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얼음가루가 눈처럼 날리고 연유에 쫄깃한 떡이 올라가면 달콤한 유혹이 시작된다. 한 끼 밥값보다 비싼 팥빙수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여름 내 빙수를 찾는 이유는 가슴까지 뻥 뚫리는 시원함이다. 우유를 얼려 곱게 간 눈꽃빙수부터 여러 가지 토핑을 얹어 한 끼 식사대용으로도 손색이 없는 빙수까지, 저마다 다른 특색을 가진 팥빙수가 여름을 즐겁게 만든다.
카페 ‘오즈’에서 맛보는 짜장면 팥빙수 인천 차이나타운 옆 동화마을에 위치한 카페 ‘오즈’는 자장면 팥빙수가 유명하다. 인천의 명물 자장면이 팥빙수로 탄생했다. 탱글탱글한 면발 위에 윤기 짜르르한 춘장이 마치 갓 뽑은 자장면 같지만 사실은 가슴까지 얼얼하게 만드는 팥빙수다. 황찬영 대표는 “차이나타운은 자장면이 유명하잖아요. 인천 차이나타운에 맞는 음식을 개발하기 위해서 고민하다가 자장면 모양의 팥빙수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2015년 6월에 시작한 자장면 팥빙수는 특허를 받아 전국 유일, 세계 유일의 팥빙수가 되었습니다. 여름 주말 성수기에는 170여 명의 손님이 팥빙수를 먹으로 오지요.” 라며 자장면 팥빙수를 소개한다.
얼린 우유를 갈아 만든 눈꽃 빙수를 그릇에 담고 국수면발 아이스크림을 올린다. 푸짐하게 팥을 올린 후 완두콩과 옥수수 모양의 초코볼 토핑을 올리면 누구나 자장면으로 깜박 속는 자장면 팥빙수가 된다. 식판에는 단무지와 춘장, 양파가 함께 나온다. 노란 단무지를 한 입 베어 물면 입안은 망고향으로 행복한 단물이 가득하다. 망고를 특별소스와 버무려 단무지처럼 꾸며서 재미를 준다. 또한 초코시리얼과 찹쌀떡은 양파와 춘장의 모습 그대로다. 통 크게 나오는 카라멜 팝콘과 과일을 자장면에 올려 먹으면 어디서도 맛보지 못한 신비한 팥빙수를 맛볼 수 있다. 입맛에 따라서 주삿바늘에 들어있는 다양한 소스를 뿌려 먹으면 맛이 배가된다.“날씨가 덥지만 이곳에 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차이나타운을 10년 전에 와보고 다시 이렇게 들렀는데 많이 바뀌었네요.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로 너무 많이 바뀌어서 전에 왔던 그곳이 맞나 싶습니다. 처음 빙수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먹어보니 양도 많고, 싱싱한 과일과 다양한 토핑을 먹어보니 제 값을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서울에서 놀러왔다는 남궁기현 씨와 신윤정 씨는 카페에 있는 다양한 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오늘 방송에 동화마을이 나오더라구요. 여기다 싶은 마음에 친구와 통화해서 이곳에 오게 되었지요. 동화마을이 너무 예뻐서 사진도 많이 찍고 이렇게 맛있는 팥빙수도 먹게 되었네요. 너무 신기하고 맛있어서 다음엔 가족과 함께 오고 싶습니다. 호호호”고교 동창생 강윤란(서울 길음동), 정서연(남양주시) 씨의 웃음소리가 팥빙수 보다 더 시원하다.카페 ‘오즈’는 다양한 피규어 판매와 재미있는 사진촬영이 가능해 많은 이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색카페다.
*카페 오즈
인천 중구 동화마을길 21-19
032)761-4229
http://www.cafeoz.co.kr
자장빙수(팥토핑): 12,900원
간자장빙수(초코토핑):13,900원
직접 팥을 삶고 떡을 만들어 올리는 ‘팥지콩지’
sbs ‘생활의 달인’은 수십 년간 한 분야에서 대단한 열정과 노력으로 그 분야의 달인을 소개하는 방송프로그램이다. 방송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저렇게 까지 할까 싶을 정도로 세심하게 음식을 만드는 달인이 나온다. 인하대 앞에 위치한 ‘팥지콩지’는 팥빙수 달인이 운영하는 맛집이다.
‘생활의 달인’ 중 팥빙수 달인에 소개된 ‘팥지콩지’는 세월을 역행하는 팥빙수를 팔고 있다. 다른 팥빙수 가게처럼 종류가 다양하거나 토핑이 화려하지 않다. 옛 방식 그대로 팥을 삶고 과일조림으로 단맛을 내는 이곳 팥빙수가 유명한 것은 순수한 팥빙수 그대로의 맛을 살리기 때문이다.
팥의 찬 성분은 여름철 음식으로서 제격이기도 하지만 소화가 잘 안 되는 단점을 낳기도 한다. ‘팥지콩지’ 팥빙수는 아무리 먹어도 팥 특유의 소화불량이 없다.
“시중에 파는 팥빙수를 드셔보시면 아시겠지만 너무 달아요. 설탕을 너무 많이 넣은 팥 때문에 마지막에 물을 마시죠. 하지만 저희 집 팥빙수를 드신 후 다시 한 그릇 드려도 먹을 수 있을 만큼 뒷맛이 깨끗하고 담백합니다. 팥에 설탕을 전혀 넣지 않는 것이 저희 집 비법입니다.” 김귀녀 씨와 이재철 씨는 ‘팥지콩지’의 팥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팥지콩지’는 그 어떤 첨가제나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고 국산 팥 만 고집하는 고집 센 가게다.“홍천 적두와 홍천 거두만 사용해요. 작년에 47만원 하던 팥이 올해 120만원으로 상승해서 이윤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국산 팥만 쓸 겁니다.”강화 찹쌀로 빚은 새알심을 온탕과 냉탕을 세 번 오가며 삶아서 코코넛 가루에 돌돌 굴리면 팥빙수에 올라갈 떡이 완성된다. 팥을 삶을 때 말린 무를 볶아서 우린 물을 사용하는 것이 팥의 소화를 돕는다는 것이 이곳의 노하우다. 세 종류의 과일을 졸여 만든 과일 토핑도 이집만의 맛의 비법이란다.
“많이 달지 않아서 좋아요. 요즘 팥빙수를 보면 가격도 비싸고 트랜드가 자꾸 바뀌잖아요. 변화한다고 할까, 리뉴얼 된다고 할까... 암튼 이곳은 바뀌지 않는 오리지널 팥빙수 맛을 볼 수 있어서 좋아요.” 노재현, 김길윤 (인하대, 경제학과) 씨는 단골이란다.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에 소개된 후 밤새 팥을 삶았어요. 삶은 팥이 식기도 전에 손님이 몰려와 줄을 서서 확장공사를 했습니다. 요즘은 하루에 150-200여명의 손님이 찾아와요.”
김귀녀 씨와 이재철 씨의 팥빙수를 맛보겠다고 밀려드는 손님들 덕에 그들은 오늘도 웃으며 팥을 삶는다.
*팥지콩지
인천시 남구 인하로 45
032)873-3222
팥지 옛날 팥빙수:5,000원
코코넛 떡 팥빙수: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