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로의 산야초 이야기] 보리수
식물계에서는 보리수나무가 종종 논쟁의 중심에 섭니다.
나무에 대한 맹목적 과신과 단견, 무지에서 비롯된 현상입니다.
우리나라에는 각기 다른 3종류의 보리수가 자랍니다.
깨달음의 지혜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bodhi를 음역한 보제(리)수(菩提樹,뽕나무과 무화과나무속·인도)와
염주를 만드는 보리자(아욱과 피나무속·중국), 그리고 한국 토종인 보리수(장미목 보리스나무과)입니다.
세 나무는 특성과 쓰임이 모두 다릅니다.보제(리)수는 1500년 넘게 사는 부처의 나무이고 보리자는 염주를
만들기 위해 중국에서 들여왔습니다.토종 보리수는 씨앗이 보리를 닮아 붙여진 이름.깨달음,염주 등
종교적 이미지와는 무관합니다.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세 나무를 ‘보리수’로 부르며 같은 나무로
오해,논쟁이 빚어집니다.
▲ 보리수
종교와는 거리가 먼 나무지만 토종 보리수는 쓰임이 많습니다.
우리 몸 구석구석 여기저기 이롭습니다. 잘 익은 열매는 새콤달콤 입 안을 즐겁게 하고, 2차
가공품(효소·청·담금주)은 음식을 조리할 때 요긴하게 사용되지요. 기침과 천식,심혈관계
질환을 치료 예방하는데도 널리 사용합니다. 주요 성분으로는 탄닌과 리코펜, 숙취 해소에
좋은 아스파라긴산이 있습니다.4∼5월에 피는 백황색 꽃에는 꿀이 많아 밀원식물로도
인기를 끌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