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를 시작한 지 사흘만에 푹 잤다. 사흘 동안 주로 이동하는 교통편에서 쪽잠을 잤던 터라 피로가 쌓임을 느꼈는데 오늘은 상쾌한 기분으로 눈을 떴다.
06:30 아침식사
한국에서 가져 온 비상식량을 하나 깠다. 이번 답사를 준비하며 히메가 3끼 분량의 비상식량을 준비해 왔는데 그 첫번째를 개봉했다. 컵라면 4개, 햇반 2개, 반찬 2개가 1끼 분량의 비상식량이다. 긴 답사기간동안 한식을 먹을 기회가 없어서 이렇게라도 먹어줘야 한다.
답사를 출발하기 전에 무더운 날씨를 걱정했는데 지난 사흘동안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더위를 느끼지 못했다. 습도가 높지 않아 기온이 높아도 다니는데 땀을 거의 흘리지 않는다. 단 한명은 인간가습기라 스스로 습도를 조절하기 위해 수분을 상시 배출한다.
07:55 쿠차고성
원래 계획에는 없던 곳이었는데 윤스리가 플랜 B로 찾아 놓은 곳이다. 원래 어제 갈려고 했던 곳인데 일찍 개방을 한다고 해서 일찍 나섰다. 윤스리는 한군데라도 더 보고자하는 의지가 아주 충만하다. 시간이 조금이라도 남으면 어디든 가자고 하는 편인데 세종아빠님은 적게 가더라도 보고자 하는 것을 더 집중해서 보려 한다.
기사가 처음 내려 준 곳에서는 작은 흙덩어리만 보여서 모두가 급실망한다. 고성이라고 해서 성벽과 건물지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아침산책을 겸해서 호젓하게 걸을 생각이었다.
다음 답사지로 이동하려 차를 타려는데 기사가 큰 대로 건너편을 가르킨다. 자세히 보니 성벽이 보인다. 길을 건너니 300m정도의 성벽이 보인다. 그제서야 모두 얼굴에 미소가 감돈다. 평소에는 개방을 하지 않는 듯 하다.
08:35 아단지모
가는 길에 시간이 남아서 들렀다. 억지로 번역을 하면 우아한 붉은 색의 지형이라는 뜻이다. 주변을 조망하는 봉우리가 2개 있는데 세종아빠님이 오른쪽의 작은 봉우리로 오른다. 올라가니 주변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모두 텐션이 끝없이 올라간다. 사진 몇 장을 찍고 나니 세종아빠님이 큰 봉우리는 안가도 되겠다는 대사를 날린다. 그 순간 윤스리의 동작이 빨라진다. 빛의 속도로 큰 봉우리쪽으로 뛰어 간다. 세종아빠님이 안간다고 하니 일단 무시하고 달려 나간다. 세종아빠님이 큰 봉우리로 갈테니 천천히 가라고 소리친다. 윤스리 WIN! 세종아빠님 의문의 1패. 윤스리 마이 컸다.
09:05 포탈라궁 지형
어제 차장밖으로 봤는데 오늘은 주차하고 앞에서 봤다. 조금 더 가까이서 보니 포탈라궁같이 생겼다. 아래를 보니 옅은 얼음이 보인다. 어제 멀리로 천산산맥의 설산이 보인다. 세종아빠님이 농담삼아 키질은 잊으라고 한다. 세종아빠님의 그때그때 달라요 신공을 오랜만에 다시 본다.
가는 길에 구간단속 구간이 있는데 기사가 그 속도를 맞추기 위해 길 중간에 차를 세우고 몆 분을 기다린다.
답사지로 이동하는 차안에서 그 답사지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을 브리핑하면서 주로 봐야 할 곳을 기억한다. 이번 답사에서는 히메가 브리핑을 한다. 원래 조왕신인데 이번 답사에서는 본연의 조왕신 역할에 총무까지 하는데 아나운서 역할까지 하고 있다.
점점 계급이 올라간다.
가는 길에 화염산이 보인다. 히메가 화염산은 이렇게 본면 된다고 하니 윤스리가 시간 많다고 가도 된다고 한다. 가고 싶다는 뜻이다.
10:00 키질 석굴
어떤 특굴을 볼 것인가를 잠시 의논한다. 제일 보존 상태가 좋은 굴은 가장 먼쪽의 가파른 곳에 있고 우리가 잘 모르는 본생담이라서 다른 특굴 2개를 신청하여 보기로 했다. 일반 입장료와 특굴 입장료를 합쳐서 1인당 거의 10만원이다. 가방과 카메라는 들고 갈 수 없으며 핸드폰은 반입이 가능하지만 석굴 내부는 사진촬영이 되지 않는다. 석굴을 동서 구역으로 나누는데 일반 관람은 동쪽 구역에 있다. 서쪽 구역은 특굴만 개방하고 있다.
일반관람은 10명씩 이동하여 6개의 석굴을 보여주는데 마지막 석굴은 키질석굴의 본존과 재건에 이바지한 한락연이라는 인물에 관한 전시를 해서 불교관련으로는 5개의 석굴을 볼 수 있다. 각 굴마다 해설하는 가이드가 있어 중국어로 설명을 한다. 관람객들이 말을 알아듣지 못해 그냥 눈으로 살폈다.
제미나이에게 질문하여 간략하게 정리한다.
8호굴
6세기에서 7세기 사이의 중심주형 석굴이다.
키질 벽화의 특징인 능격(마름모꼴)문양속에 본생담이 그려져 있다. 후실에는 8대부족이 분사리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27호굴
중심주형 석굴이고 여기에도 본생담이 주로 그려져 있고 문법천인상들이 있다.
32호굴
5세기에서 7세기에 만들어진 굴이고 청금석과 적색이 어우러진 벽화의 흔적이 남아 있는 굴이다.
34호굴
이 곳도 전성기인 5세기에서 7세기에 만들어진 석굴이다.
38호굴
중심주형 석굴로 아치 전창에 악기를 연주하는 천인들의 모습들이 그려져 있다. 이곳도 본생담이 주로 그려져 있다.
일반 관람이 끝나고 나니 영어를 조금하는 특굴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다. 특굴은 우리 4명만 가는 곳이라 여기도 사진촬영이 되지 않는다. 가이드와 통역기를 통해 간단하게 소통하며 살폈다.
17호굴
중심주 굴이고 수당시기 이전에 개착된 초기 굴이다.
38종에 달하는 본생도가 응축되어 있는데, 복잡한 대서사나 긴 이야기를 하나의 독립된 마름모 화면 안에 그려 놓았다.
석굴 입구 상단이나 주요 벽면에는 화려한 장신구를 한 미륵보살상 및 실크로드 교역의 흔적을 보여주는 독특한 도상들이 함께 배치되어 있어, 고대 구자(쿠차) 지역의 풍부한 불교 문화와 동서 문화교류의 흔적이 보인다.
80호굴
정면 북벽 등의 상하단 배치 구조 속에서, 미륵보살의 도솔천 설법도 등과 연관된 당시 중앙아시아의 독창적인 보살상 및 설법 도상 구조를 연구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흔적이 남아 있다.
키질석굴을 보고 나서 느낀 점은 미리 갈 수 있는 석굴을 파악하고 그 굴의 핵심적인 특징을 메모한 이후 그 석굴에 가서 메모한 내용을 직접 보면서 확인하는 방법이 적절할 듯 하다. 4시간을 머물렀다.
15:15 키질가하 봉수대
산의 봉우리에 있지 않고 평지 한 가운데에 봉수대가 있는 점이 특이하다. 설명문에는 역참의 기능도 병행했다고 한다.
15:30 키질가하 석굴
봉수대에서 보면 석굴군이 보인다. 길도 잘 닦여 있는데 미개방이다. 셔틀 기사와 협상하여 그 앞까지 갔다.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보고 싶은 답사객의 욕심이다.
16:20 쿰투라 석굴
시간이 조금 남아 미개방인지 알지만 입구에서라도 찍고 싶은 마음에 찾았다. 석굴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다. 윤스리는 장사가 되지 않아 개방을 하지 않는 것 같다는 견해이다.
답사를 너무 열심히 다니다 보니 저녁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 계획을 짤 때부터 '식사는 상황을 보고 적당히 먹는다.' 라는 원칙으로 하다보니 오늘은 기차역에서 빵과 음료수로 먹었다.
기차를 2시간 30분을 타고 쿠어러로 이동한다. 디젤기관차가 끄는 열차이다. 고속열차가 아닌 일반열차라서 객차내에 서 있는 사람이 많다.
첫댓글 말문이 막힙니다
지금 내가 그곳에 다니고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멋진 답사기입니다
네분 건강한 모습 좋습니다
그냥 시간대별로 정리하고 있습니다..지금은 기차타고 이동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