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 데쓰카페, 오늘부터 판타지 다녀오다.
2023년 2월 10일과 11일
1박 2일, 30시간의 여행을 다녀왔다. 4시간 운전하고 해성의 집에서 7시간 잤으니, 사람들과 이야기 나눈 시간은 19시간이다. 어쩌면 후딱 지나칠 수 있는 짧은 시간인데, 마치 한달 이상의 여행처럼 긴 여운으로 남을 것 같다. 어깨 치료차 동행한 양자형 님은 들뜬 목소리로 몇 번이나 “이런데 데려와 주어 고맙다.”고 말했다.
2월 10일 오후 5시40분 출발.
산청으로 가는 차 안에서, 데스카페에 대한 이야기와 유전자키에 대한 사전 설명을 해드렸다.
그 짧은 시간에 경험한 여러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
2월 10일 오후 7시30분 도착
첫 번째 공간은 오늘부터 판타지 글쓰기 모임이다. 매주 금요일 7시 글쓰기 모임을 한다고 해서 몇 달 전부터 참여하고 싶었는데, 마음의 바람은 언젠가는 그대로 이루어지는구나.
글쓰기 공부 중, 해랑 님의 말씀은 언제나, 생기있게 잘 살아가게 하는 천사의 소리로 들려온다.
“언어가 가진 힘이 있다. 어떤 진동이 있다. 며칠 전에 어쩐지 가슴이 아팠다. 그것을 묵상했다.
가슴이 아프다. 슬픔 때문인가? 안타깝다. 아쉽다. 적절하게 표현하는 말이 무엇일까? 남편과 이야기 나누었다.
아~쉽다. 아~안~타~깝다. 말에는 어떤 기운이 있다. 의미가 와 닿을 때 눈물이 난다. 아~아~아깝다. 그 말의 에너지가 나에게 오는거라. 그 에너지를 느끼면서 눈물이 나면서 가슴 아픈 그것이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말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초월하면 생각하지 못한 것을 보게 된다. 오늘부터 판타지에서 데쓰카페를 하는 것은 내 세계를 저 너머로 보내는 것이다. 에너지를 확장하는 것, 나의 염원, 나의 상태에서 보내야겠다. 아무 말이나 하는 것이 좋다.”
글쓰기 모임 참여자의 삶이 깃들어 있는 듯한, 회한이 깃든 말도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요즘 유튜브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연속해서 봤다. 강아지를 데려와서 돌보는 프로그램이다. 강아지가 변해가는 눈빛을 보았다. 처음에는 두려움이 가득하다가 씽어주고 먹을 것을 주고, 돌봄을 받으며 차차 안정되고 사랑받는 느낌이 되었다. ‘마음씀’ 그 눈동자를 보면서 떠오른 단어다. ‘마음씀’ 나는 왜 그동안 마음씀을 못했는지.
알 듯 모를 듯한 이야기를 듣다가 굽이굽이 산골짜기 해랑님의 집으로 갔다.
순천은 봄날 같았는데, 산청은 전날 20센티 정도의 눈이 와서 곳곳에 하얗게 쌓여있었다. 굽이굽이 산길을 접어들어 해랑 님 집은 언제 가도 딴 세상 같다. 우리의 숙소는 대여섯평 남짓의 집, 작은 황토방에 군불을 어찌나 많이 지폈는지 등에 몸을 누일 수 없을 만큼 뜨거웠다. 문풍지 사이로 바깥 불빛이 은은하게 들어왔다. 나무 사이로 비추인 달빛은 그대로 잠들 수 없게 했다. 마음은 설레인데, 다음날 유전자키 집중해서 듣고싶어 곧 잠자리를 청했다.
2월11일 오전 6시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 마자 방밖으로 나갔다. 바깥으로 나가니 여전히 달빛이 가득하다. 잠시 처리할 업무를 하고 함께 간 선생님과 해강나무에 오른다. 맨발로 가려고 했으나, 발이 시려서 가다가 포기할까 싶어 신발을 신었다. 눈밭에 미끌어질까봐 한발한발 천천히 걸었다. 전날 내린 눈은 세상의 풍경을 바꾸어 놓았다. 이 계절의 마지막 눈 풍경을 하나하나 음미하며 천천히 걸었다. 아직 어두웠지만 달빛이 비추어주는 길은 걸을만 했다.
함께 걸은 선생님의 감탄사가 이어진다.
“아~ 이런데 데려와 줘서 너무 고마워요~”
30년 전, 추억에 가득한 강원도의 어느 산길 같다며 기뻐하는 소리다. 내 마음도 함께 들뜬다.
천천히 기도하듯 오르는 언덕의 해강나무
해강나무는 언제나 사람을 특별하게 맞이해 주는 것 같다.
“나는 꿈꾸는 자이니, 한번도 깨어보지 못한 삶이라는 꿈을 깨러 간다.”
어둠 속에서 돌에 새겨진 글의 보고 또 나무 가지 하나하나를 바라본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하늘로 뻗어나는 나뭇가지들이 마치 해강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해강은 저렇게 살다가 저 너머의 세상에서도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구나. 여전히 이곳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는구나.
눈쌓인 산청의 숲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해강나무가 있어서 더 그럴까?
해강의 시를 다시 보기 위해 부엌으로 갔다.
둘 다 아침을 먹지 않은 습관으로 그냥 나오려는데 커피와 사과라도 먹고 가라고 하신다. 커피 마시며 유전자 키를 보고 나오려는데 미역국 향기가 몸에 파고든다. 김치와 장아찌, 미역국을 먹는데, 멸치육수에 끓인 미역국이 난생처음 맛본 듯 좋다. 산속에서 먹는 맛이란 이런 것이구나. 정성으로 환대하는 가족들이 참 고맙다.
2월 11일 오전 9시 30분
산청 매화한의원으로 움직였다.
어깨통증을 치료하고 싶었던 동행한 선생님은 침을 맞고 춘화요법을 하고, 심지어 비만을 해결하기 위한 디톡스 약을 구매했다. 자기 몸을 들여다보게 도와주는 의사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따라 가보려는 마음, 나는 옆에서 말하는 내용을 들으며, 저토록 열성을 다해 타인이 회복되기 바라는 구나~ 싶어 고마웠다. 깐딱했으면 내가 약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깜박 잊고 함께 구매할 뻔~! 세시간 정도 매화한의원에 머물며 몸 전체에 대한 지혜의 길을 들은 것 같다. 마침 장날이라서 손님이 아주 많았는데도, 바쁜 걸음으로 종종거리며 환자를 돌보다가 수시로 우리에게 정성을 보냈다. 그도 부족하여 밥을 먹고도 이야기는 이어졌다. 동행한 선생님은 매화한의원 서보견 원장님의 한마디 한마디가 마치 빛이 자기를 비추어주는 느낌이었다고 말한다.
2월11일 오후3시
데쓰카페 오늘부터판타지-유전자키, 유전자키 묵상한 이야기는 다 담을 수가 없다.
해성의 페이스북 글로 대신한다.
"데스카페했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유전자 키와 그림자 묵상. 인생의 일, 진화, 광휘, 목적 중 각자 묵상하고 싶은 괘의 그림자를 묵상했습니다. 다소 어려운 주제였는데 참여자들의 집중도가 높아서 좋았습니다.
유전자 키 골든패스는 탄생시 각인된 각자의 특정한 그림자 패턴을 허용, 수용, 포용함으로써 그림자를 선물로 변형시키는 과정입니다.
저는 올해 1월 1일부터 골든패스를 시작해서 지금은 지구가 있던 자리인 63번 유전자 키(주역에서는 기제괘)를 묵상하고 있어요.
63번 유전자 키의 그림자는 의심(doubt)이랍니다. 의심이나 의혹으로 옮길 수 있겠죠. 이 유전자 키의 선물은 연구, 시디는 진리예요. 의심과 연구, 진리는 같은 하모닉스 안에 있는 다른 주파수라고 봅니다. 석탄과 흑연, 다이아몬드와 같은 관계랄까요.
'의심? 나한텐 그런 건 없어' 라고 부정하지 않고 의심이라는 이슈가 내 삶에 존재할 수 있음을 일단 허용하고, 의심이 일상에서 어떻게 모습을 드러나는지 관찰하고, 그 존재를 수용합니다.
저는 의심병 환자예요. 이 의심은 간단히 표현하면 이런 거예요. "정말 그럴까?" "진짠가?" 저는 매사 그런 생각을 합니다. 누가 진심어린 고백을 해도 선의의 거짓말이 아닐까 의심을 해요. 누가 날 칭찬해도요, "진짠가?" 라고 생각하죠..
근데 진짜로 의심을 끝까지 추구해보면요, 이 의심이란 거 자체를 의심하게 되거든요. 자기 의심을 의심해보는거죠. "의심이 과연 타당한가?" 이런 의문은 끝이 없죠. 답이 있겠어요? 쾌도난마 하는 거죠.
오늘 데스카페에서 한 작업은 그런 거였어요."
#시작하며-안녕 소중한 사람- 영화 이야기를 해주셨다.
죽음이 선고된 사람이 어떻게 사고하는가?
이 순간을 살고 싶어 한다.
서구 사회는 죽음이 논의되지 않는다.
죽음이 우리 삶 속에 있지 않은가?
죽음이 완성이라면 우리의 일상에서 특별하지 않게 이야기하면 좋겠다는 취지로 영화를 만들었다.
#명상
이번 지진으로 인해 20만명 정도가 죽을 예정이라고 한다. 몇 달 전 이태원 사건도 있었다. 사람들은 갑자기 생각도 않고 죽음 너머로 가버리면 어떻게 하나? 거기서 그대로 끝나는 것일까? 죽음 너머로 기운을 보내는 묵상, 명상을 하면 좋겠다. 언젠가 우리 모두 죽음 이후로 간다. 남은 에너지를 그쪽으로 보내놓는 것이 미리 투자해 놓는 것이 아닌가? 무한한 세계와 연결시켜 주는 다리 같은 것이다.
#유전자키 묵상-설명
그림자 상태를 그림으로 그리며 묵상하다.
나의 그림자를 묵상하며
나의 그림자는 격정, 갈등, 허영심, 막연함이다.
내가 하는 일은 막연하고, 허영심에 차서 움직이며 서로 맞지 않아 갈등하고 격정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 안에서 나는 때때로 묘하게 선물을 맛보기도 한다.
일상에서 명상을 꾸준히 할 때 좀 더 이상적인 모습이 떠오르고, 사람들 안에 깃든 특별함을 바라볼 수 있다. 인간애라는 선물로 필요한 사람들을 서로 연결한다. 그럴 때 나는 연민으로 가득하고 빛으로 가득하고, 평화롭고, 순수한 상태다.
그러나 이 모든 상태가 연속선상에 있어서 자칫 그림자 상태에 빠질 수 있다.
그리하여 나는 매일 몸과 마음을 돌보는 양생공으로 명상하고 오늘의 글집, 주역놀이, 유전자키를 묵상하며 순간순간을 흥미롭게 살아간다.
아~내가 이토록 다차원의 상태를 거닐며 사는구나~!
이런 언어의 체계를 알게 되어 기쁘고 놀랍다.
질문과 이야기
Q 묵상을 왜 하나요?
A 시디(진정한 선물, 깨달음의 상태), 선물, 그림자가 하나의 상태다. 예를 들면 탄소는 석탄의 모습, 흑연의 모습, 다이아몬드의 모습도 있다. 다 탄소다. 음악으로 치면 가온도, 중간도, 높은도가 있다. 주파수가 다른 것이다.
54번키 탐욕-열망-승천, 탐욕은 무언가 모으고, 열망은 더 높은 곳으로 오르는 것이다. 보통 사람은 그림자 상태를 산다.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그림자 상태다. 보통은 그림자를 무시하거나 피한다. 그러나 유전자키에서는 나에게 탐욕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허용한다. 일상에서 탐욕이 어떻게 드러나는가를 묵상한다. 나에게 탐욕이 있구나. 탐욕에 의해 이런 일이 일어났구나. 그러면 선물을 받는 상태가 된다.
Q 주파수는 무엇인가?
A 우주의 본질은 파동이다. 파동은 주파수를 가지고 있다. 주파수가 높을수록 공명하는 파동의 수가 많아진다. 만약 주파수가 3이면 3의 배수에 공명한다. 그 외 주파수에서는 공명을 안한다. 그림자와 선물은 본질이 같다. 유전자키 묵상은 그림자 묵상이다. 두려움에 근거한 생존, 뭔가 두려워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두려움을 직면하는 것이다.
그림자 상태를 허용, 인정, 수용하면 선물을 받게 된다.
철학적으로 보면 빛을 쏘면 그림자가 사라지고 다이아몬드가 빛을 발하는 것이다.
2월 11일 오후 8시 산청에서 출발하다. 차안에서 이틀 동안의 일을 돌아보며 하염없이 이야기 나누다가, 앞으로 카톡방을 만들어 일상을 성찰하는 글쓰기 이어가기로 하다.
첫댓글 죽음 카페, 글쓰기 카페, 인생 카페... 모든 것이 사람들의 관심사이네요. 결국은 '나'와 '너'에 대한 관심과 '나'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묵상과 이야기 묘한 조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삶도 죽음도 성찰이 필요하니 글쓰기가 필요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