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회고록 3막18장 (8-1부)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는 여름
말복이 지났지만 무덥기만 한 날이었다.
광복절을 이틀 남긴
1975년 8월13일 .
여름 방학을 맞아 친구랑 동대문야구장을 찾아갔다.
우리 학교가 봉황대기 예선전으로 대전고교랑 시합이 있기 때문이었다.
한여름 작열하는 태양을 직접 받으며 야외석에 앉은 우리는 일광욕(?)을 즐기며 야구를 보고 있었다.
스코어는 6회말 0;0 무승부였다.
지루한 투수전의 연속이였다.
땅볼과 플라이볼 그리고 삼진아웃으로 이어지는 게임은 지루하기 까지 하였다.
오후 2시경이었다.
갈증이 나기 시작하였다.
한여름 뙤약빛 아래에 오래 앉아서 그랬나하며 생각하였으나 물을 마셔도 갈증은 가시질 않았다.
왜 이렇게 갈증이 나지?
당뇨병에 걸렸나.
아니지 내 나이가 몇인데 벌써 당뇨병에 걸리긴 만무구..
그럼 왜 이렇게 갈증이 날까?
그갈증은 지금 생각하여도 한여름 수색(화전)에서 보충역 2주차 군사훈련 도중에도 느끼지 못한 갈증이었다.
침을 삼키고 빠삭 말라가는 입술에 침을 바르고 2루수 그늘진 내야석으로 자리를 옮겨도 좀처럼 갈증은 가시질 않았다.
괘이한 일이었다.
3시30분쯤 야구는 0;0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되었고 우리는 동대문 운동장을 나와 집으로 향하였다.
집으로 가는 버스안에서는 갑자기 갈증이 없어졌다.
내가 야구에 너무 집중하여 긴장하여서 그랬나?
예선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에도 그렇고 준결승이나 결승이면 모를까...
그럼 무엇 때문에 갈증이 심하게 난것일까?
한여름 뙤약빛 아래에 있어서 그랬나?
친구나 주위사람들도 ,경기를 하는 선수들도 갈등을 호소하는 이는 없었는데.
왜 나한테 심한 갈증이 난것일까?
그리고 동대문 야구장을 나오니 갈증이 멈춘것은 왜일까?
한참을 생각하다 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 결론짓고 잊어버리기로 하였다.
잠시후 집에 도착한 나는 집에 아무도없고 모두 외출중이라는 것을 알게 되였다.
(아! 오늘 아버님이 동생 기수를 데리고 경기도 금천으로 낚시 가신다고 하였지.
어머님은 볼일이 있어 나가시고...)
나는 샤워를 하고 책상에 앉아 수학문제를 풀기 시작하였다.
저녁때가 되였다.
외출중에 돌아오신 어머님은 따뜻한 저녁상을 차리시고 우리를 불렀다.
"저녁들 먹어라"
여동생 현선이와 기준이와 같이 저녁을 먹기 시작 하였다.
저녁을 먹고난후 9시가 넘어도 금촌으로 낚시가신 아버님이 돌아오시질 않았다.
"아버님이 오실때가 됐는데 왜 않오시지?"
"글쎄요 친구분들이랑 약주 드시냐고 늦으시는것이겠죠"
10시를 지나 11시경 아버님이 귀가하셨다.
"늦으셨네요?
저녁식사는 요?
어머님이 물으시자 아버님은 한참을 머뭇거리시다
"오다가 먹고 왔어요"
하고 답하셨다.
"네"
나는 늦게 귀가하신 아버님의 빈 물고기통과 낚시대를 받아 창고로 가지고 갔다.
"참
기수는 않왔네요?
누구집에서 자냐요?"
어머님의 질문에 아버지는 묵묵무답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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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2부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