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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집회(1-12)
말씀은 준비되었지만, 마음 밭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버려지는 말씀이 더러 있습니다. 말씀은 들을 때는 귀도, 마음도 열어야 합니다. 마음이 준비된 사람들은 말씀을 듣고서 감동되면 눈물을 흘리며 회개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마음을 열어 선포되는 말씀을 받을 때, 손을 들어 ‘아멘’, ‘아멘’으로 응답합니다.
1이스라엘 자손이 자기들의 성읍에 거주하였더니 일곱째 달에 이르러 모든 백성이 일제히 수문 앞 광장에 모여 학사 에스라에게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 명령하신 모세의 율법책을 가져오기를 청하매 2일곱째 달 초하루에 제사장 에스라가 율법책을 가지고 회중 앞 곧 남자나 여자나 알아들을 만한 모든 사람 앞에 이르러 3수문 앞 광장에서 새벽부터 정오까지 남자나 여자나 알아들을 만한 모든 사람 앞에서 읽으매 뭇 백성이 그 율법책에 귀를 기울였는데 4그 때에 학사 에스라가 특별히 지은 나무 강단에 서고 그의 곁 오른쪽에 선 자는 맛디댜와 스마와 아나야와 우리야와 힐기야와 마아세야요 그의 왼쪽에 선 자는 브다야와 미사엘과 말기야와 하숨과 하스밧다나와 스가랴와 므술람이라 5에스라가 모든 백성 위에 서서 그들 목전에 책을 펴니 책을 펼 때에 모든 백성이 일어서니라 6에스라가 위대하신 하나님 여호와를 송축하매 모든 백성이 손을 들고 아멘 아멘 하고 응답하고 몸을 굽혀 얼굴을 땅에 대고 여호와께 경배하니라 7예수아와 바니와 세레뱌와 야민과 악굽과 사브대와 호디야와 마아세야와 그리다와 아사랴와 요사밧과 하난과 블라야와 레위 사람들은 백성이 제자리에 서 있는 동안 그들에게 율법을 깨닫게 하였는데 8하나님의 율법책을 낭독하고 그 뜻을 해석하여 백성에게 그 낭독하는 것을 다 깨닫게 하니 9백성이 율법의 말씀을 듣고 다 우는지라 총독 느헤미야와 제사장 겸 학사 에스라와 백성을 가르치는 레위 사람들이 모든 백성에게 이르기를 오늘은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성일이니 슬퍼하지 말며 울지 말라 하고 10느헤미야가 또 그들에게 이르기를 너희는 가서 살진 것을 먹고 단 것을 마시되 준비하지 못한 자에게는 나누어 주라 이 날은 우리 주의 성일이니 근심하지 말라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 하고 11레위 사람들도 모든 백성을 정숙하게 하여 이르기를 오늘은 성일이니 마땅히 조용하고 근심하지 말라 하니 12모든 백성이 곧 가서 먹고 마시며 나누어 주고 크게 즐거워하니 이는 그들이 그 읽어 들려 준 말을 밝히 앎이라(1-12)
본문은 유다 백성이 예루살렘으로 모여와 성전 앞 광장에서 성경을 듣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모임은 스스로 도덕적으로 살기를 원하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려는 의지를 나타냅니다.
(1) 역사적 배경(1)
8-10장 단락은 귀환 공동체의 수문(Water Gate) 앞 광장에서의 집회와 언약 갱신 의식을 다룹니다. 단락 전체의 흐름은 율법 선포(8) → 회개와 고백(9) → 언약 갱신(10)으로 성전과 성벽 재건 이후 하나님의 백성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합니다.
이 중 8장은 첫 번째 집회인 율법 낭독과 해석(81-12) 그리고 두 번째 집회인 초막절 의식(8:13-18)으로 구성됩니다. 귀환 공동체는 느헤미야를 중심으로 성벽을 재건하므로 어느 정도 안정성을 확보하게 됩니다. 이제 언약을 갱신하고 공동체 내의 회복과 부흥을 기할 단계가 되었습니다. 일곱째 달이 이르자 모든 백성이 수문 앞 광장에 모입니다(1a). 그리고 함께 모인 백성들은 학사 에스라에게 율법 낭독을 부탁합니다(1b). 특별한 점은 이 모임이 지도자들이 주도한 것이 아니라 백성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1b, ‘모든 백성이 일제히 수문 앞 광장에 모여’). 이후에도 모든 백성이라는 용어는 8장 전체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1,3,5,6,9,11,12), 저자는 이를 통해 공동체의 연대감을 강조합니다. 바벨론 포로 이후 모세의 율법은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기능을 합니다.
(2) 율법 낭독(2-6)
일곱째 달 초하루에 제사장 에스라가 수문 앞 광장에 모인 모든 사람 앞에서 율법책을 낭독합니다(2). 일곱째 달 초하루는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나팔절입니다(참조, 레위기 23:24). 백성들은 한 해를 말씀으로 시작하고자 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토라(말씀) 중심의 공동체를 세우기 원하는 귀환 공동체의 열망이 나타나 있습니다. 율법을 듣는 대상에 남자 어른뿐 아니라 여자와 아이들까지 포함되고 있는 것도 이것을 보여줍니다(2b,3). 수문 앞 광장에 모인 백성들은 새벽부터 정오까지 학사 겸 제사장 에스라가 읽어주는 율법에 귀를 기울입니다(3b). 이때 에스라는 여러 명의 조력자들(제사장들 혹은 레위인들)과 함께 나무 강단 위에 서서 율법을 낭독합니다(4). 율법 책을 펼 때 모든 백성이 일어서는 것은 전적인 순종을 다짐하는 행동입니다. 율법 낭독은 하나님께 대한 송축과 회중의 응답으로 진행되는데, 모든 백성은 동의의 표시로 손을 들어 아멘으로 화답하고, 얼굴을 땅에 대고 하나님께 경배합니다(6). 얼굴을 땅에 대는 것은 하나님께 대한 경외심의 표현입니다.
(3) 율법 해석(7-12)
에스라가 율법을 낭독할 때, 레위 사람들이 회중에게 말씀을 깨닫게 해주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강단에 에스라와 함께 섰던 조력자들은 율법의 한 부분씩 교대로 낭독하고, 열세 명의 레위인들은 율법이 낭독될 때 회중 사이를 다니면서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합니다(7). 오랫동안 고국을 떠나 살았던 귀환민들은 페르시아의 공용어인 아람어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히브리어로 기록된 율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통역이 필요했습니다. 이 역할을 레위인들이 맡았는데, 율법에서 강조한 자신들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입니다(신명기 33:10; 역대하 17:7-9; 35:3), 레위인들은 에스라가 낭독한 율법을 해석하고 백성들에게 그 의미를 깨우쳐주자(8), 백성들은 애통하며 회개의 눈물을 흘립니다(9a). 지금까지 율법의 말씀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탄식의 눈물입니다. 그렇지만 수문 앞 광장 집회가 열린 날은 나팔절로 이날은 ‘여호와께 거룩한 날’이요(레위기 23:24), ‘여호와 앞에서 즐거워하는 날’(신년축제)입니다(참조. 민수기 29:1-6; 신명기 12:12; 16:11). 여기에 근거해서 느헤미야 에스라, 레위인들은 백성들에게 여호와의 성일에 슬퍼하지 말 것을 권면합니다(9). 느헤미야는 슬퍼하는 대신 ‘살진 것’과 ‘단 것’을 먹고 공동체와 함께 즐거워하도록 지침을 내립니다(10). 느헤미야는 그러면서 그들이 슬퍼하지 말아야 할 또 하나의 이유를 제시합니다(10b). 지금은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감사하며 즐거워할 때라는 것이다. 백성들은 곧바로 깨달은 말씀을 실행에 옮깁니다(12). 이처럼 수문 앞 광장의 집회는 말씀을 듣고 깨달은 말씀을 실행에 옮기는 영적 각성 운동으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초막절 의식과 여덟째 날 성회(13-18)
말씀 생활의 열매는 실천입니다. 귀로 듣고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이 귀하지만, 실천되지 않는다면 가시떨기에 뿌려진 씨앗과 같습니다. 말씀을 실천하는 백성에게 주께서 임하시고 역사하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에스라를 통해 말씀이 선포될 때, 온 백성이 마음 모아 실천합니다.
13그 이튿날 뭇 백성의 족장들과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이 율법의 말씀을 밝히 알고자 하여 학사 에스라에게 모여서 14율법에 기록된 바를 본즉 여호와께서 모세를 통하여 명령하시기를 이스라엘 자손은 일곱째 달 절기에 초막에서 거할지니라 하였고 15또 일렀으되 모든 성읍과 예루살렘에 공포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산에 가서 감람나무 가지와 들감람나무 가지와 화석류나무 가지와 종려나무 가지와 기타 무성한 나무 가지를 가져다가 기록한 바를 따라 초막을 지으라 하라 한지라 16백성이 이에 나가서 나뭇가지를 가져다가 혹은 지붕 위에, 혹은 뜰 안에, 혹은 하나님의 전 뜰에, 혹은 수문 광장에, 혹은 에브라임 문 광장에 초막을 짓되 17사로잡혔다가 돌아온 회중이 다 초막을 짓고 그 안에서 거하니 눈의 아들 여호수아 때로부터 그 날까지 이스라엘 자손이 이같이 행한 일이 없었으므로 이에 크게 기뻐하며 18에스라는 첫날부터 끝날까지 날마다 하나님의 율법책을 낭독하고 무리가 이레 동안 절기를 지키고 여덟째 날에 규례를 따라 성회를 열었느니라(13-18)
에스라가 모든 백성에게 율법을 낭독해준 다음 날, 족장들과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 율법의 말씀을 더 깊이 알기 위해 에스라에게 찾아옵니다(13). 그리고 그들은 말씀을 읽는 중에 초막절 규례를 접하게 됩니다(그들이 읽은 본문은 아마도 레위기 23장이었을 것이다). 레위기 규정에 의하면, 초막절은 7월 15일부터 일주일간 지키도록 되어 있고(레 23:34), 초막절이 끝난 다음 날 ‘성회’로 모여야 합니다(레위기 23:36). 고대 이스라엘에서 초막절은 일종의 감사제의 성격을 지닌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절기를 지키면서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에 감사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첫 번째 감사의 조건은 1년 동안 풍성한 수확을 주신 것이다. 초막절은 가을 추수를 기념하는 절기이며, 초막절을 지킴으로 한 해의 모든 추수가 종결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초막절은 이스라엘에 가장 성대하게 지키는 절기입니다(참조, 민수기 29장: 초막절 때 드리는 제물의 양), 또 하나 감사의 조건은 하나님께서 베푸신 구원의 은혜입니다. 초막절은 광야 시절 하나님께서 베푸신 구원의 은혜를 회상하는 기간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초막절 기간 동안 아름다운 나무 실과와 종려나무 가지와 무성한 나무가지와 시내 버들을 가져다가 초막을 짓고 그곳에서 지내야 합니다(레위기 23:40-42).
에스라를 찾아온 지도자들과 백성들은 이 규정에 따라 나뭇가지를 가져다가 곳곳에 초막을 짓습니다(16a). 초막을 짓는 장소는 가옥의 지붕 위나 뜰안, 성전 뜰, 수문 광장, 에브라임 문 광장입니다(16b). 추측건대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지붕 위나 그 주변에 초막을 설치했을 것이고,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은 성전 뜰이나, 수문 근처, 혹은 에브라임 문 광장 등에 초막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저자는 백성들이 규정에 따라 함께 초막절을 지킨 일은 여호수아 때 이후로 없었던 일이라고 강조합니다(17b). 이것으로 보아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에 들어간 이후부터 줄곧 초막절 규례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특별히 본문은 여호수아 시대를 언급함으로 이 사건을 여호수아 당시 행했던 언약 갱신 의식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합니다(참조. 여호수아 5-8장). 이것은 에스라-느헤미야서가 포로에서의 귀환을 제2의 출애굽 사건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느헤미야 문맥에서는 10장의 언약 갱신 의식을 준비하는 기능을 합니다. 18절은 에스라가 초막절 기간 동안 매일 모세의 율법책을 백성들에게 낭독했음을 언급하는데, 이것은 면제년의 초막절 언약 갱신 의식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입니다(참조, 신명기 31:10-13), 백성들은 끝으로 규례에 따라 일주일 동안 초막절을 지키고 여덟째 날 성회를 연다(참조, 레위기 23:36).
율법을 존중하는 일에 지도자와 백성들 모두가 뜻을 같이합니다. 주석가들은 이 모임이 성전에서 제사장들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수문 앞 광장에서 백성들이 주도하여 율법학자 에스라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모임이라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이후로 종교 생활의 축은 제사에서 율법으로 옮겨지게 됩니다. 귀환 공동체는 수문 앞 광장의 말씀 부흥을 통해 ‘토라 공동체’로서 기초를 다지게 됩니다. 예루살렘 성전이 제의의 중심인 것처럼 율법(토라)은 귀환민들의 삶과 정신에 있어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 것입니다.
말씀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말씀을 경외하고, 열린 마음으로 말씀을 받고 배우며, 깨달은 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진정 말씀의 사람입니다. 우리 자신과 교회의 모습이 그러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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