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마을 이야기_공동체
마을기자단 조은희
2022. 4. 12.
- 신내동 243-14에 위치한 신내 ‘달리’. 그 안에서 살고 있는 1인 가구 여성들의 모임인 하나조아 문경희 님을 만났습니다. 그녀들의 이야기와 활동을 소개합니다.
2022년 4월 12일 화요일 오후 3시. 4월의 날씨치곤 한낮 온도가 높은 더운 날입니다. 벚꽃도 배꽃도 흐드러지게 시선을 유혹하는 곳에 있는 신내여성안심공동주택 ‘달리’. 탁 트인 그 공간에서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문경희 님을 만났습니다.
1. 본인 소개를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신내 여성 안심주택 ‘달리’에 거주하고 있는 문경희라고 합니다.
달리의 여러 사람과 재미있게 생활하는 화려한 싱글이고요, 직업은 초등학교 교사인데, 지금은 아파서 병 휴직 중입니다. 그래서 달리의 아름다운 봄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2. ‘달리’ 주택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신내동 여성 안심주택 ‘달리’는 개관은 2019년 7월에 했고, 저는 2020년 1월에 입주했습니다. 달리는 여성 1인 가구를 위해서 지어진 서울에서 거의 첫 번째 공간이며, 현재는 저희를 포함하여 두 곳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성 1인 가구들이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도록 방범창, 이중잠금장치, CCTV 등 안전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고, 이웃들이 여성이라 심리적 안정감도 가질 수 있습니다. 또 1인 가구다 보니 독립적이지만, 외로움들이 많거든요. 달리에서는 서로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서 밥도 같이 먹고 운동, 독서, 영화 등 다양한 활동들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또한, 달리는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 – 소행주의 첫 임대주택인데요, 소통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모든 소행주 주택에는 커뮤니티실이 있고, 저희 달리는 특히 커뮤니티실 ‘소리소문’을 아름답게 디자인하여 입주민들이 애용하는 공간입니다.
3. ‘하나조아’ 모임에 관해 이야기 해 주세요.
저희 ‘하나 조아’는 하늘 아래 나 혼자 산다 좋다 란 뜻이에요. 이 말을 조합하여 ‘하나 조아’가 되었는데, 만들고 보니, 여럿이 하나가 되니 좋다는 뜻도 있는 이중적 의미를 가진 모임명입니다.
저희 ‘하나 조아’는 2020년 당시에 주민 제안사업을 하면서 만들어졌으며, 달리 입주민 6~7명이 왔다 갔다 하면서 활동하고 있는 모임입니다.
4. 모임을 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시나요?
달리는 입주민들 간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공동체입니다. 따라서 입주민들이 주체적으로 모임을 만들고, 활동하는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마침 활동비가 지원된다는 주민제안사업을 소행주 측에서 알려주셔서 2020년에 공모하게 되면서 만들었습니다.
정말 주민제안사업이 저희한테 큰 도움이 되었어요. 달리 입주민이 모두 입주하는데, 1년 정도가 걸리면서 모임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그 중간에 코로나 때문에 더욱더 모임이 어려웠어요. 그런데 제안사업을 하면서 여러 가지 사업을 하게 되고 목표도 생겼고, 약간의 의무감도 가지게 되어 입주민들 간의 결속이 다져졌습니다.
달리 입주자는 총 24가구인데요, 40~50대의 여성들이 많아요.
5. 활동 내용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처음 활동은 2020년에 주민제안사업 Single 벙글 프로젝트이었어요. 그때는 입주민들의 연대감을 만들기 위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만들기를 위주로 했어요. 꽃꽂이, 타일 코스터(타일 컵 받침), 천연비누 만들기 등을 하면서 입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만남을 많이 하고 친해졌지요.
이를 바탕으로 2021년에는 입주민들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주변의 이웃들과 소통하려고 시도를 하였습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이름을 따서 ‘신내달리포레스트’ 란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1인 가구 다 보니 요리하는 게 큰 문제이고, 제철 음식은 아예 엄두도 못 내죠. 1인 가구가 하기 힘든 제철 음식을 만들고, 이를 주변 이웃들과 나누는 나눔 잔치가 주요 활동이었습니다.
봄에는 매실청과 매실액을, 여름에는 오이지, 복숭아 조림을 만들었고요, 가을에는 육포와 과일주를 만들었죠.
2020년에는 저희끼리 친해지는 거에 중점을 두었다면 2021년에는 이웃인 너나들이와 소통 네트워크를 형성한 것에 의미가 있어요. 너나들이는 육아 공동체인데요, 어떻게 하면 친해질 수 있을까. 이 마을에서 뭔가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교류하고 마을 공동체로 가고 싶은 생각에 열심히 했는데 너나들이와 소통하는 데 성공했죠.
6.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신내달리포레스트에서 나눔 잔치를 4번 했는데, 그 덕분에 이웃인 너나들이와 친해진 것이 좋았어요. 어느 날 너나들이에서 미역국을 끓였다면서 나눠주시기도 하고, 만든 된장도 주시면서 기회가 되면 된장을 같이 만들자고 하셨어요. 또, 담금주 만들기도 했는데, 지나가던 1단지 아주머니들이 벽보를 보고 오셔서 여기 대상이 아닌데, 참가해도 되냐고 물어보셔서 된다고 했더니 15분 정도의 부부가 오셔서 만들어 가셨어요. 활동이 주로 여성들만 있었는데, 담금주라 그런지 남성분들이 참여가 많았던 재미있는 활동이었어요. 이렇게 이웃들과의 연대감을 가질 수 있었던 활동들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7. 향후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희가 가을에는 시 낭독회를 해요. 시 낭독회도 하고 작년에 옆에 계신 김정순 님이 화가세요. 선생님이랑 같이 그림 공부도 하고, 그림 그린 거 자그맣게 여기에 전시해 놓고 그렇게 해서 작년에는 ‘시월애야’라고 작은 행사를 했었죠.
올해도 ‘시월애야’를 하는데 사람들이 합창이나 연극 같은 거 해보고 싶다고 그러는 거예요. 코로나가 풀리면 공유 공간이 단지마다 작게는 있는데 뭔가 마을의 사랑방 같은 느낌으로 되어 있지 않은 거예요. 저희의 공간이 그런 마을의 사랑방 같은 느낌으로 사람들이 많이 와서 쓸 수 있는 뜻깊은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영화 보고 합창단이 합창 연습하고 연극 공연하고 미술 활동하는 문화 공간처럼 그렇게 저희 달리 식구들도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작년에 달리 포레스트가 잘 되는 바람에 저희가 탄력을 입은 거예요.
이제 좀 힘이 생겨서 저기 밭에다가 바질 키운 거 가지고 바질 페스토도 만들고 또 살구나무가 있는데 살구를 주워 와서 잼도 만들고 이랬거든요.
앞으로도 그런 것들을 만들어서 나누는 소소한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8. 마을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바라는 점은 뭔가 소통할 수 있는 대표자 모임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뭔가 문화적으로 좀 공유할 수 있는 그런 네트워크를 형성해 준다든가 그런 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사는 이곳이 양원 지구랑 완전히 별개로 섬처럼 되어 있잖아요.
도로로 되어 있고 울타리로 둘러 있어서 약간 섬처럼 되어 있는 곳이거든요.
다른 공간과 활발한 교류와 소통이 부족한 거 같아 아쉽고, 예산 부동에 대해 행정적 처리 절차의 부담감에 어려움이 있는 거 같아 그런 부분이 아쉬운 점이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