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질환 관리하는 개인 맞춤형 ‘앱’ 에 관한 고찰
올해로 환갑을 맞이한 Y씨는 속칭 ‘걸어다니는 병동’이다. 매일 혈당수치를 관리해야 하는 당뇨병을 앓고 있는 데다가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뇌졸중 발병 위험 1순위군으로 분류된다. 게다가 근래 들어선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있는 기미를 보여 치매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요즘은 환갑이라고 하면 제2의 인생을 시작해야 할 때라지만 Y씨에게는 그저 남의 이야기일 뿐 하루가 멀다 하고 병원을 드나들기에 바쁘다.
그런데 이젠 병원을 찾지 않고도 Y씨가 앓고 있는 난치성 질환들을 쉽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최근 난치성 질환을 집에서도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속속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이 개발한 ‘당뇨&영양’이란 앱은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10%인 400만여 명이 앓고 있는 당뇨환자들이 가장 유의해야 할 ‘식습관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본인의 체중과 키, 당뇨유형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거기에 따라 식단리포트와 종합리포트 결과가 달리 나타나는 개인 맞춤형 앱이다.
▲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가장 가까운 병원을 찾을 수 있는 '뇌졸중 119' 앱. [연세의료원]
800여 개의 음식 데이터베이스가 탑재돼 있어 섭취 칼로리 및 주요 식품군 영양 밸런스 등을 파악해 ‘개인별 맞춤 식단’을 입력할 수 있다. 또 잘못된 식습관을 알아보는 자가진단 기능과 식사요법에 대한 정보를 편리하게 제공받을 수 있다.
이밖에도 매일의 혈당수치를 스마트폰으로 관리하는 ‘혈당 체크’ 기능이 있으며, 입력된 혈당수치와 섭취한 식단을 분석해 당뇨병 관리를 위한 54가지의 피드백을 제공받을 수 있는 ‘종합 리포트’ 기능이 있다.
‘당뇨&영양’ 앱은 안드로이드마켓이나 삼성앱스토어 및 T Store를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뇌졸중의 경우 발생부터 치료까지의 경과 시간에 따라 예후에 큰 차이를 보이므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후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브란스병원 뇌졸중팀이 개발한 ‘뇌졸중119’는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가장 가까운 병원을 찾을 수 있는 앱이다.
발병 환자의 현재 위치에서 혈전용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들을 가까운 순서대로 안내하는 기능 및 뇌졸중 간이 진단, 뇌졸중이 의심될 때의 대처 요령, 뇌졸중에 대한 정보 소개 등의 기능이 탑재돼 있다.
‘뇌졸중 119’ 앱은 아이폰용과 안드로이드용으로 개발되어 있으며,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치매 여부 손쉽게 확인 가능해
지난 2일부터 내려받기 서비스를 시작한 ‘아름다운 동행’은 국내 처음으로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환자들을 위해 개발된 앱이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뇌인지건강클리닉이 개발한 이 앱은 치매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자가진단 방법, 치매환자들의 일상생활에 대한 일기 등의 기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치매에 대한 자가진단 도구를 이용해 치매 여부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며, 치매의 원인과 검사, 치료, 예방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밖에도 치매환자를 둔 가족을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장기요양기관 정보 및 치매 관리에 도움을 주는 인터넷 사이트 등의 다양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으며, 치매 환자의 일상생활을 간단한 메모와 사진으로 기록해 병원으로 전송할 경우 환자 진료시 의료진이 참고하여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기능 등을 지니고 있다.
‘아름다운 동행’ 앱은 안드로이드마켓을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자각증상이 없는 침묵의 질환으로서 꾸준한 정기검진과 관리가 필요한 만성 B형간염 환자들에게 가장 무서운 일은 이 질환이 간암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성별이나 나이, B형 간염 관련 수치 등의 입력을 통해 미래의 간암 발생 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는 ‘간암 발생률 예측’ 앱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세브란스병원과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MS) 사가 함께 개발한 이 앱은 B형간염 활성화 여부, 간기능 검사 지표, B형간염 바이러스 활성화 수치 등 병원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입력할 경우 개인별 상황에 맞는 간암 발생 위험도를 알 수 있다.
확인 가능한 세부 항목은 미래의 간암 발생 위험도를 나타낸 ‘간암 위험지수’, 이를 백분율로 환산한 ‘간암 발생 위험도’, 정상인의 간암 발생 위험도와 비교한 ‘발생위험도’ 등이다.
또한 만성 B형간염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간암 발생 예측에 대한 정보도 함께 얻을 수 있다.
‘간암 발생률 예측’ 앱은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마켓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만성 B형간염 환자의 간암 발생률 예측 앱
소아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암 치료과정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용기를 심어주는 앱도 나와 있다. 서울아산병원과 양현재단, 엔씨소프트가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에서 공동으로 개발한 ‘아루미와 함께하는 소아암 알기’ 및 ‘소아암수첩’ 앱이 바로 그것.
▲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개발된 '아루미와 함께하는 소아암 알기'의 메인 화면. [서울아산병원]
‘아루미와 함께하는 소아암 알기’는 소아암 환자의 눈높이에서 암을 더욱 쉽게 이해하도록 암 진단에서부터 치료, 퇴원까지의 과정을 담은 교육용 앱이다. 만 4세~9세의 소아암 환자들은 투병생활 중 심리적 불안감이 큰 것이 문제인데, 이 앱에 내재된 ‘치료 중 생기는 일’ 메뉴는 암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도록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보호자를 위한 관리용 앱인 ‘소아암수첩’은 보호자가 소아암 환자의 외래와 검사 일정, 항암치료 관리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제작돼 있다.
이 앱들은 앱스토어를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데, ‘아루미와 함께하는 소아암 알기’는 아이패드, ‘소아암수첩’은 아이폰에서 실행할 수 있다.
한편, 평소 불면증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앱도 있다. 잠에 대한 스트레스나 불안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슬립웰클리닉(Sleep Well Clinic)’ 앱이 바로 그것. 경희하늘한의원에서 개발한 이 앱은 수면 상태에 따른 행동을 알려주고 이를 통해 불면증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불면증 환자 중에는 극심한 수면 장애에 시달리는 환자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잠을 개운하게 자지 못하고 뒤척이는 경미한 수준의 불면증을 겪고 있어 굳이 병원을 찾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는 스스로 대처만 잘해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는 것이 앱 제작사측의 설명이다.(사이언스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