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에 대한 묘사는 좋았습니다.
행동묘사도, 주문의 spell도, 그 효과도 좋았고,
음침한 외모도 그런대로 잘 형상화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분위기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지는 못한 것 같군요.
가게에서 물건을 살 때나, 죽어가는 아기를 대하면서 고뇌할 때,
좀 더 분위기를 팍팍 살릴 기회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반대 효과가 난 것 같아요.
아직 초반인지라 잘 모르지만 주인공 엘렌은
흑마법을 익힌 무지하게 음침한 분위기의 주인공인 것 같은데....
대화하는 투라던가 주변인물들의 반응을 통해서 볼 때는
단순히 '기분나쁘게 생긴 분위기 더러운 넘' 정도밖에 안되는군요.
주인공의 분위기가 좀 약하지 않을까요.
특히 아기를 대할 때...
"알고 있느냐, 아가야? 오늘 밤 너의 부모가 죽었단다.
너도 내일이면 죽을지 몰라. 그런데도 너는 아무것도 못하
고 아무것도 모른채 그냥 있구나...."
이건 좀... ㅡㅡ;
엘렌의 성격이 어떤지 아직 다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런 걸로 보아서는 꽤나 따뜻한 성격인 것 같군요.
말투로 보아서나 내용으로 보아서나.
말투 : 그야말로 '따스한' 말투.... 약간 처량(?)한...ㅡㅡ;
내용 : 혼자된 아이의 처지를 동정...
내용상으로 그 부분에는 다른 게 있어야 하지 않을지.
죽어가는 아이. 그 생사를 결정할 수 있는 힘을 지닌 자신.
생의 결과와 죽음의 결과. 그 사이의 고뇌....
즉, 위의 독백 다음에 나오는 내용과 연결되는
그런 대화가 있었어야지 좋았을 것 같군요.
또, 그래야만 주인공의 이미지가 일관성 있고 강렬하게
드러나게 될 테니....
나중엔 몰라도 프롤로그에서는 '강렬함'이 중요하지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애매함은 좀....
음. 어쨌든 분위기 자체는 꽤 좋았습니다.
위의 내용 거의 다가 비평이지만 그건 장점은 많고
단점은 별로 없기 때문이예요.
그럼 장점.
문장이 안정되어 있습니다. 특히 묘사에서 막힘이 없고,
부드러워요. 물론 전문작가에 비하면 모자라지만
여타의 창작설에 비하면 그야말로 Top Class.
(다만 눈에 거슬리는 건 쉼표를 좀 자주 사용하는 것....
말줄임표가 거의 없어서 매우 좋지만
쉼표 역시 많으면 읽는 사람의 호흡을 끊기 때문에
꼭 사용할 곳에만 사용해야 하지요.)
그리고 소년마법사님은 연재도 꾸준히 하실 생각인 것 같군요.
솔직히 이런 괜찮은 소설이 묻혀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쓰실지가 관건이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추천소설란에 들어갈 가치가 충분한 것 같아요.
그럼, 당부 한마디.
분위기를 보아하니....
십년 전에 나의 영혼과 육체를 망가뜨린 어떤 '존재들'을,
자신 역시 어둠의 힘을 익힘으로써 힘을 얻어서 복수를 한다....
뭐 그런 플롯인 것 같은데요.
이거 너무 흔합니다.
어둠의 힘에 황폐화된 과거. 그와 동질의 힘을 얻어 복수하는 주인공.
게다가 분위기를 보면,
헬싱이나 프리스트, 기타 등등의 것들과 무척 유사하게
될 가능성이 크지요.(뭐 의도 자체가 그러신 것 같긴 하지만)
그런 것을 배제하라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의 '차별성'은 획득하도록 노력하시라... 고 당부드리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