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만난 함중아 씨는 멋진 중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혼혈가수로 알고 있지만 하얀 피부에 특이한 얼굴 모습으로 마치 혼혈가수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음 어릴 때 배가 고파 혼혈인 아이들을 보호해주는 고아원 생활이 그를 혼혈인으로 각인되었고, 이후 함중아와 양키스 라는 그룹사운드로 활동하면서 더욱 혼혈가수로 알려지게 되었다.)
B 점주와 룸살롱에서 만난 이후 B 점주는 함중아 씨와 각별한 사이로 필자가 노래를 기가 막히게 잘한다고 칭찬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했다고 말했다.
정말 창피스럽고, 부끄러운 나는 쥐 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평소에 함중아 씨의 노래를 좋아하다 보니 몇 곡 불렀던 것 뿐인데...
우리들은 차를 마신 후 곧장 함중아 씨가 운영(?/실제 사장은 따로 있고 속칭 바지사장으로 알고 있음)하고 있는 수영 로타리에 위치하는 나이트클럽 ‘마이다스’로 향했다.
그곳은 함중아 씨가 운영하는 나이트클럽으로 밤12시부터 새벽 2시까지 자신의 밴드와 공연을 해주던 곳으로, 당시 부산에서 유명하기로 손꼽히는 나이트클럽이었다.
매일같이 초저녁부터 사람들로 붐볐고, 주말은 사전에 예약을 안하고는 입장하기도 어려울 지경이었다.
필자도 이전에 친구들과 회식 후 몇 번 가봤기에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깜깜한 홀에 불이 들어오고, 함중아 씨는 나에게 무대로 올라오라고 손짓했다.
무대에 오르자 그의 대표곡인 ‘안개 속에 두 그림자’ 음악을 MR(녹음 반주 곡)로 틀어주면서 불러보라고 부탁했다.
그토록 좋아하던 가수이자 팬의 한사람으로서 레전드 가수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니, 난 두근거리는 심장을 누르면서 어떻게 불렀는지조차 모르게 노래가 끝이 났다.
노래가 끝나자, 긴장을 많이 했다며, 물 한 모금 마시고, 다음 곡 ‘내게도 사랑이’를 불러보라고 했다.
물을 한잔 마시고 나니 좀 진정 되는 것 같아 이번에는 자신 있게 불렀다.
노래가 끝나고 박수를 치면서 칭찬을 했다.
비염이 들어있어 나와 음색이 비슷하다며,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해서 회사 전화번호를 주고 그 자리를 빠져 나왔다.
며칠 후, 함중아 씨는 필자에게 한번 만나자고 연락을 취해왔다.
만난 자리에서 자신은 전국각지에서 공연스케줄 때문에 ‘마이다스’에서 공연을 못할 때가 종종 있다며, 어렵지만 그때는 대신 노래 몇 곡만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깜짝 놀란 나는 실력도 없는 제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 며, 함중아 씨의 명성에 먹칠 한다고 결사 거절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함중아 씨는 노래 실력은 영 형편없는 것은 아니니까 괜찮다고, 그 시간대 사람들은 술에 취해 있어 잘 모르고 만에 하나라도 기계로 음을 맞춰 주니까 염려 안 해도 된다는 말에 내가 그토록 좋아하던 가수인데 거절한다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할 수 없이 승낙하고 말았다.
다른 부탁이었다면 무엇이든지 들어 줄텐데, 마음은 다해드리고 싶지만 노래를 불러라는 말에 난 걱정이 먼저 앞섰다.
이후 약 3~4 차례 무대에서 노래를 불렀고, 그런 이유로 몇몇 사람들로부터 가수로 알려졌다.
지금 생각하면(본인의 실력도 모르면서 남들의 칭찬에 마치 유명가수라도 된 것처럼)상당히 무식하고 오만방자한 모습이었기에 지난날이 후회스럽기도 한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또 다른 거래처 사장들이 술 한잔 하자고 연락이 왔다.
이번에도 처음 경험하는 ‘가라오케’ 라는 곳으로 안내되었다.
‘가라오케’는 일본어 ‘가라〔空〕’와 영어 ‘오케스트라(orchestra)’의 합성어이다. 그러므로 ‘가라오케’란 악단이 없는 가짜 오케스트라, 즉 무인 오케스트라라는 뜻이다. 노래 반주만을 녹음하여 그것에 맞추어 노래하기 위한 테이프나 디스크, 또는 그 연주 장치를 가리킨다. 원래는 녹음 관계 용어로서 동시녹음의 반대말로 쓰였다.
이후 일본에서 수입된 기계식 가요반주를 ‘가라오케’라 하는데 1980년대 이후 부산 유흥가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져나갔으며, 오늘날은 노래방이라는 신종 업종을 통해 다양화되고 있다.[지식백과사전 퍼옴]
홀에 들어서자 커다란 가운데가 비어있는 원탁이 있었고, 원탁 주위로 손님들이 앉는 의자가 늘어섰으며, 비어있는 원탁 가운데는, 음악 반주기를 조작해 주기 위한 DJ아가씨가 자리하고 있었다.
손님들은 기본(맥주 5병+ 안주 2(마른안주와 과일)을 시켜놓고 노래를 부를 준비를 한다.
그러면 DJ아가씨는 노래책(옛날 초등학교때 음악 교과서 처럼 생긴 책으로 번호(A-12번, B-17번 등이 적혀있다)을 건네주면 자신이 부르고 싶은 노래를 말하면 DJ는 선반에 있는 테잎(대형 트럭에 주로 장착되어 있는 4곡만 수록되어있는 대형 테잎)을 빼고선 기계에 넣고 스타트 스위치를 누른다.
웅장한 음악 반주는 50~60인조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생생한 음악이 귓전을 울리면 노래를 신청한 사람은 그 자리에 앉거나 서서 노래책만 보고 부른다.
노래책에는 악보도 없고 단지 가사만 인쇄되어 있어 왠만한 실력이 없고는 음정 박자 다 놓치기 일쑤였다.
요즘 노래방 기기는 가사 자막도 나오고 특히 노래가 진행될 때마다 자막에 표시가 되어 어지간한 사람도 노래를 부를 수 있어 편리하다.
다시 말하면, ‘가라오케’에서 노래를 부르면, 당시 TV에서 방영되던 음악 프로(가요 탑텐, 인기가요 청백전, 10대 가수, 쇼쇼쇼 등)의 반주처럼 마치 가수가 된 것처럼 흥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고, 다른 손님들로부터 박수를 받는 사람은 이미 노래 실력이 뛰어남을 인정받았다.
또한 DJ 아가씨가 노래를 잘한다고 한 곡 더 불러달라며 신청하는 날이면 술값을 전부 내주어도 하나도 아깝지 않은 분위기였다.
난 이 시대에 ‘가라오케’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었다.
보통 친구들과 1,2 차를 간 후면 꼭 혼자서 들리는 곳 중 하나가 ‘가라오케’ 였으며, 돈은 그다지 필요치 않았다.
노래 한 곡을 부르고 나면 손님들 대부분이 합석하자며, 노래를 불러달라고 요청했고 그날 술값은 자동적으로 다른 손님이 계산을 해 주었기에 무척 대우받는 기분에 사로 잡혀있었다.(젊은 날 치기 어린 철부지 노릇이었지만)
아무튼 필자는 그렇게 젊은 날 유흥의 매력(?)에 빠져 몇 년을 그렇게 보내고 있었다.
9부 인생의 전환점이 된 사건(정든 회사를 떠나다)
첫댓글 그렇게 젊은 날 유흥의 매력(?)에 빠져 몇 년을 그렇게 보내고 있었다.
ㅋ ㅋ
저는 결혼 전에 교회 친구들과 노래방 갔었습니다.
그리고 죄지었다고 회개기도 했던 기억이있습니다.
헉!
노래방 갔다고 회개 한다면...
제가 아는 어떤 목사님들은 노래방에 잘도 가더만...
어쩌지요
전 아마도 지옥에 떨어질듯요
회개는 수 만번도 더해야 할 듯요
인생 터닝포인트가 이제 시작됩니다.
기대하셔도 좋을듯
ㅋ ㅋ ㅋ~~
인생 터닝 포인트~~
학수고대 하겠습니다. 국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