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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의 양자 공부' 책을 교보문고에 주문해 놓고 도착하기 전 사전 지식을 쌓기 위해 김상욱 교수님의 너튜브 강의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 어렵습니다.
김상욱 교수님의 말로 위안 삼아 봅니다.
'양자 역학은 어렵다. 이 책을 읽으며 어렵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면 뭔가 잘못된 것이다. 간혹 양자 역학을 한 번에 술술 이해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다. 그렇다면 이론 물리학을 전공하거나 정신 병원에 가야 한다. 대개는 후자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세상의 모든 것은 원자로 되어있다는 것이다.
이 원자의 크기는 우리 눈에 눈에 보일까 말까 하는 모래알 하나조차 50,000,000,000,000,000,000개의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 원자를 사람 눈으로 보려는 것의 비유적 표현으로 지구가 500원 동전 크기만 하게 보일 때까지 우주로 날아가 거기에서 맨눈으로 아마존 숲속에 떨어져 있는 500원 동전을 보려는 것과 같다.
이전 책들은 읽으면서 중간중간 부분들을 발췌하여 포스팅을 했었는데 이 책은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어려워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만을 올린다.
어려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양자의 수박 겉모습이라도 본 듯한 느낌이라 좋다.
1. 프롤로그 - 모든 것은 원자로 되어 있다.
영화 「터미네이터」에 보면 과학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암울한 미래가 잘 나타나 있다.
인공 지능 컴퓨터가 인류에 반란을 일으키고, 살인 로봇을 만들어 생명체만 보면 닥치는 대로 제거한다.
끔찍한 가정이지만, 인간이 컴퓨터와의 전쟁에서 거의 패하여 전멸 직전으로 내몰렸다고 해보자.
남은 사람은 과학자인 당신과 아이들 몇 명뿐이다.
남은 인간들을 제거하기 위해 사방에서 터미네이터가 수색 중이다.
모든 영화에서 그렇듯이 당신은 용케 컴퓨터의 가장 중요한 본체 앞까지 잠입해 왔고, 스위치를 누르면 당신과 함께 컴퓨터가 산산 조각난다.
그러면 모든 터미네이터들은 동작을 멈추고 적어도 옆방에 있는 아이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아이들이 다시 지금과 같은 문명을 일으키려면 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당신이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폭파 스위치를 누르는 것 이외에 단 한 줄의 문장을 적어서 남기는 것이다.
당신은 과학자다.
살아남은 인류가 다시 문명을 일으킬 수 있도록 단 하나의 문장에 가장 중요한 단서를 남겨야 한다.
인류의 문명을 한 줄로 응축한 그런 거 말이다.
자, 당신은 어떤 문장을 쓸 것인가?
살다 보니 별 괴상한 질문을 다 받아 본다고 생각할 독자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람마다 답이 다르겠으나,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이미 이 질문에 대해 아래와 같이 답한 바 있다.
All things are made of atoms.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대체 아이들이 '원자'가 뭔지 어떻게 알겠냐고 항의하실 분들은 앞의 이야기를 너무 심각하게 읽으셨다.
우리 시대의 과학이 알아낸 가장 심오하고도 중요한 발견은 모든 것이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빛이 원자로 되어 있냐고 흥분하실 전문가들은 제발 참아 주시기 바란다.
한 문장으로 써야 하기 때문에 모든 세부 사항을 다 고려할 수는 없다.
모든 것이 원자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 왜 중요할까?
이제부터 이 한마디 문장이 갖는 의미를 차근차근 생각해 보기로 하자.
아침 일찍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필자같이 예민한 사람은 자명종이 울리기 5분 전에 일어나 자명종이 울리는 것을 어떻게든 저지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명종 소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할 것이다.
요즘은 핸드폰 멜로디로 자명종을 대신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때문에 멜로디로 설정된 아름다운 음악과 원수지간이 되기도 한다.
귀에 들리는 시끄러운 자명종 소리는 분명 자명종에서 뭔가 우리 귀로 전달되어 뇌에서 인지된 것인데, 대체 '무엇'이 전달된 걸까?
구식 자명종 시계가 있다면 자세히 살펴보라.
작은 망치같이 생긴 것이 금속으로 된 종을 사정없이 때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망치에 맞아서 부르르 떨며 진동하는 종이 시끄러운 소리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 생각이 옳다는 것을 실제로 증명할 수 있다.
종의 크기나 질량을 바꾸면 일정 시간 동안 종이 진동하는 횟수가 바뀌게 되며, 이에 따라 소리의 높낮이도 변한다.
즉 우리는 종 진동을 듣고 있는 것이다.
자명종 시계가 없다고 끝까지 버티실 분들은 자신의 목에 손을 댄 채로 소리를 내 보시라.
목의 떨림이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이 진동은 종이나 목에서 일어나는 것이지, 내 귀와는 상관이 없지 않은가?
대체 이 진동이 어째서 내 귀에 들리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합리적인 답은 다음과 같을 수밖에 없다.
내 귀와 자명종 시계 사이에 무엇인가 있어서 그것이 종의 진동을 내 귀까지 전달시켜 주는 것이다.
종에 가느다란 실이 달려서 내 귀의 고막까지 연결되어 있다면 종의 진동이 바로 내 귀에 전달되지 않겠는가!
물론 실제 이런 실은 어디에도 없다.
나와 자명종 시계 사이에는 그냥 텅 빈 공간뿐이다.
이 간단한 현상을 이해하려고 해도 우리는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내 주의의 공간이 무언가로 가득 차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
이 '무엇'을 200년 전 누군가 기체라고 명명했으나, 오늘날 우리는 이것이 원자나 원자 몇 개로 이루어진 분자임을 안다.
우리 주변의 빈 공간은 사실 기체로 가득 차 있다. 기체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아침에 일어나서 우리가 제일 처음 듣는 소리는 바로 이 원자들의 진동이다.
이제 눈을 떴는데, 일어나기가 싫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책상 위의 컴퓨터.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이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그 존재가 눈에 띈다.
컴퓨터는 왜 우리 눈에 보일까?
컴퓨터는 꺼져 있다.
따라서 컴퓨터가 보이는 것은 외부의 태양광이 여기저기 반사하여 집안까지 들어와서 컴퓨터에 부딪히고, 그 일부가 결국 내 눈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옳음을 보여 주는 실험들은 수없이 많다.
가장 기본적인 명제는 컴퓨터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빛이 컴퓨터에 부딪혔다고 했는데, 대체 이게 무슨 말일까?
빛은 컴퓨터 케이스를 구성하는 원자에 부딪혀서 일부 흡수되기도 하고 반사되기도 한다.
결국 빛이 컴퓨터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 행동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컴퓨터 케이스를 구성하는 원자들이다.
사람의 몸이 보이는 것도 똑같은 이치이다.
사람의 몸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어떤 빛은 사람의 몸을 구성하는 원자들은 그냥 지나치지만 뼈를 구성하는 원자들과 상호 작용한다.
이 빛을 이용하면 몸속의 뼈를 볼 수 있다.
엑스선이다.
어떻게 빛이 원자와 상호 작용하여 그냥 지나치기도 하고 반사하기도 한단 말인가?
빛은 과연 무엇인가? 하고 질문을 하고 싶은 독자들이 있을 듯하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바로 이 책에서 다뤄야 할 가장 중요한 주제의 하나이기 때문에 뒤로 미뤄 둔다.
이 정도면 일단 프롤로그의 목적이 달성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제 겨우 일어나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데, 맛있는 된장찌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집사람이 여기를 읽는다면 이렇게 물을 것이 분명하다.
"이 된장찌개 설마 내가 한 것은 아니겠지?"
이제 눈치 빠른 독자라면 아까 이야기한 자명종 소리와 비슷한 문제가 생긴 것을 알아챘으리라.
어떻게 부엌의 된장찌개 냄새가 내 코까지 온 것일까? 답은 된장찌개는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이다.
사실 냄새의 기본 단위는 원자에 있다기보다 분자에 있다.
허나 분자라는 것이 원자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니 이렇게 이야기하면 좀 어색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된장찌개를 구성하는 재료는 무지무지 복잡하고 많다.
우선 물이 있고 된장이 있다.
된장은 콩으로 만든 것인데, 콩을 발효시킨 것이니까 발효 세균의 시체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어쨌든 이런 유기물은 아주 복잡한 분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원자로 보면 탄소, 산소, 질소, 수소가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원자에서 시작해서 된장의 구수한 맛까지 오려면 화학과에 가서 제대로 공부해야 한다.
아무튼 끓이기 전까지 얌전히 있던 된장찌개의 원자, 분자들이 가열되어 끓으면 공간으로 훨훨 날아가서 온 집안의 구석구석까지 퍼져 나간다.
끓고 있는 된장찌개를 확대해서 볼 수 있다면 무엇이 보일까?
원자가 보일 정도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웬만한 돋보기로는 어림도 없다.
현재 인간이 가진 최고의 기술로도 끓고 있는 된장찌개의 원자, 분자들을 실시간으로 직접 보는 것은 쉽지 않다.
암튼 이렇게 보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자.
찌개가 끓기 전 우리는 서로 느슨하게 묶여 있는 듯 움직이는 액체 상태의 원자, 분자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찌개의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원자들이 점점 빠르게 요동치기 시작하여, 어떤 원자들은 지깨를 떠나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사실 찌개가 끓기 전에도 항상 일부의 원자들은 이런 식으로 찌개를 떠날 수 있다.
하지만 찌개가 끓으면 이런 원자들이 걷잡을 수 없이 많아진다.
하늘로 날아 오른 원자들은 지구 중력으로 인해 낙하 운동을 해야 하지만 온도로 인한 속도가 워낙 빨라 이 효과는 거의 무시할 만하다.
된장찌개 냄새에 잠이 완전히 깼다.
이제 세수하러 가야 하는데, 그러자면 다리를 움직여야 한다.
다리는 왜, 어떻게 움직일까?
우선 내가 다리를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이 생각이 뇌파로 만들어져서 다리 근육에 전달되어 다리가 움직인다.
'생각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쉬운 문제가 아니니 일단 지나가자.
그렇다면 뇌파는 무엇일까?
자, 우선 뇌는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뇌파란 전기의 펄스이다.
컴퓨터와 같은 전자 회로에서는 전자들이 움직여서 전기 펄스를 만든다.
펜티엄 컴퓨터의 속도가 3기가 헤르츠라는 말을 하는데, 이것은 1초에 30억 회 전기 펄스가 이동한다는 뜻이다.
물리적으로 보았을 때, 전기 펄스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전자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전하(電荷)를 가진 물질만 있으면 된다.
뇌에서 만들어진 전기 펄스는 전하를 가진 칼륨 원자들과 나트륨 원자들이 움직여서 만든다.
편의상 칼륨만 가지고 이야기하자.
전문 용어로 전하를 가진 가진 칼륨 원자를 '칼륨 이온'이라 하는데, 이는 칼륨 원자에서 전자를 하나 떼어낸 것이다.
칼륨 이온이 움직이는 장소는 뇌를 이루는 신경 세포(뉴런)의 세포막이다.
신경 세포의 세포막을 확대하여 보면 칼륨 원자들이 빠르게 세포막의 안과 밖을 오가며 펄스를 만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세포막에는 칼륨이 지나다닐 수 있는 작은 통로가 있는데, 세포막의 원자 통로는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 통로는 놀랍게도 특별한 원자만 선택적으로 투과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오로지 칼륨 원자만 통과시킨다.
이 기능이 마비되면 뇌파를 만들 수 없어 우리는 죽게 된다.
뇌파가 없으면 왜 죽을까?
심장이 뛰고 호흡을 하는 것도 소뇌에서 만들어진 뇌파가 끊임없이 그렇게 움직이라고 심장과 허파의 근육에게 명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명령이 내려지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자명하다.
자, 이제 다리를 움직여 화장실로 가서 문을 열기 위해 문고리를 잡았다.
내 손도 원자로 되어 있고 문 손잡이도 원자로 되어 있는데, 내가 문고리를 잡았을 때 왜 이 두 원자들이 서로 섞이지 않는 것일까?
원자에 '손 원자', '문고리 원자' 이렇게 쓰여 있는 것일까?
그럴 리는 없다.
이런 글자가 쓰여 있다면 그 글자도 원자로 되어 있어야 하는데, 글자를 이루는 원자도 다시 '글자 원자'라고 쓰여 있어야 하고, 이 글자 원자라고 쓰여 있는 글자도 또 글자 원자를 글자 원자라고 쓰여 있어야 하는데...., 여기서 마치자.
이건 말이 안 된다.
손이 문고리를 잡은 순간, 손과 문고리 사이를 확대해 보면 다시 원자들이 보일 것이다.
손을 이루는 원자들은 무엇인가로 서로 단단히 묶여 있으며, 문고리를 이루는 원자들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서로 묶여 있다.
아직 원자의 구조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원자는 음전하를 띤 전자들로 둘러싸여 있다.
사실 손과 문고리가 서로 맞닿을 때, 이 둘이 서로 하나가 되지 않는 것은 원자를 둘러싼 전자들이 서로 전자기력으로 밀어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손과 손을 맞잡으면 두 손이 하나가 되어 버리나?
이것이 사실이라면 아무도 악수를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전자들 사이에 전자기력이 있어 서로 밀어내는 것은 분명하지만, 어떤 때에는 한데 뭉쳐 손을 만들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원자들 사이의 이러한 결합과 밀어냄이 내 손과 다른 손을 구분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대체 원자는 결합할 때와 밀어낼 때를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
하나를 알았더니 열을 모르게 되어 버린 상황이랄까?
양치질을 하다 거울을 보니 아직 부스스한 내 얼굴이 보인다.
좋든 싫든 나는 부모와 닮았다.
물론 닮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그건 필자의 책임이 아니다.
왜 자식은 부모와 닮았을까?
이에 대한 합리적인 대답은 부모로부터 무엇인가 자식에게 전해졌기 때문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이 '무엇'이 유전 물질이라는 것은 이제 삼척동자도 안다.
21세기는 생명 과학의 시대 아닌가?
유전 물질이란 다름 아닌 DNA다.
DNA는 원자로 되어 있다.
여기서 DNA의 과학에 대해 이야기할 생각은 없다.
그것만으로 몇 권의 책을 쓰고도 부족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다시 강조하지만, DNA도 우리 주위를 날아다니는 기체나 구수한 된장찌개, 책상 위에 놓은 컴퓨터를 구성하고 있는 원자들과 똑같은 원자들의 집합체이다.
다만 원자들이 다른 형태로 조립되어, 다른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아직 세수도 못 했지만,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모든 것을 이루고 있는 원자를 이해해야 한다.
원자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는 과학이 바로 이 책의 주제인 양자 역학이다.
이쯤 되면 양자 역학이 궁금해질 법도 한데.
2. 에필로그 - 양자 역학 사용 설명서
당신은 이제 양자 역학이 무엇을 하는 학문인지 대충 알게 되었다.
핵심 개념은 무엇인지, 어떤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는지, 그 응용은 무엇인지 등을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양자 역할을 실제 사용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감이 오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는 간단한 예를 들어 양자 역학을 실제 사용하는 과정을 들여다보자.
앞에서 했던 설명도 다시 해 가며 진행할 테니 천천히 따라와 주시기 바란다.
이 책의 내용을 정리하는 기회도 될 것이다.
수식을 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실재가 그러니까
(1) 사용 전 주의 사항
양자 역학은 어렵다.
이 글을 읽으며 어렵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면 뭔가 잘못된 것이다.
간혹 양자 역학을 한 번에 술술 이해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다.
그렇다면 이론 물리학을 전공하거나 정신 병원에 가야 한다.
대개는 후자다.
(2) 제품의 기본적 이해
모든 것은 원자로 되어 있다.
양자 역학은 원자를 설명한다.
결국 양자 역학은 모든 것을 설명한다.
모든 것을 이해하려는 학문이 철학이다.
철학은 오래전부터 이런 질문을 던져 왔다.
세상은 무엇으로 되어 있나?
세상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플라톤은 창조주가 세상을 물, 불, 흙, 공기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움직이는 물체는 결국 정지한다는 운동 법칙을 제시했다.
갈릴레오의 근대 과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운동 법칙이 틀렸음을 깨닫는 것에서 시작됐다.
등속으로 움직이는 물체는 외력이 없으면 영원히 등속으로 움직인다.
바로 관성의 법칙이다.
갈릴레오의 운동 법칙을 수학으로 쓴 사람이 뉴턴이다.
뉴턴은 운동 법칙을 수학적 엄밀성의 경지에 올려놓았다.
이제 자연법칙은 유클리드 기하학과 같은 공리 체계의 모습을 갖게 되었다.
모든 자연현상은 뉴턴 역학의 공리로부터 연연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
아니, 우주는 뉴턴 역학에 따라 움직인다.
뉴턴 역학이 달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달은 뉴턴 역학이 정해 준 궤도를 따라 움직여야 한다!
달의 궤도, 아니 달의 미래는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바로 과학적 결정론이다.
뉴턴 역학은 "세상은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한 답이다.
그렇다면 "세상은 무엇으로 되어 있나?"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
플라톤의 주장은 틀렸다.
답은 원자다.
그렇다면 원자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원자도 세상의 일부이니까 "뉴턴 역학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양자 역학은 필요 없다.
하지만 뉴턴 역학으로 원자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뭔가 잘못된 것 같다.
세상 모든 것은 원자로 되어 있고, 세상은 뉴턴 역학으로 기술되는데, 원자는 왜 뉴턴 역학으로 기술되지 않을까?
잘못된 것 맞다.
아직도 우리는 왜 원자는 양자 역학, 세상은 뉴턴 역학으로 기술되는지 완전히 이해하고 있지 않다.
더구나 양자 역학과 뉴턴 역학은 서로 근본적으로 다르다.
원자는 아주 작다.
눈에 보일까 말까 하는 모래알 하나조차 50,000,000,000,000,000,000개의 원자로 구성된다.
뉴턴 역학은 자동차나 달과 같이 원자보다 훨씬 큰 물체를 대상으로 한다.
사실 원자가 사는 세상은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영역이다.
우리의 경험에 근거한 직관이 통하리라 기대하는 게 착각일지도 모른다.
그럼 이제 심호흡을 하고 원자의 세상, 양자 역학의 세계로 뛰어들어 보자.
에필로그 이하는 수식들이 나오기 시작하여 그만 여기서...
(목차)
프롤로그 - 모든 것은 원자로 되어 있다
1장 양자 역학의 하루
2장 양자 역학의 핵심, 양자 중첩
3장 슈뢰딩거 고양이는 누가 죽였나?
4장 문제는 원자가 아니라 인간
5장 과학 역사상 가장 기이한 도약!
6장 이론이 결정한다!
7장 신은 주사위를 던진다
8장 불확정성 원리의 불확정성?
9장 EPR 패러독스, 양자 얽힘
10장 양자 역학 없는 세상
11장 양자 역학에 카오스는 없다
12장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양자 컴퓨터
13장 다세계 해석: 양자 다중 우주
14장 생명의 양자 도약
15장 비트에서 존재로: it from bit
에필로그 - 양자 역학 사용 설명서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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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역학 용어 해설
후주
찾아보기
첫댓글 어휴, 어렵네요. 저는 정상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