙역에서 걸어 5~6분 정도의 거리에 알알빠 (二ㆍ二ㆍ八)평화공원이 있다.
1947년 2월 28일, 사소한 시비로 중국 본토에서 이주해 온 중국인과 대만인 간의 감정대립이 확산되어 계엄령이 선포되고 3만 여명의 희생자를 내며 한 달여 만에 진정된 사건인데 그 사건을 상기하고 영원한 평화를 기리는 의미에서 조성된 이 공원은 자그마한 규모지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2> 중정기념당(中正紀念堂)
중국, 일본 여행객들과 / 일본 아줌마들과 / 중정(中正/張介石) 기념당
대만 초대 총통 장제스(본명-中正:張介石)를 기념하기 위하여 조성한 이 기념당은 엄청나게 넓은 면적(25만㎡)으로 아름다운 조경을 자랑하는 기념공원이자 시민들의 휴식공간이다. 장개석이 89세까지 살았던 것을 기리기 위해 89개의 계단을 오르면 기념당이 있는데 2층 높이의 장제스 청동상(6.3m)이 있다.
이곳에서 만난 중국 상하이 출신의 관광객 사진작가 서극근(徐克勤)과 뇌수희(賴樹曦), 일본 아줌마 카나코(加奈子)와 사노쇼코(佐野聖子), 아미오카하루미(網岡春美)와 함께 사진도 찍고 먹을 것도 사 먹으며 1시간여 즐거운시간을 보낸 것도 즐거운 추억이다. 이곳에서는 매시간 근위병 교대식을 보여주는데 절도 있는 동작과 무표정이 재미있다. 또 근처의 서문정(西門町) 영화관 거리는 넘쳐나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는데 흡사 일본의 시부야(淽谷) 거리를 연상케 하는 젊은이들의 장소였다.
<3> 륑샨쓰(龍山寺)
화려함의 극치를 보이는 륑샨쓰(龍山寺)
타이완에서 가장 오래되고(250년) 아름답다고 하여 타이완의 자금성(紫禁城)이라 부르는 륑샨쓰(龍山寺)는 자그마한 규모의 사찰인데 각 건물의 기둥, 벽 그리고 천장 등에 새겨진 조각은 화려하고도 빼어난 아름다움으로 유명하다. 이 조각들과 함께 이곳의 명물로 알려진 것은 사찰 경내에 있는 2마리의 용상(龍像)과 지붕 위의 황금색 용마루인데 입구의 커다란 코끼리를 비롯하여 화려하기 그지없다.
절을 둘러싼 담장을 따라가다 보면 길거리에 의자 하나를 달랑 놓고 안마를 하는 맹인 안마사, 꽃가게, 길흉을 점쳐주는 스님, 각종 불교 관련 기념품을 파는 노점상들로 빼곡하고, 절 바로 앞에는 엄청난 규모의 야시장도 있다. 다양하고 풍성한 각종의 상품들이 쌓여있는 시장통(市場通)은 사람들로 북적이는데 단연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먹거리이다. 길거리에서 팔지만,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하며 우리 입에도 무척 잘 맞는다.
<4> 타이베이(臺北) 시립동물원
오랑우탕 / 개코원숭이 / 코뿔소 / 바이슨(들소) / 팬더곰
중앙역에서 전철(MRT)로 한번 갈아타고 열세 개의 역(驛)을 지나면 유명한 타이베이 동물원이 있다.
열대우림지역이라 열대수림이 무성하게 우거진 이 동물원은 넓이가 165㎢로 매우 넓은데 모든 동물들을 철창 대신 해자(垓字)로 둘러싸인 넓은 공간에 풀어놓고 키우는 것이 특징이다. 또 높은 산도 있어 케이블카나 모노레일을 타고 가기도 한다. 특이한 동물로는 팬더곰(상상보다 크다), 흰 코뿔소, 태피어, 오랑우탕, 바이슨(들소) 등이 눈길을 끈다.
<5> 고궁박물원(故宮博物院)
한국 젊은이들과 / 상아공(象牙空) / 시험의 신(神) 괴성(魁星) / 취옥백채(翠玉白菜) / 청옥향로(靑玉香爐)
대만이 자랑하는 세계 4대 박물관 중의 하나라는 고궁박물원은 장제스가 중국 본토로부터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옮겨온 엄청난 양의 유물들로 유명한데 그 양과 질적인 면에서 세계에 자랑할 만하다고 한다. 입장료 160위안(元)에다 한국어 해설기를 빌리는데 100위안(元)이다. 중앙역에서 단스이(淡水)선을 타고 여섯 번째 역인 쓰린(士林) 역에 내리면 바로 근처에 쓰린(士林:장개석) 관저, 임어당(林語堂) 사저가 있고 쓰린(士林) 야시장도 있다.
여기서부터 박물원까지는 걸어가도 되지만 마침 비가 오는 관계로 숙소에서 만난 한국인 두 젊은이와 함께 버스로 이동하였다. 박물원은 소장품에 걸맞게 건물도 어마어마하게 크며, 고대부터의 중국 보물들이 체계적으로 잘 전시되어 있다. 3~4층짜리 전시장이 몇 채고 무척 넓지만, 유물이 너무 많아 몇 년마다 한 번씩 바꾸어 전시한다던가... 주변 경관도 너무 시원하고 깨끗하였으며 관람객도 많을뿐더러 어마어마한 규모에 놀라게 되는 대만 고궁박물원이었다.
<6> 101타워(대만타워)와 국부기념관(國父記念館)
국부(國父) 기념관 / 국부(國父) 쑨원(孫文) 동상 1,2 / 대만타워(101층)
타이베이 시내 어디서나 보이지만 중앙역에서 전철을 타고 여섯 정거장째인 시청(市政府)역에서 내리면 바로 코앞에 우뚝 솟은 타워가 바로 101층을 자랑하는 타이베이 101타워다.
2010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Dubai)에 우리나라 삼성건설이 세운 162층의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 타워가 세워지기 전까지 타이베이 101타워는 세계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대만의 자존심이었다고 한다.
이 101층 타이베이타워는 우선 얼핏 죽순 모양을 닮은 그 아름다운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입장료 400위안(元)을 내면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는데 초고속 엘리베이터로 흡사 비행기를 탄 느낌으로 귀가 계속 먹먹해진다. 전망대는 89층에 널찍하게 조성되어 있는데 입장료에 포함된 한국어 해설기를 끼면 내려다보이는 부분들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 부근은 금융(金融)의 중심부라고 하며 타이베이시 전체가 한눈에 조망된다.
대만타워에서 내려와 5분 정도 걸으면 쑨원(孫文)을 모신 국부기념관(國父記念館)이 있다. 시원한 광장을 지나 입구에 들어서면 커다란 쑨원(孫文)의 좌상이 건물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데 1층과 2층은 유물보다는 근, 현대 미술작품들의 전시장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여기도 관광객들이 찾고 있었고 또 근위병 교대식이 절도 있게 엄숙히 진행되어 사람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있었다.
그런데 대만 독립에 직접적인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 같은 쑨원(孫文)을 국부(國父)로 모신다는 것이 조금 의아하다.
<7> 윈샨(圓山) 공원과 쓰린(士林) 야시장
중앙역에서 전철(MRT)로 네 정거장 북쪽으로 가면 윈샨역(圓山)이 있는데 근처에 멋진 공원이 있다.
공원 가운데 산 위에 수십 층짜리 기와지붕을 이고 있는 멋진 건물이 있어 알아봤더니 호텔이다.
앞으로는 강이 흐르고, 녹지도 잘 조성되어 있어 경관이 뛰어난데 마침 강 건너편에 꽃 박람회가 있어 들어가 보았더니 엄청난 규모로 갖가지 아열대 꽃들을 잘 가꾸어 놓아서 볼만하였고 전통연극, 오래된 집과 정원 등 볼거리가 꽤 있다.
다양한 쓰린 야시장의 먹거리들1,2 / 대만처녀 밍후이(明慧)
타이베이에는 몇 군데의 야시장이 유명한데 이 쓰린 야시장이 그 중 으뜸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도 역시 가지가지 거리 음식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중국 본토와는 달리 모두 우리 입맛에 맞고, 저렴한 비용으로 마음껏 골라 먹을 수 있다. 쓰린(士林)은 장제스(蔣介石)의 호(號)다.
멕시코 여행에서 만났던 대만 처녀 밍후이(明慧)를 다시 만나서 식사를 대접받았다.
5. 주오펀(九份)과 진과스(金瓜石), 챠후샨(茶壺山)
타이페이 중앙역에서 기차를 타고 북동쪽으로 1시간가량 달리면 오래된 산간도시 주오펀(九份)과 폐광촌 진과스(金瓜石), 또 바로 옆에 챠후샨(茶壺山)이 있는데 관광객들이 꼭 찾는 명소이다.
◐ 주오펀(九份) 산간마을
주오펀은 인근의 금광촌 때문에 생긴 급경사면의 오래된 산간마을인데 1989년 후효현(候孝賢) 감독이 이 도시를 배경으로 찍은 영화 ‘비정의 도시(非情城市-A City of Sadness)’가 베니스영화제에서 대상을 타면서부터 유명해졌다고 한다. 알알빠(2. 28) 사건으로 인한 한 가족의 수난과 비극을 그린 이 영화는 선량하고 평범한 한 가정이 시대의 격동 속에 어떻게 휩쓸려 와해(瓦解)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영화였다고 하는데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주오펀(九份) 거리 / 진과스(金瓜石) 금광 박물원 가는 길
그 이후, 왕동(王童) 감독도 이 도시를 배경으로 ‘침묵의 언덕(無言的 丘)’을 찍었으나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고 한다. 이 마을을 오르는 도로는 좁고 꼬불꼬불하여 버스는 잘 오르기도 어렵다. 도로 옆쪽으로는 좁고 가파른 골목들을 따라 가게들이 빼곡하고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도 없을 만큼 북적인다.
또 마을 중턱 언덕에는 성명궁(聖明宮)이라는 화려하게 치장한 도교(道敎) 사원도 있어 볼만하다.
◐ 진과스(金瓜石) 금광박물관
주오펀 거리를 지나 언덕 위로 오르면 옛 금광촌이 있는데 지금은 박물관으로 모습을 바꿔 옛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여 보여주고 있다. 처음으로 금광을 개발한 일본인이 살던 집과 집기들, 일본인 초상화, 당시의 건물과 물건들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데 일본에 대한 반감 같은 것은 전혀 없는 것 같고 오히려 그 시절을 향한 향수 같은 것이 느껴진다. 이곳에서 내려다 보면(九份과 반대편 골짜기) 당시 금광에 의존해 살던 집들이 골짜기마다 옹기종기 들어서 있는 모습이 그림 같고, 언덕길을 돌아 산책로도 잘 정비되어 있어 매우 아름답게 느껴진다.
◐ 챠후샨(茶壺山)
진과스 맞은편 언덕은 명칭 그대로 꼭 찻주전자와 같은 형상인데 그다지 높지 않아 산책코스로 좋을 듯, 산책로도 잘 정비되어 있다. 정상에 오르면 작은 정자도 있고, 대만 동북쪽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고 하는데 시간에 쫓겨 오르지는 못했다.
6. 신베이투(新北投) 온천 박물관과 지옥곡(地獄谷)
신베이투 노천온천 / 지옥곡(地獄谷)의 증기 / 일본식 온천장(다다미)
신베이투 온천을 가려면 중앙역에서 지하철을 타지 말고 완행열차(Local Train)로 북쪽으로 달려 12번째 역인 베이투(北投)역까지 가서 다시 지선인 신베이투 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신베이투(新北投)역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골짜기에 뜨거운 온천물이 흘러내려 사람들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조금 더 올라가다 보면 오른편으로 야외 온천장이 있는데 입장료 40위안(元)을 내면 라커에 옷이나 짐을 넣고 야외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위쪽에서 흘러나오는 뜨거운 온천수를 3단 계단식으로 설치한 야외 풀(Pool)에 흘러 내려보내는데 가장 위쪽은 매우 뜨거운 열탕, 두 번째는 중간 온도, 맨 아래쪽 풀은 미지근하며 그 옆에 별도로 설치한 풀은 냉탕이다. 이곳에는 온천 박물관도 있는데 당시의 다다미가 깔린 일본식 건물도 잘 보존되어 있고, 온천을 처음으로 개발한 일본인 초상화, 그 가족들의 사진, 그가 쓰던 집기(什器)들이며 녹음으로 들려주는 해설도 나오고 당시의 일본 가요까지 흘러나오고 있어 신기했다.
야외 온천을 즐긴 후 조금 더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면 자그마한 저수지가 있는데 온통 증기로 가득 차 있고 유황냄새가 코를 찌르는데 이곳이 ‘지옥곡(地獄谷)’ 이다. 바닥을 들여다보면 증기 사이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온천수가 보이는데 골짜기 가득한 유황증기가 장관이다.
7. 예리우 지질공원(野柳/Yehliu Geopark)
기기묘묘한 암석군 예리우 지질공원 / 공원의 심벌 여왕두(여왕두/Queen's Head)
타이베이에서 북쪽으로 30km 지점, 북쪽 해안에 있는 예리우 지질공원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멋있었다. 중앙역에서 서부 간선 로컬 기차로 지룽(基隆)까지 가서 갈아타고 빠투(八堵)역에서 내린 다음 다시 버스로 예리우(野柳)까지 이동해야 한다. 예리우에서 10분 정도 더 가면 온천과 관광으로 유명한 진샨(金山)이 된다. 예리우는 바다로 삐죽 내민 기다란 반도형 지형인데 바닷물과 바람으로 깎인 기암괴석이 기묘한 모습으로 곳곳에 서 있고 각각 이름이 붙어있다. 또 그곳을 지나 더 들어가면 등대가 있는 높은 언덕이 나타나는데 이곳은 아열대 울창한 수목이 뒤덮여 있어 온갖 산새들의 서식처로 유명하다.
이 모든 것이 공원으로 잘 가꾸어져 있어 하루 나들이 코스는 물론 학생들의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듯 관광객들과 단체로 온 학생들로 바글거린다. 등대를 돌아오는 트레킹 코스, 갖가지 기묘한 바위들과 해안의 화석군(化石群)까지 제법 볼거리가 많은 이곳은 대만 관광객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도 많았는데 두세 팀의 한국관광객들도 만나서 반가웠다.
이곳의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들은 제각각 이름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흡사 이집트의 파라오 여인 형상의 여왕두(女王頭:Queen's Head)로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어 나는 먼 곳에서 줌으로 당겨서 찍을 수밖에 없었는데 대만 관광 안내책자에도 자주 등장하는 대만의 자랑거리 중 하나이다. 돌아오는 길은 이곳에서 상사원(商社員)으로 근무한다는 50대 한국인 부부가 승용차로 시내까지 데려다주어 무척 고마웠다.
해피 패밀리 호스텔(Happy Family Hostel)
소박한 호스텔의 친교방 / 옥상의 빨래 건조대
마지막으로 타이완에서 열흘간 묵었던 숙소에 대하여 몇 마디 이야기를 남기고 싶다.
대만인 존 리(John Lee)가 운영하는 호스텔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거의 민박수준이다. 조그맣고 옹색한 5층 건물인데 좁고 높아서 방도 많지 않고 입구도 허술하여 볼품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항상 방이 꽉 찰 정도로 인기가 좋다. 5층에 투숙자 친교룸이 있어 몇 개의 소파와 탁자도 있고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도 있다. 층마다 공용 화장실과 샤워실, 더운물이 나오는 생수통, 공동 세탁실과 다리미시설, 빨래걸이 시설 등을 갖추고 있어 별로 불편이 없다. 독방도 있고 여럿이 공동으로 쓰는 방도 있는데 독방이면 600위안(元), 공용이면 400위안(元)인데 3일 이상 있으면 50위안(元)씩 깎아도 준다.
여행을 많이 했다는 60세의 독신 남성 존은 매우 친절하고, 손님이 불편이 없도록 항상 체크하며 내가 떠나는 마지막 날 섭섭하다며 아침식사를 제공해 주기도 했다. 이곳에서 미국인, 아일랜드인 다섯 명을 만났는데 모두 원어민 영어교사로 장기투숙하고 있었고, 그 중 뉴욕 출신의 30대 미국 녀석은 나만 보면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큰 소리로 말해서 웃곤 했는데 부산에서 1년간 영어교사를 했다고 한다.
대만보다는 한국이 보수를 비롯한 모든 부분에서 훨씬 더 나았다고 말하는 그는 김치와 순창고추장을 한국에서 가지고 와서 식사를 시켜다 친교룸에서 고추장에 비벼 김치로 식사를 하곤 했다.
또, 댓 명 정도의 일본인도 있었는데 72세의 야마시타 미노루(山下楤)씨는 정년하고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킨 후(부인은 작고) 1년여 여행을 다니다가 일본에 돌아갔는데 공항에 내리고 5분 후에 쓰나미(海溢)가 덮쳐 고향에는 가보지도 못하고 공항에서 이틀 자다가 대만으로 왔다고 한다. 세계인을 놀라게 했던 저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자로 일본은 자식에게 얹혀사는 것이 안 되는지 아들이 결혼해서 도쿄에 산다는데 그곳은 가지도 않고 벌써 20여 일이나 혼자 대만에 와서 머물고 있었다. 그 노인네의 안내로 아주 저렴한 식당을 안내받아 수시로 가서 식사를 했든데 50위안(2천 원)만 내면 닭고기나 생선에 밥, 그리고 야채 3가지를 골라 먹을 수 있다. 우리는 ‘50원 식당(Fifty Restaurant)’ 이라 부르며 자주 다녔다.
이 영감은 그 이후로 나와 친해져서 이따금 메일을 주고받는데 영어로, 일본어로... 주고 받는다.
또 한 가지 즐거웠던 일은 꼭 1년 전 멕시코 여행 때 만났던 대만 처녀 밍후이(陳明慧), 일본계 브라질인 자씨라(하루미)를 만나 이틀 동안 주오펀과 야시장을 돌아다닌 것도 추억에 남는다. <1위엔(元) = 약 4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