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고해(苦海;고통의 바다)다. 행복을 쫓아가지만 고락(苦樂;괴로움과 즐거움)이 끝없이 반복되는 고통의 바다를 헤엄쳐가는 것이다.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그 결혼이 괴로움의 원인이 되고, 자식이 생겨서 좋아했는데 그 자식 때문에 괴로움이 생기고, 이렇듯 인생은 즐거우면 괴로움이 따르고 괴로웠다가 또 즐거워지는 고락의 연속이다. 인생의 고해를 후회 없이 지나가려면 첫째 나를 알아야 한다. 두 눈 뜨고도 못 보는 것이 자기 얼굴이듯 인생에서 진짜 소중한 것,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열심히 살아간다. 무엇이 소중한지도 모르고 하는 열심은 결국 가치 없는 헛된 열심이 된다. 그러니 우리는 즐거울 때든, 괴로울 때든 잠시 멈추고 자기 마음을 들여다봐야 한다. 다음으로 인생은 짧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나고 보면 너무나 짧다. 고난의 시간이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아도 죽음 앞에서 돌아보면 찰나의 순간이다. 사는 게 너무 힘들고 괴롭다면 훗날 죽음의 순간을 상상해보라. 어떤 사람이 너무 미워도 죽음 앞에 서면 못해준 것만 생각난다. 이 세상 모든 것과 결별해야 하는 죽음은 지금 겪는 고난을 사소한 것으로 보이게 한다. 영원히 지속되는 고락은 없다. 즐거움도 괴로움도 다 지나간다. 즐거울 땐 짧은 즐거움을 겸손함으로 즐기고, 괴로울 땐 ‘잠깐’의 고난일 뿐임을 기억하자. 인생은 모진 세파를 그저 견디며 살아가는 것이다. 견뎌낸 고난이 클수록 평안도 크다. 그 이유는 죽음이 다가 올 때 자신을 그토록 힘들게 만들었던 삶의 짐이 오히려 자신을 살게 하는 힘이었고 행복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이다. 우리는 잘 나갈 때 한없이 기고만장하고 못 나갈 때 한없이 쪼그라드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즐거움이 괴로움의 씨앗이 되고 괴로움이 즐거움을 잉태한다. 그러니 잘 나갈 때 두려워하고 못 나갈 때 감사해야 한다. 교만에 넘어지지 않고 낙담에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다. 그것이 고락의 끝없는 윤회 속에서 누리는 살아서의 극락이다. 잘 산다는 것은 결국 잘 견디는 것이다.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