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의 역사
반도체 산업의 기본 소재가 되는 반도체의 개발은 일찍이 1839년 M.패러데이의 황화은(黃化銀) 실험에서 비롯되지만, 오늘날 반도체 산업의 중심이 되고 있는 원소반도체(元素半導體)의 재료인 실리콘(Si)의 공업적 이용이 시작된 것은 1939년경부터이다. 또 현대식 반도체산업의 시작은 48년 게르마늄(Ge)으로 된 점접촉형(點接觸型) 트랜지스터가 W.쇼클리에 의해서 발명되고, 51년 합금형 접합(接合) 트랜지스터가 미국에서 실용화되는 등 반도체소자 개발이 급진전을 이룬 데서부터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전기통신기술의 일부 기초로서 발전해 온 전자 기술이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하여 모든 산업으로 확산·응용되어 일상생활과 직결되기에 이르렀으며, 사회환경을 변혁시키는 단계까지 이르고 있다. 즉, 반도체산업은 전자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반도체산업의 중심인 반도체소자의 제작은 초고순도(超高純度:불순물량 약10-10)의 균일한 단결정을 얻고, 그 속으로의 불순물 첨가를 확산(擴散:diffusion) 등의 방법으로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 섬세한 도형을 작은 반도체 박판(薄板) 표면에 사진식각(寫眞蝕刻)시키는 기술 등 정밀한 생산기술과 시설 등의 뒷받침을 필요로 한다. 또 이들 공정에서 사용되는 용수(用水)와 자재(資材)도 매우 순도가 높아야 하며, 공정과 작업환경도 극도로 정밀하게 제어 조절되어야 한다. 반도체소자 제작공정에서 쓰이는 물질의 순도는 특히 전자급(electronic grade)이라 하여 구별한다.
가. 반도체 재료
전자기기에 진공관 등의 전자회로소자 대신 반도체산업의 중심 대상인 반도체전자소자, 예를 들면 다이오드나 트랜지스터 등을 사용하면 전자제품의 크기와 무게가 크게 감소되며, 소요전력의 절감, 신뢰성의 증진이 이루어지고 수명이 반영구적으로 된다. 또 관련 부품의 소형화, 작업성의 향상, 불량품의 감소, 제조 인건비의 절감 등도 이룩할 수 있어 전자기기의 반도체화(半導體化)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한편, 반도체 소자의 기능이 점차 인간의 두뇌 세포의 기능에 가까운 동작을 할 수 있게 되어 가고 있어, 이것으로 매우 복잡·정교한 전자기기의 구성이 가능하다. 이 같은 반도체소자를 취급하는 반도체산업은 여러 산업 중에서도 부가가치율이 높은 것의 하나로, 고도로 기술 집약적이며, 성장속도가 빠르고 자원이나 에너지가 적게 드는 산업이다. 그 반면 큰 시설과 연구개발투자가 소요되어 기업적으로 위험 부담률이 비교적 큰 산업이다. 소재면에서는 개발 초기에는 트랜지스터를 비롯하여 많은 반도체소자가 게르마늄(Ge)으로 되어 있었으나, 1954년경부터는 실리콘 반도체가 반도체재료의 주축을 이루게 되어 반도체산업은 실리콘 산업이라는 인식을 주고 있다.
나. 반도체 전자회로소자
1950년대 중반부터 급격히 일어나기 시작한 우주개발과 미사일 등 새 군용기기의 발전으로 반도체산업은 이들과 직결되어 소형·경량의 고신뢰성 전자부품의 필요성으로부터 본격적인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microelectronics:超小型電子技術)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즉 트랜지스터 등 개별적 반도체 소자들은 다른 전자회로소자들과 더불어 집적회로(集積回路:integrated circuit/IC)의 형태로 시스템화되었고, 반도체 산업은 집적회로 중심으로 변모하였다.
1961년에는 10개 정도의 트랜지스터를 한 개의 IC에 집적시킨 종합회로가 출현하였으며 70년대에 접어들면서 대규모 집적회로(large scale integration:LSI)가 개발되자 반도체 산업은 LSI를 중심으로 급속히 발전하여 여러 고밀도의 기억기능(記憶機能)을 가진 기억소자, 마이크로 프로세서(microprocessor: 1971년 최초 개발) 등의 새로운 반도체 소자를 생산하게 되었으며, 그들의 응용기술이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즉, LSI의 발달에 따라 반도체 산업에서의 소프트웨어 (software:응용과 활용기술)의 비중이 더욱 커졌다. 한편, 46년을 전후하여 급속한 발전을 보인 컴퓨터산업은 반도체산업의 발달로 크게 변모되었으며, 오늘날의 컴퓨터산업의 성황을 가져오게 하였다. 70년대 말에는 초대규모 집적회로(very large scale integration:VLSI)라는 새로운 형태의 집적회로가 개발되어 전자기기의 집적회로화는 더욱 촉진되었고, 앞으로는 전자기기의 일부를 집적회로화하는 IEC(integrated equipment component)로 발전할 추세에 있다. 에너지와 관련된 분야에서는 SCR(semiconductor controlled rectifier 또는 silicon controlled rectifier) 등의 전력 제어용 반도체소자 외에 태양광(太陽光)에 의한 소규모 또는 대규모의 직접발전(直接發電)을 위한 태양전지의 생산과 응용에 관련된 산업도 반도체산업의 일부로서 크게 부상되고 있다. 실리콘 이외의 화합물 반도체 재료의 발달로 수광소자(受光素子)·발광소자(發光素子) 등 광전변환소자(光電變換素子)와 레이저(laser) 등을 중심으로 하는 옵토일렉트로닉스(optoelectronics:光電子工學) 부문도 65년 이래 반도체산업에서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근래에는 옵토일렉트로닉스의 전자소자를 포함한 회로와 시스템을 직접회로화 하려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어 반도체 산업의 분야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다. 반도체 산업의 메카
반도체 산업은 세계적으로 급진적인 발전을 하고 있는데, 현재 중심을 이루고 있는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 동남지방(Silicon Valley:전세계 생산량의 25 %를 생산), 미국 텍사스주(州) 댈러스 평원(Silicon Plane:전세계 생산량의 15 %를 생산), 일본의 규슈지방(Silicon Island:전세계 생산량의 10 %를 생산) 및 영국 스코틀랜드 동쪽 에든버러(스코틀랜드 실리콘글렌: 유럽 생산량의 20 %를 생산) 등이며, 세계 각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을 위한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의 반도체 산업은 소프트웨어 기술과 새로운 반도체 재료의 개발에 크게 의존할 것이다. 반도체 산업에 있어서 미국보다 후발국인 일본은 1951년에 다이오드를 개발, 그 후 계속 해외기술도입에 의존해 왔으나, 79년 VLSI를 개발하여 미국을 앞지르기에 이르렀다. 한국의 경우 66년부터 주로 페어차일드사, 모토로라코리아(주) 등 외국인 업체에 의해 반도체소자의 노동집약적 국내조립이 시작되어 70년에는 아남, 삼성, 금성사 등이 이 분야에 참가하였고, 74년에는 한국반도체(삼성반도체통신의 전신)가 트랜지스터를 시험생산하였다. 77년에는 삼성전자가 LSI를 생산하여 국내 공급체제를 갖추었고, 81년에는 컬러 텔레비전용 집적회로를 개발, 생산하였다. 80년에는 한국전자(주)·금성반도체(주) 등에서도 기술집약적인 반도체소자 공업(웨이퍼 가공)이 시작되었다. 특히 93년에는 반도체산업 경기의 피크와 엔고현상 등으로 대외수출이 증대하여 성장이 두드러졌다. 그동안 생산의 50 % 이상을 차지하였던 조립반도체 비율도 36 %로 낮아졌으며 질적인 성장도 가져왔다. 미국의 VLSI리서치사(社)가 발표한 93년 반도체 잠정 매출 순위에서 삼성전자(주)가 30억 9000만 달러로 8위를 차지함으로써 최초로 한국업체가 세계 10대 반도체 업체에 속하게 되었다. 한국의 반도체 업체들은 산, 학, 연(産學硏)이 삼위일체가 되어 기술개발에 협력하고 있으며, 94, 95년에는 16M D-RAM 의 수출이 호조를 이루어 국가경제에 막대한 이익을 남겼으나 96년에는 반도체가격의 하락으로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97,98년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장한 우리의 반도체 기술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관련업체에서는 주문형 반도체·마이크로프로세서 등 비기억소자 분야에까지 영역을 넓혀 생산 다각화하는데 좀더 역점을 두어야 할 것 같다.
2. 진공관 발견의 역사
가. 역사
1884년 미국의 에디슨은 백열전구를 연구하면서 진공 속에서 전류가 흐르는 것을 발견하였으며(에디슨 효과), 이 발견을 기초로 하여 영국의 J.A.플레밍이 기체를 빼낸 유리공 속에 백열전구와 같은 필라멘트와 2개의 금속판 전극을 넣어 2극진공관(밸브라 했다)을 발명하여 무선전신의 검파(檢波)에 이용했다. 1906년에 미국의 드 포리스트가 2극진공관에 또 다른 전극을 삽입하여 전자의 흐름을 제어하도록 하는 3극진공관을 발명하였다(당시에 Audion이라고 불렀다). 이후에 3극진공관의 결점을 보완한 4극관, 5극관 등이 차례로 발명되었고, 그 외에도 여러 목적에 따른 진공관들이 발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