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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제8회 지리책읽기대회 수상작 - 덕분에좋은세상(중학교)
수상자: 경북 성의여자중학교 3학년 김서*
참가도서: <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
결과물 종류: 서평
동물원이나 아쿠아리움에서 다양한 동물들을 보면서 해맑게 웃음을 짓던 아이는 알지 못했었다. 저들 중에서 진심으로 행복한 동물들이 몇이나 될지. 그저 그 나이의 아이들처럼 동물들이 같혀있는 우리 앞에서 최대한 예쁜 포즈로 사진을 찍겠지. 동물들에게 “안녕”하고 인사도 해보고, 먹이주기 체험도 해보고, 그토록 보고싶어 했던 돌고래 쇼랑 물개 쇼도 보고 아주 꿈만 같던 하루였을 것이다. 이 이야기 속 ‘아이’는 나의 어린시절이다. 난 유독 동물이나 아쿠아리움에 가는 것을 좋아했다. 많은 동물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기도 하지만 진짜 좋아하는 이유는 동물 쇼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냥 멋지다고만 생각했던 생각은 몇 년 뒤인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쯤에 바뀌게 되었다. 학교에서 동물 보호 캠페인을 실행할 때였다. 교실에 있던 티비로 동물 보호 관련 영상을 틀어주셨는데, 그 영상 속에는 당연하게도 동물 쇼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그 영상을 본 나의 머릿속은 아파보이는 동물들만이 보였다. 그 뒤로는 동물원이나 아쿠아리움을 갔을 때 마음 한켠에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들의 웃음 뒤 동물들의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 보였다. 그때의 기억들이 생각나 내가 많고 많은 책들 중에서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것 같다. 이런 이유 말고도 내가 책의 제목과 표지만 봤을 때 이 책을 선택한 이유들도 있는데, 먼저 첫째로는 책의 표지에 그려져 있던 돌고래 그림을 보고 최근 몇 년 동안 아쿠아리움, 동물원 등에서 보이는 동물 서커스를 보고 동물 학대라고 발언된 제목의 기사와 관련 서적들이 생각났다. 그래서 이 책 또한 그러한 내용이라 생각하고 선택했다. 아직까지의 기술로는 서커스에 출연하거나 출연을 위해 훈련하는 동물들의 입장으로 바라볼 수는 없지만 그들의 입장을 들을 수 있을 정도의 기술이 발전된다면, 그들의 시각으로 이런 논란들을 정리하고 싶다.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아는 것은 우리와 같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책 제목인 ‘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에서 보여주는 동물과 사람 사이의 감정 교류를 느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애완동물이라는 말을 단순 예뻐서 기르는 것이 아닌 가족이라 생각하며,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라는 의견들을 따라 명칭을 반려동물로 바꾼 것과 같이 비록 나의 추측이었던 조련사와 동물 사이의 관계 일지라도 위의 관계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들 또한 훈련을 시키고,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들리지 않을 대화일지라도 이 둘만이 나누는 마음의 대화로 정을 나눴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들 또한 우리와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고 싶던 작가의 생각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했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과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메세지는 불법 포획으로 동물원에 들어온 제돌이와 친구들의 야생방사 과정과 동물원에 들어온 남방 큰 돌고래들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의 책이었다. 내가 생각한 이 책의 내용을 추측한 것 2개 중 하나만 맞춘 것이다. 제목인 ‘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에서 나오는 ‘생선’은 조련사분이 훈련을 하는 과정이나 평소에 주는 먹이. 즉 그 먹이를 주는 과정에서 정이 들고 사랑으로 돌봐주는 뜻인줄 알았다. 본격적으로 책 내용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부분이 있는데, 바로 동물 보호 운동을 하는 단체에서 불법 포획으로 동물원에 들어온 동물들을 동물원 동물(zoo animals)이라는 표현보다는 감금 동물(captive animals)이라는 표현을 더 선호하고, 더 많이 쓰는 것이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감금 동물이라는 표현을 처음 접했다. 감금 동물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동물들의 의사와 상관없는 강제적인 이주, 마음껏 뛰고, 헤엄치는 삶을 살아보지도 못하고 비극적인 삶과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동물들. 제돌와 춘삼이, 먼저 가두리에서 탈출해 미리 고향인 바다로 돌아간 삼팔이, 그리고 뒤늦은 귀향길에 올랐던 태산이와 복순이 같은 경우는 야생방사에 성공해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경우에 해당이 되었지만, 이 친구들과 몇몇 동물들을 제외하면 다시 야생으로 돌아간 동물들은 턱없이 적다. 우리 사람들은 이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니다. 모두가 한번 동물원이나 테마파크에 들어온 동물은 다시 야생으로 나갈 수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걸 알지만 모두 선뜻 나서지 않는다. ‘나 말고 누군가가 나서서 풀어주자고 하겠지’, ‘동물인데 감정이 있겠어’, ‘우리만 즐거우면 됐잖아’ 등 모두가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생각해 오고 행동해 왔다. 물론 나도 그랬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지난날의 나를 부끄러워했고, 우리 또는 수조에 갇혀 있는 동물들을 보면서 걱정의 생각이 아닌 그냥 즐겁고 재밌다는 생각만 했던 내가 바보같이 보였다.
이 책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 동물원에서 일어난 ‘호랑이 습격 사건’이 언급이 된다. 이 사건에 대해 언급되는 말 중 이 책의 작가이자 현장 방문을 하여 자료 수집 중이던 남종영님이 하신 말이 머리에 꽂혔다. “우리는 동물과의 관계를 일방적으로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관계는 상호적입니다. 그리고 인간과 동물 사이에는 항상 밀고 당기기가 발생합니다.” 우리와 동물과의 관계가 일방적이다는 말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흔히 말해 특별한 경우(예를 들어 종교)가 아닌 이상 우리는 우리와 동물이 같은 수준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항상 동물은 사람의 밑에 있었다. 동물은 사람에게 시각적인 부분, 촉각적인 부분 등 우리에게 즐거움과 추억을 주지만 우리 사람은 동물들에게 준 것이 뭐가 있나. 오히려 스트레스와 아픔만 남겨준 것이다. 즉 동물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존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고, 사람은 동물에게 잘해줄 이유가 없다고 느끼는 이게 바로 작가가 말하는 사람과 동물의 일방적인 관계이고 이 일방적인 관계를 벗어나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즐거움을 주는 상호적인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아닐까.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에게 즐거움이라는 감정이 있듯이 동물들 또한 즐거움을 느낄 텐데 우리가 그 즐거움을 뺐는 것이 아닐까. 사람은 자신의 즐거움과 행복함이라는 감정을 다른 사람과 다른 단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동물들은 그렇게 자신의 즐거움과 행복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요즘 동물보호 권리가 주목받고 있고, 동물들도 인권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법으로 정해져 있는 동물보호 관련 법이 있기야 하지만 그것들이 실제로 잘 이루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당장의 불법 포획과 과도한 조련, 수없이 좁은 우리와 수조만 봐도 그렇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은 우리가 얻는 이익에 따라 동물을 다르게 대한다. 예를 들어 농장동물, 반려동물, 실험동물. 야생동물 중 가장 상위에 서 있는 동물은 야생동물이다. 사람들은 야생동물의 보전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야생동물 보호에 관한 제도들은 굉장히 엄격하다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다른 농장동물, 실험동물, 반려동물 등등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동물쇼에 출연하는 동물들은 더더욱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요즘은 그렇게 했다가는 심하면 영업정지를 당하기도 해 모두가 조심하고, 조련사분들도 사랑으로 품어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 하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그 이유를, 그 실체를 이 책에서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들에게 더 좋은 방법은 없던 것일까? 물론 애초부터 포획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다만, 그래도 들여온 동물들을 더 소중히, 사랑으로 돌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건가. 물론 있다. 더 넓은 수족관에서의 생활, 다른 돌고래들과의 유영,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정도의 약한 훈련량 등등 굉장히 많은 방법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동물원, 테마파크, 아쿠아리움에서 이런 제도들을 실시할까? 아무리 잘 보살펴 준다고 해도 이들에게 가해지는 막대한 양의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조금 어렵더라도 우리 정부가, 우리 국민들이 이러한 일에 더욱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물론 쉽지 않을 것이지만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이런 동물쇼 준비에 대한 규정들이 더 많아질 것이고, 기부금이나 예산도 조금은 늘어날 것 같다. 기부금이나 예산이 준비가 되어도 갑자기 많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서서히 좋아질 것이니 우리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나와있는 바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동물 한 마리의 문제가 아니라 동물과 사람,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재검토하고, 새롭게 설정하는 문제”라고. 나 또한 이 말에 동의한다. 동물 한 마리와의 관계를 다시 설정한다 하여도 나머지 동물들과 자연의 법칙들을 무시할 수 없다. 이를 해결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처음으로 되돌려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지난 일들의 실수와 잘못된 방법을 반복하지 않게 차근차근 천천히 다시 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이런 과정 속에서 우리는 또다른 자연과 인간의 지혜를 찾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때까지 단순 즐거움이라는 감정에 속아 보지 못하였던 이야기들과 지혜를 찾으면 우리와 자연의 관계를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제돌이 사건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동물 감금에 관한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것은 정말 좋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돌고래 및 해양 전시공연 산업은 더 많이 확대되었다. 왜 그럴까? 국민들의 관심은 높아졌지만,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문제가 더 심각하게 변질된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국민들의 소득이 늘어나면서 여유로워지는 생활로 인해 여가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경제적 성장이 가장 주된 이유라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여러 체험을 해줘야 한다는 학부모들과 교육자들의 인식 또한 많이 반영된 것 같다. 아무리 많은 교육 기관들에서 동물 보호 관련 켐패인 운동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동물들을 직접 볼 수 있고 여러 체험들을 할 수 있는 동물 산업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동물 전시공연을 실행하는 시설들이 많아지고, 돌고래 말고도 다른 동물{예를 들면 흰고래(벨루가)}들의 수입도 늘어났다. 제돌이 사건으로 좀 줄어들 줄 알았던 동물 전시공연들이 더욱 늘어나서 마음이 좋지 않다. 고통받는 동물들이 더 많이 늘어났다는 것이니까. 그들 또한 이렇게 좁은 곳에서 사는 걸 원치 않을 것이고 힘들어 할 것이니까. 문제점을 가장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무래도 동물 전시공연을 실행하는 시설들을 모두 없애거나 동물들을 모두 야생방사를 하는 것인데, 실행하기에는 너무 무리라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실행할 수 있는 시설들과 전시 동물들이 최소한으로 줄어들어 모든 동물들이 자연에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이 책의 저자는 책의 마지막 문구를 이러한 문구로 장식했다. ‘우리의 미래는 여기에 있다. 인간이 동물을 착취하고 이윤의 수간으로 삼는 데서 가 아니라 서로 갈 길을 가도록 무심하게 놔두는 것 말이다. 그것이 인간과 동물이 함께 잘 사는 방법이다.’ 우리는 오직 사람의 쾌락만을 추구하여서 이런 잔인한 돌고래 및 동물 산업을 추진한 것인가. 이런 비윤리적인 방법과 관계를 유지해야만 하는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누구 하나 고통받지 않으면서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 그것이야 말로 우리 모두가 꿈꾸는 함께 살아가는 세계가 아닐까. 서로 갈 길을 가도록 무심하게 놔두는 것. 뭐든 간에 자연스럽게 지나가도록 하는 것. 여태껏 인류가 자연과 함께 살아갔던 방법 그대로 함께 상호작용하며 자연은 우리에게 삶의 쉼터를, 우리는 자연에게 또 다른 선물을 주면서 인간과 자연 모두가 아프지 않고 웃으면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것이 내가 책을 읽고, 책에 대해 생각하는 과정에서 생긴 동물 그리고 자연에 대한 나의 가치관이다. 동물과 사람이 함께 어울리며 살아갈 그날를 위해 난 동물들을 위해 매일 기도할 것이다. 조금만 기다려줘 동물들아. 곧 자유롭게 뛰고, 헤엄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