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해(乙亥) 일주의 성격과 성향 (86강)
육십갑자(六十甲子)의 성향을 알아보는 여덟 번째 시간으로 오늘은 을해(乙亥) 일주에 대해 알아보겠다.
乙은 음양으로는 음(陰)이고, 오행으로는 잡초, 화초와 같은 여린 풀에 해당되며 색깔은 초록색이다. 亥는 양(陽)이고 바다와 같은 큰물을 뜻하는 오행이며 물은 모두 검은색이다.
乙亥일주의 형상은 물 위에 떠있는 연꽃, 또는 수생(水生) 식물에 비유된다. 乙 목은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기운이고, 亥 수는 만물이 결실을 끝낸 초겨울 차가운 기운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乙 목의 뻗어나가는 기운을 亥 수가 제어하는 역할을 해서 활달하면서도 침착한 성향을 겸비한 일주다.
甲 목이 큰 고목나무의 형상이고, 乙은 甲을 기둥 삼아 의지해서 살아가는 덩굴나무에 비유된다. 일반적으로 갑을(甲乙) 관계를 논하는 이론이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乙 목은 어떠한 환경이 주어지더라도 뿌리를 내리는 습성이 있어, 강인한 생명력과 환경적응력이 뛰어나다. 甲 목은 부러질지언정 굽힐 줄을 모르는 것이 특성이라면, 乙 목은 본인의 실속을 챙기는 일이라면 굽힐 줄도 아는 처세술이 뛰어난 일주다. 甲 목은 뻣뻣해서 자칫 융통성이 없을 수 있지만, 乙 목은 유연해서 대인관계가 원만한 편이다.
乙의 자형(字形)에서 알 수 있듯, 을(乙) 기(己) 사(巳)의 그룹들은 말을 잘하고 돌아다니기를 좋아한다. 乙 목을 역마로도 본다. 부지런히 활동하지 않으면 몸이 아플 수 있으니 항상 돌아다녀야 건강하다.
일지(日支) 정인은 매사에 침착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끈기 있게 잘 극복해 낼 수 있는 성품을 지녔다. 타인과의 처세에서도 원만하고 부드럽게 대처해나가는 편이다. 乙 목의 특성으로 인해 겉으로는 온유하고 부드러워 보이지만, 亥 수의 역마 기질로 인해 집념이 강한 외유내강(外柔內剛) 형이다. 다만, 결단력과 투쟁력이 부족한 것이 단점이지만,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에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한다. 일지에 정인을 둔 사람은 사업보다 직장 생활이 잘 맞는다. 지장간에 겁재 甲 목의 영향으로 욕심이 많고 경쟁심리가 강하다. 官이 공망이라 여자는 결혼을 늦게 하는 것이 좋고, 남자는 직장 이동이 잦을 수 있으니 본인만의 전문성을 살린 직업이 좋다.
乙亥는 돼지가 풀밭에 있는 형상이다. 착하고 이해심이 많으며 타인에 대한 배려심도 있는 평화주의자이다. 그러나 亥는 계절로 초겨울에 해당되니 돼지가 살아가기에 녹록한 편은 아니다. 인생의 굴곡이 많겠지만, 乙 목 특유의 끈기로 결국에는 성공하는 사람들이 많다. 육체적인 활동보다는 정신세계를 활용한 지식과 예술 쪽에서 탁월한 재능을 펼치면 대성할 수 있다.
돼지와는 상반되게 乙亥일주는 물 위에 떠있는 수생식물의 사물에 비유되니 살찐 사람이 드물고 몸이 가볍고 날렵한 편이다.
재물이 절지에 있고, 겁재가 장생을 받으니 돈 관리는 계획적으로 잘 해야 한다. 乙亥일주는 사주 원국에 丙, 丁 화가 있어야 조후적으로 좋고, 흘러가는 세운(歲運)이나 대운에서 불을 만나면 좋다. 亥 수는 검은색이고 바다와 같은 깊은 물이다. 좀처럼 자기 속을 드러내는 성향이 아니고,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대개 자신만의 세계에 깊이 빠져 사색하고 뭔가 결정할 일이 있을 때는 신중한 편이다.
亥 수는 활동성이 강하니 해외업무와 같은 직업이 좋고, 인성이 건록에 사지(死支)이니 육체적 활동이 많은 직업보다는 학문으로 승부를 걸면 대성한다. 死支란 쉼의 단계로 정신적인 충전의 시간을 뜻하므로 乙亥일주는 영감(靈感)과 직감이 뛰어나고 지혜롭다. 일지 정인의 영향으로 체면과 명예를 중시하고, 남자의 경우는 모친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으니, 결혼해서는 멀리 떨어져 사는 것이 좋다. 고부(姑婦)간 갈등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는 것이 일지 정인의 특성이다.
다음 회에는 을유(乙酉) 일주에 대해 알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