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지도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삼국 시대였지만 그 당시의 지도가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은 없다. 하지만 1396년에 쓰여진 동문선(東文選)에 지도 이야기가 나오고, 14세기 초 고려의 지도 제작자였던 나홍유(羅興儒)라는 사람이 고려 지도와 중국 지도를 비롯한 여러 지도를 그렸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삼국사기에 의하면 628년(고구려 영류왕 11)에 견당사(遣唐使)를 통하여 당나라에 고구려 지도를 보냈다는 기록도 있다. 이런 지도에 대한 관심으로 인해 조선 시대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지도 제작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之圖)는 1402년(태종 2) 5월 김사형(金士衡), 이무(李茂), 이회 등이 중국과 일본의 지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지도이다. 가로 164cm, 세로 148cm 크기의 이 지도에는 100여개의 유럽 지명과 35개의 아프리카 지명이 들어 있다. 사하라 사막과 고비 사막은 검은색으로 표시되어 있고 알렉산드리아는 등대가 있는 항구로 표시되어 있다. 15세기 초에 그려진 이 지도는 17세기에 마테오리치(Matteo Ricci)가 그린 곤여만국전도(坤輿萬國全圖)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조선에서 한 장뿐인 가장 훌륭한 세계 지도였다.
하지만 이 지도는 우리나라엔 남아 있지 않고 일본에만 사본이 두 벌 있다. 곤여만국전도
조선 팔도 지도들
우리나라 지도로는 1402년(태종 2) 이회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팔도도(八道圖)가 있었다. 이것은 고려 말기에 팔도지도(八道地圖)가 있었는데 이것을 바탕으로 수정, 보완한 것으로 보인다. 원본이나 사본이 남아있지 않아 지도 내용을 알 수 없으나 이 팔도도는 조선시대의 가장 오래된 지도로, 지도 형태의 정확성과 지형표시 방법이 정밀하며, 조선 초기의 지도제작기술과 고려시대 지도제작기술의 발달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료이다. 팔도도 이후 실측 작업이 계속되어 1463년 정척(鄭陟)과 양성지의 동국지도(東國地圖)가 완성되었다. 이 동국지도는 1455년(단종 3년)에 시작하여 1463년(세조 9년)에 완성된 것이다. 이 지도는 정교하고 정확해서 우리나라 지도학 발전에 큰 공헌을 하였다.
지리책에 그려진 지도 1471년(성종 2년)에 신숙주는 자신이 일본으로 건너가 직접 보고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하여 일본의 지리와 풍속에 관한 책인 해동제국기를 완성하였다. 이 책의 첫머리에는 해동제국총도(海東諸國總圖)를 비롯한 6장의 지도가 붙어 있는데, 여기에는 인쇄해서 펴낸 것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일본 지도가 있다.
1481년(성종 12년)에는 노사신과 강희맹에 의해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 50권이 완성되었다. 이 책의 첫머리에는 조선 전도인 팔도총도(八道總圖)가 있고 각 도의 이야기 처음에는 그 도의 지도가 붙여져 있다.
-동국여지승람에 실린 팔도총도-
-신증동국여지승람- 정상기의 동국대지도
-동국대지도- 팔도분도와 총도로 이루어진 동국대지도는 가로 59센티미터, 세로 95센티미터 크기의 9첩 지도인데 영조는 홍문관에 명하여 이 지도를 본 더 그리도록 하였다. 이 지도의 축척을 사용하였는데 각각의 도를 이으면 조선 전도가 되도록 모두 같은 축척으로 그렸다. 또한 이 지도에는 바다와 육지의 길이 모두 표시되어 있으며 산맥도 뚜렷하게 나타나 있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처음으로 남긴 업적은 1834년에 완성한 청구도(靑邱圖)이다. 청구도는 약 16만 분의 1의 대축척지도이며, 현대식 대축척지도 성격을 지니고 있는 지도책이다. 또한 청구도는 그 어떤 지도보다 정밀하게 그린 지도였다. 청구도(靑邱圖)를 완성한 후 27년 뒤에 김정호는 조선에서 만든 지도 가운데 가장 훌륭한 대동여지도를 만들었다.
-청구도-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는 김정호가 1861년(철종 12) 제작한 한반도의 지도이며, 지도첩이다. 1985년 대한민국의 보물 제850호로 지정되었으며, 2008년에는 대동여지도 목판이 대한민국 보물 제1581호로 지정되었다. 근대적 측량이 이루어지기 전 제작된 한반도의 지도 중 가장 정확한 지도이다.
-대동여지도에 실린 경조5부도-
현대식 지도
-대한전도-
경위선 좌표를 기입한 한반도 지도는 1899년에 학부 편집국에서 간행한 대한전도(大韓全圖)이며, 우리나라에서 만든 현대식 지도의 효시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대지도 작성 노력은 일제 침략으로 종식되었고, 지도 제작 사업은 일본인의 손에 넘어갔다. 일본은 청일전쟁에 사용하기 위하여 이미 200만 분의 1 지도를 완성하였고, 1910∼1915년 한반도 전체의 측량을 완료하였다. 6.25전쟁 후 당시까지의 단색지도를 다색지도로 재편성하고 지명을 한자에서 한글로, 지도투영법을 횡축메르카토르(Transverse Mercator) 좌표체계에서 국제횡축메르카토르 좌표체계로 변환하였다. 1974년 국립건설연구소는 건설부 국립지리원으로 개편되어 기구 확장과 함께 사업내용도 다양화되었다. 우리나라의 자연·경제·사회·문화 등의 현황을 지도화한 주제도로서 국세지도책(國勢地圖冊)을 만들기 시작하여 1989년에 대한민국국세지도를 발간하였다.
- 자료: 전학봉 한자교실 작성: 한자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