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에코 챔버’(echo chamber) 현상에 빠진 것 같다. 위기에 몰리자 유튜브나 소셜미디어(SNS)를 보면서 심리적으로 편한 곳으로 도망치고 싶었던 것 같다.”
일본 자위대에서 정보전에 잔뼈가 굵은 마쓰무라 고로 전 통합막료 부장(한국의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12·3 내란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의 상황을 9일 이렇게 풀이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그는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전) 야당의 예산안 부결과 주요 각료 및 정부 고위직에 대한 탄핵 등 정치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며 “자신을 지지하고 반대 세력을 극단적으로 깎아내리는 목소리가 듣기 편하자 결국 거기에 빠져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이 실패한 뒤 7일 대국민 사과 담화를 들어보면, 윤 대통령도 ‘3일밤의 자신’이 이상했다는 걸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실제 앞서 지난 7일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국정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의 절박함에서 비롯되었다”며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하여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습니다 (…) 제2의 계엄과 같은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불과 나흘 전에는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다”거나,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한 바 있다.
마쓰무라 전 부장은 상식을 넘어 위헌적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의 태도를 ‘에코챔버 현상’에 빠진 것으로 풀이했다. 이 현상은 개인의 특정 신념이나 자신이 좋아하는 정보와 일치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수용·소비하고, 다른 의견들을 배척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빠져드는 현상을 무한 반복, 강화하는 모습을 말한다. 마쓰무라 전 부장은 “한국의 정부·여당 내부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을 텐데, 윤 대통령이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는 목소리만 듣게 된 것”이라며 “비상계엄에 관해서도 정부에서 토론조차 없이 반대의견을 밀어부친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윤 대통령이 극우 성향의 유튜버들의 방송을 자주 봤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물음에 “에코챔버 현상은 이미 일반인들에게 일어나고 있지만, 정치 지도자들 가운데서도 비상계엄 선포가 가능한 대통령에게까지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건 무서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정치적으로 ‘에코 챔버’ 현상은 특히 양당제 국가에서 더 심화하기 쉽다고 한다. 좋고 나쁜 감정 대립 사이에 중간이 없고, 양쪽 진영이 극단 대립을 하면서 이를 견디지 못한 이들이 감정적 피난처를 찾다가 ‘에코 챔버’ 안에 빠져들게 된다는 것이다. 마쓰무라 부장은 ‘윤 대통령이 왜 이런 정신 상태에 빠지게 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윤 대통령의 경우, 이런 감정적 대립을 (정치인으로서) 이용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감정적으로 움직이는 상황에 빠져들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한국의 혼란을 보면서 (에코 챔버와 같은) 현상이 정치권에 확산하는 것은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회적으로 어떻게 대응해나갈 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첫댓글 글쎄 성격이 그런걸 그런 상태가 되는걸로 말하믄 접근이 다른거 아닐까 ㅋㅋ
환경탓하는 건디
각종 사회 이론이나 철학, 심리로 왜 그랬을까 생각하는 것이 무력화되는 것 같습니다...
@물라 ㅎㅎ
에코챔버현상이란
개념도 있네요 ㅎ
뭐든지 일어난 결과를 보고난 뒤
그 원인을 유추한 지라~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