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정경화라는 바이올리니스트가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국력의 상징이요 문화,예술적 자존심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정경화가 음악교육의 길이 험난했던 시절에 미국으로 건너가 오로지 집념과 노력으로 이룩한 업적은 아무리 극찬해도 지나치지 않을 겄이다. 레벤트리트 콩쿨은 정경화에 대한 보증수표 같은 통과의레에 지나지않았고, 그 이후에 그녀가 보여 준 연주의 세계야 말로 차라리 대하 드라마와도 같은 강렬함으로 우리를 감동시켜 온 것이다. 때늦은 결혼, 곧 이어 경험한 두 아이의 출산을 통해 정경화는 오로지 불꽃 같은 정열을 현 위에 쏟아내기만 하던 연주자로 부터 완전한 여성으로 인생의 폭을 넓혔다. 이러한 과정에서 정경화는 음악 그 자체에 대하여 새로운 깊이와 넗이와 높이로 응대하면서 제2의 탄생 같은 각별함을 보여 주기 시작 했다. 최근의 정경화가 젊은 나이에 비하여 한껏 무르익은 연주를 들려 주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어떤 의미로는 지금부터가 정경화 예술의 진면목이 펼쳐지지 않나 기대를 갖게 한다. 정경화의 레코딩 활동은 레벤트리트 콩클 직후인 1970년대 부터 시작 되었다.
그때 부터 약 18년 동안을 데카에 매달려 중요한 협주곡들을 녹음해 왔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너무 지나치게 협주곡 일변도의 녹음이 이루어지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88년 이후 정경화는 데카의 그늘로 부터 벗어나 EMI의 세계로 첫발을 내딛기 시작 했다 리카르도 무티와의 만남을 필두로 하여 시작된 EMI레코딩은 아직까지 양적으로 괄목한 만한 결실을 얻지 못하고 있지만 향후 20여년 동안의 활동기간을 감안 할때 기대되는 바가 크다.
지금까지 정경화가 거의 눈을 돌리지 않았던 바로크의 세계를 어떻게 매듭지을 것인가가 큰 관심거리로 남아 있다. 그리고 모짜르트는 언제 도전할 것인가도 지켜보아야 할 부분이다.
정쌤의 데뷔 레코딩부터 베토벤/브루흐 음반까지 3장에 걸처 음반을 소개해 주고 있는데 워낙 독수리인지라 엄두가 나지 않아 담에 올리겠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