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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5월 주말,
그런데 향기로울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그건 바로 황사와 미세 먼지 때문이다.
과거에는 주말에
날씨 하나만 보면 그만 이었지만
요즘은 인터넷으로 날씨를 확인할 때면,
날씨 외에 황사,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오존지수, 자외선지수
이렇게 다섯 개를 더 보아야 한다. 물론 내 경우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예전부터 있어왔던 황사야 어쩔 수 없지만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가지
환경지수를 동시에 교차 체크하면서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걱정을 해야 했는지
정말 기억이 희미하지만, 따져보면
그리 오래전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날씨와 더불어 이 다섯가지 지수가
모두 양호한 날은 확률적으로도 많지 않다.
그래서 어떤 하나가 조금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건강 상태나 컨디션에 지장이 없다면
과감히 박차고 자연과 벗이 되어야 한다.
그게 자연에 대한 인간의 조그만 존경의 표현이 아닐까 싶다.
서울 둘레길....
걷기가 취미 생활인 내게도 사실 서울 둘레길은 먼 피안의 땅이었다.
나의 걷기 방식에도 나름 설정해 놓은 조건이 있었으니,
그건 되도록 집에서부터 걷기 시작하고 마무리도 집으로
걸어오는 방식으로 코스 설정이다. 즉
전 구간을 걸을 수 있는 구간.
어쩔 수 없을 때에는 되돌아올 때는 전철이나
버스를 활용 하여 돌아오기.. 이 정도이다.
현재 살고 있는 곳이 잠실의 동편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코스는 한강이 되었고
한강 한쪽편의 동쪽으로, 그리고 그 반대 방향인 서쪽으로..
그리고 따한 한강 건너편에도 동쪽으로 그리고 서쪽으로 등
강 주위의 4개 코스가 메인이 되는 코스가 되었다.
한강길은 그늘이 거의 없는 곳이라 햇볕과 친할 수밖에 없고
또한 나무보다는 물과 친근한 환경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친구가 어디서 알아왔는지 서울 둘레길을 같이 걷자고 제안을 했다.
사실 서울 둘레길은 미디어를 통해서 긴가민가 싶을 정도로
아련한 수준에서 듣고 있었지만
주의 깊게 들은 키워드도 아니었다.
왜냐면 일단 157km가 내갠 너무 먼 거리였다.
사실 거리가 먼 것이 아니라, 내 스타일상 걷기에는 벅차다는 의미다.
나는 한 번에 끝내는 방식을 선호하는데
마치 태백산맥 종주하듯이 여러번 나누어서 탐방 해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서울 둘레길은 몇 번에 나누어서
걸어야 하는 방식의 길이므로
당장은 아니고 훗날 시간이 되면
그때나 걸을까? 하고 미래를 위해 남겨 놓은
존재라는 것이 오히려 더 적당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마치 누군가의 인생의 마지막 코스는
야고보의 순례 여정을 따라 가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암튼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 친구의 한마디에 그냥 Yes를 해버렸었다.
친구따라 강남 간다는 이야기는 지극히 옳다.
가끔 연예인들 기사에 보면 어떻게 연예인이 된
계기가 되었느냐는 질문성 인터뷰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답이 정말 천편일률적이다.
대부분 친구가 같이 나가자고 해서 그냥 심심풀이 삼아
참가하여 오디션을 보다가
그 친구는 떨어지고 나만 붙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하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내 경우에는 정말로 그렇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하여 작년(2016)년 봄부터
서울둘레길과 처음 인연을 맺었고
처음의 완주에는 그 친구와 함께 전 코스를 같이 하였다.
그 이후로는 혼자 걷게 되었고 현재까지 몇 번의 완주를 통해
서울 둘레길은 이제는 아주 친근한 길이 되어 버렸다.
이정표나 길표지를 거의 본적이 없다.
지금까지의 나의 탐방 방식은 늘 창포원에서 시작해서
수락-불암산으로 가는 소위 정방향 코스였다.
일단 전코스에 대해 처음에 길을 익히면
그 다음부터는 길 찾기에 신경을 별로 쓸 필요가 없게 된다.
서울 둘레길에 아무리 표지판과 이정표가 많다고 하더라도,
워낙 긴거리에 많은 지류가 있어서 표지가 모두 있을 수는 없다.
또한 지속적으로 관리는 되어 있더라도
있던 표지나 표식이 없어지기도 하고 훼손 되기도 하고
또한 같은 길이라도 지차체별로 다른 둘레길과 공유를
하기 때문에 표지판이 지속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의 처음의 길나섬이
길을 알기 위함이 목적이었다면
두 번째 부터는 제대로 길에 알기 위함에서도
길 찾는데 소비되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기 위해서
동일한 같은 길을 동일한 방향으로 걷게 되었다.
사실 같은 길이라도 계절별로 컨텍스트가 다르며
또한 길나섬에도 어떤에는 어떤 것을 테마로
할까 하고 스스로에게 길나섬에 대한 의미를
부여한다면 매번 즐겁도 재미난 새로운
탐방 경험이 될 것이다.
그렇게 몇차례를 완주하고 나니, 슬그머니
“새로운” 길에 대한 호기심이 돋게 되었고,
이걸 서울 둘레길이라는 어느 정도 익숙한
프레임 내에서 해결하려다보니
자연스럽게 정방향의 반대 방향인
역방향으로 걷기로 결정을 하였다.
즉 창포원에서 북한산쪽으로 향하고
하나의 길이지만 서울 둘레길과 길을
공유하는 북한산 둘레레길인
도봉옛길로부터 시작하는 방식이다.
그 이후로는 방학동길, 왕실묘역길 등이 이어진다.
서울 둘레길 이름으로는
8-5로 시작해서 8-4, 8-3 이렇게 숫자가 줄어드는
방향으로 이동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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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4일, 날씨는 맑겠지만
오전에 중국발 미세먼지 소식이 있다는 예보가 있어
머리 속으로
둘레길 걷기를 할까 말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였지만
모든 기후 조건을 만족할 확률은 거의 없다라는 생각에
무조건 길나섬을 하게 되었다.
‘같은 길, 다른 느낌’
같은 노래, 다른 느낌이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같은 노래라도, 편곡을 하거나, 또는 편곡을 하지 않더라도
다른 가수가 부르면 느낌이 새롭다는 뜻이다.
리바이벌 곡 일 필요도 없다.
북한산 둘레길도 그랬다.
일단 늘 보던 뷰의 반대쪽이었으므로
처음 느낌은 전혀 새로운 곳에 왔다는 느낌이었다.
일단 기본적으로 길을 헤매지 않기 위해
표지판을 지속적으로 추적해서 걸어야 했다.
갈림길에서 표지판이 되어 있지 않을 때는
정 반대로 돌아서서 여기가 어딜까
하는 리버스 엔지니어링도 해야만 했다.
역방향으로 진행하면서 가장 크게 알게 된 사실은
내가 걸을 때 주로 거의 왼쪽만 보고 걷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여태 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시설물들을 볼 수 있었다. 고층
아파트도 그 중 하나였다. 그렇게 높은 것이었음에도...
내 스스로는 인식하지 못하지만
내 시선의 편향됨을 알 수 있었다.
하나를 보고 판단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절실하게 느낀 시간이었다.
서울 둘레길 8구간은 8-1부터 8-5까지로
구성되어 있고 거리는 34.5 km로
북한산 둘레길 전체의 약 반 조금 넘는 거리이다.
전체 걸어야 하는 구간은
북한산 둘레길의 이름 방식으로는
도봉옛길, 방학동길, 왕실묘역길,
소나무길, 순례길, 흰구름길,
솔샘길, 명상길, 평창 마을길,
옛성길, 구름정원길 등 총 11개 구간이다.
기존의 순방향 탐방에서는
보통 두 번에 나누어서 탐방을 했지만
날씨도 좋아서 한번에 탐방하기로
코스를 디자인하였다.
그래서 둘레길 출발지인 도봉산역에서 출발하여
최종 구파발역에서 마무리를 하였다.
한낮에는 더워져 걷기가 힘들어져
오전에 집중하기로 하고
이른 아침 6시 10분에 시작하여 오후 1시 50분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7시간 40분이 소요되었다.
순방향 때는 땡볕에 계속 올라오는 평창마을길이
힘든 구간이었으나 역방향일 때에는 화계사 옆 산의
산으로 올라가는 돌계단을 가장 힘들었던
포인트였다. 그 꼭대기에 올라가면 “당신의 심장이 안녕하십니까?” 라는
플랭카드가 있는데 숨이 차면서 올라서
그 문구를 보는 순간 참으로 마음에 와 닫았다.
미세 먼지에 대한 예보가 있어 걱정이었지만
탐방객들 그 누구도 마스크 쓴 사람도 없었다.
푸른 하늘에 맑은 대기, 아마도 예보가 틀린 것 같다.
가끔은 이런 오보도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
암튼 미세먼지 없이 푸르른 하늘에서의
즐거운 탐방이었다.
이왕 시작한 발걸음, 또 한 차례의 순례길이다.
다음 번은 7코스인 봉산-앵봉산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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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녁 둘레길 출발을 위해 잠실 쪽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그 전날 강품에 넘어진 가로수 입니다. 뿌리채 뽑혔습니다.]
[도봉산 역에 도착 후 수락산 쪽을 보니 정상에 구름이 걸려 있습니다.]
[도봉산역에서 출발 준비 중 지하철 역사 한 컷입니다]
[북한산 국립공원으로 오르는 길입니다. 아직은 한가한 풍경입니다.]
[아침 비질을 하시는 스님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어제(13일)에 뿌린 비와 강품으로 아카시아 꽃이 떨어져서 꽃길이 되었습니다.]
[방학동길 입구의 단풍은 일년 내내 붉게 물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침 햇살에 정겹습니다.]
[쌍둥이 전망대는 꼭 들려야 하는 곳인데, 맑은 날씨 덕에 도봉산이 환하게 들어옵니다]
[나뭇잎이 떨어져 폭신한 길을 그윽하게 걸으면 마음도 상쾌해집니다]
[동네 개 한 마리가 길을 잠시 인도해주었습니다]
[아카시아가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도로 옆이라 조금 안스럽습니다]
[소나무숲길의 하이라이트 입니다. 햇살을 받아 소나무들이 더욱 우람해 보입니다.]
[순례길 입구에도 꽃 비가 내렸습니다]
[강풍 탓에 아카시아 나무 가지가 부러져 누워 있습니다. 비와 바람 피해가 의외로 많나봅니다]
[화계사 옆 산을 오르면 이런 문구가 있는데, 이 말을 체감한 듯 합니다.]
[숲길 중간의 언뜻언뜻 나타나는 나무 데크 길이 참으로 예쁘고 정겹습니다]
[흰구름길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입니다. 멀리에 새벽 출발하였던 잠실 롯데 빌딩이 보입니다]
[생태 공원에 잉어가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 동안 주마간산 했다는 증거입니다]
[꽃 이름을 외우거나 알지 못해도 예쁜 것은 알고 있습니다]
[보통 이정표를 보아도 그냥 스쳐가지만, 조금씩 힘들어지는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솔샘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입니다. 보국문 옆 칼바위 능선 쪽이 보입니다.]
[연화 정사 옆에서 보현봉이 이렇게 잘 보이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평창마을길에 대한 호불호는 극단적으로 갈리는 것 같은데, 어려움 중의 하나는 숲을 지나가다 땡볕을 지나야 하는 것이 어려움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가끔씩 나타나는 담벼락 옆의 나무 그늘이 인기입니다]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스튜디오인 것 같은데, 카페를 열고 있습니다. 그래서 호기심에 가격표도 보았습니다.]
[청련사에는 아직 부처님오신날용 연등이 걸려 있는데, 이제 제거작업을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이정표가 눈에 보이는데, 저 멀리 남산 타워도 눈에 들어옵니다]
[담벼락에도 꽃 비가 내렸습니다.]
[이정표가 많은 정보를 담다보니 힘겨워보입니다]
[장미공원에는 늘 꽃들로 풍성합니다]
[오늘 11개 코스 (도봉옛길, 방학동길, 왕실묘역길, 소나무숲길, 순례길, 구름정원길, 솔샘길, 명상실, 평창마을길, 옛성길, 구름정원길) 중 마지막 코스입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불광동, 진관동 근처라서 가족들을 종종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아이들까지도 이곳까지 올라왔는데 생각하면서 마지막 힘을 냅니다]
[구름 정원길의 하이라이트 되는 곳입니다]
[선문사 근처에 있는 둘레길 표지인데, 자꾸 누군가 때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간곡하게 글을 적어 놓은 것을 보니, 유지 보수 하시는 분들에게 다시금 감사를 하게 됩니다. 그 절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북한산 둘레길을 벗어나서 온전하게 서울둘레길 구간을 들어서니 정말 오랜 구간에 볼 수 없었던 서울 둘레길 표지판을 볼 수 있었습니다. 참 별 것이 반갑네요]
[구파발역쪽으로 내려가는 천변의 풍경이 정겹고 싱그럽습니다]
[앵봉산에서 내려오다보면 저 굴뚝을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바로 보이는 군요. 저 굴뚝을 보니 이제 여정이 마무리 단계임이 느껴집니다. 다음에는 저 굴뚝 옆을 지나게 되겠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에그 별 말씀을요..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상 잘 했습니다
에그 별 말씀을. 감사합니다.
소그미님 글을 보며~
서울둘레길 공부를 먼저 시작합니다. 북한산 둘레길에서 유일하게 가본 -순례길. 솔샘길. 흰구름길. 명상길-이 반갑네요^^
앗 그러시군요. 저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코스 뿐 아니라 느낌을 적어 놓으셔서, 읽으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