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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은 내가 마시고 또 한 잔은 다른 사람에게 기부하는 카페. 사진을 한 번 찍을 때마다 소외계층의 사람들에게 촬영권을 주는 사진관. 네 곳에 불과하던 카페가 백 곳이 되고, 기부하는 가게들이 업종을 불문하고 늘고 있다. '필요한 것을 사는 소비'를 넘어 '나의 가치를 표현하는 소비'시대. 착한 소비를 이타적으로 볼 것인가.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고통은 해가 갈수록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생활이 넉넉해지기는커녕 점점 더 어려워지는데, 강자만이 살아남는 정글 속에서 사람들은 왜 자신이 가진 것을 남과 나누려고 할까? 우리 삶에는 생존을 위한 빵뿐 아니라 삶의 아름다움이라는 장미도 필요하다.
그리스에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다. 커피를 마시러 온 손님이 자신이 마신 커피값 외에 한 잔 값을 더 지불하곤 한다. 이른바 '서스펜디드 커피(Surpended cofee)'다. 커피를 사 마실 돈이 없는 노숙자나 실직자 등 가난한 이웃을 위해 미리 돈을 내고 '맡겨두는 커피'다. 누군가를 위해 서스펜디드 커피값을 지불한 사람은 그 증표로 '힘내세요' 와 같은 응원의 쪽지를 남겨둔다. 그러면 커피를 마시고 싶은 사람이 그 쪽지를 구매권처럼 사용할 수 있다.
서스펜디드 커피가 처음 생겨난 것은 그리스가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에서였다. 전쟁의 공포와 고통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생겨났는데 그 뒤로 한동안 잊혔다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계기로 다시 한 번 큰 붐이 일었다. 그리스에서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세계 곳곳에서 서스펜디드 커피를 만날 수 있으며, 불가리아에서는 150개 이상의 카페가 동참하고 있다.
커피는 세계에서 석유 다음으로 교역량이 많은 품목이지만, 산유국이 부유한 것과 달리 커피를 재배하는 나라의 국민들은 아주 가난하다. 다국적 대기업과 중간 유통업체가 폭리를 취하면서 커피 재배농에게는 말도 안 되게 적은 금액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불공정한 거래 탓에 농민은 커피콩 1킬로그램에 1달러를 받기가 어렵다.
이러한 사실은 전 세계가 공정무역의 중요성에 눈 뜨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에도 공정무역 커피 전문 체인점이 들어설 정도로 관심이 커졌고 국내 공정무역 커피 시장 규모는 50억 원에 달한다. 공정무역 커피는 실제 커피를 재배하는 농부에게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사 오는 것이다.
투포인트 커피에서 사용하는 원두는 모두 아프리카 산, 그 가운데서도 케냐 산이 대부분이다. 투포인트라는 이름처럼 중간거래를 없애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바로 연결하기 위해 전 물량을 커피 농장에서 직수입한다. 덕분에 커피 농부는 1킬로그램당 3~7달러를 받을 수 있다. 이 외에 학교에 우물 파기 등 공동체를 변화 시킬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카페 수입의 30퍼센트가량을 아프리카에 환원한다.
직거래를 하면서 농민들도 자부심을 갖고 커피 품질을 높이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공정무역 취지에 공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매년 투포인트 커피가 수입하는 커피콩 물량이 30퍼센트가량씩 늘고 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사소한 소비행위가 자기만의 가치를 표현하고 싶은 욕구도 늘고 있다.
인간의 행동과 의사가 매우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지금까지 최소 비용으로 최대 만족을 얻으려 하고 이기심을 가진 것이 인간의 본성으로 여겼다. 그러나 인간은 때로 이익을 포기하더라도 공정함을 기준으로 행동하고, 자신의 선택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고려해 행동한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착한 소비가 더욱 확산되는 이유 역시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이제껏 우리 사회를 지배해 왔던 경쟁 논리와 이기적인 가치들로 미래사회를 준비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이들은 이제 착한 소비라는 이름으로 투표용지를 꺼냈다. 경쟁이 아닌 협력을, 이기심이 아닌 이타심을, 나의 이익이 아닌 모두의 이익을 위해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 이러한 착한 움직임은 그저 개인의 선행이 아니다. 윤리와 가치지향의 시대, 우리는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가. 이런 세상을 만들어 가자.
[41]9.4<명견만리 윤리, 기술, 중국, 교육 편>(인플루엔셜)1~41/ 총 309P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국경을 접한 보츠와나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청렴한 나라로 꼽힌다. 196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때만 해고 세계 최빈국이었다. 그러나 반부패 정책을 계속 강화해나간 덕분에 외국 투자자들을 자연스럽게 불러들일 수 있었다. 청렴을 바탕으로 보츠와나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다. 2016년 기준 보츠와나의 1 인당 명목 GDP는 5897달러로 아프리카 최상위권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청렴한 나라는 싱가포르다. 인구 550만 명의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의 반부패법은 아주 강력하다. 고위공직자와 재벌 등 권력층을 감시하는 싱가포르의 부패행위 조사국은 부패 혐의가 있으면 영장 없이 체포와 수색을 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공직자와 재벌의 공로를 내세워 선처해주는 일은 결코 없다.
세계적인 반부패 운동 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는 매년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부패인식지수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각국의 공무원이나 정치인이 얼마나 부패를 인식하고 있는지를 나타내고 있다. 뇌물을 받은 뽁의 인식에 초점을 맞춘 지수다. 2015년 전 세계 168 개국을 대상으로 한 부패인식지수에서는 덴마크가 100점 만점에 91점을 받아 세계에서 제일 깨끗한 나라로 꼽혔다.
핀란드와 스웨덴이 그 뒤를 이었고, 아시아에서는 85점을 받은 싱가포르가 8위로 가장 높았다. 일본과 홍콩은 75점으로 공동 18위였다. 한국은 56점을 받아 37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에서는 27위로 거의 꼴찌에 가까운 수준이다. OECD 평균인 69.9점에도 한참 모자란다.
한국은 '경제 선진국이면서도 개도국의 부패 수준에 머물러 있느 유일한 국가'라는 혹평을 듣고 있다. 한국 사회는 하위 계층에서 일어나는 부패는 거의 없는 데 반해, 정치인이나 기업인 같은 고위층이 개인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 권력을 이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치인과 연결된 공공분야에서 심각한 부패가 존재한다.
존스턴 교수는 국가의 부패 유형을 독재형, 족벌형, 엘리트 카르텔형, 시장 로비형의 네 가지로 나눈다. 독재형과 족벌형은 주로 후진국에서, 시장 로비형은 선진국에서 주로 나타나는 부패 유형이다. 한국인 엘리트 카르텔 유형에 속하는 대표적인 나라로 꼽았다. 정치인, 고위 관료, 대기업 같은 엘리트들이 자신들만의 네트워크, 즉 인맥을 구축해 이익을 독점하는 것을 카르텔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사회 각 분야에서 엘리트들이 학연, 지연 등으로 뭉쳐서 권력을 유지하는 기반을 만들고 부패를 통한 이익을 구구한다는 것이다. 즉 고위층의 힘 있는 사람들이 카르텔을 통해 부당 이익을 얻는 권력형 부패가 한국형 부패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도 우리와 비슷하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청탁 금지법 혹은 김영란(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법이라 부른다.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시절 2012년 8월 원안이 발표되어 2015년 3월 국회 통과, 2016년 5월 9일 시행되었다. 많이 시간이 걸린 이유는 이 법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금품 수수의 기준은 100만 원(1회 100만 원, 동일인으로부터 1년 누적 300만 원)이다. 100만 원을 넘으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더라도 무조건 형사처분 받는다. 100만 원 이하일 때는 직무 관련성이 있다면 대가성 여부와 상관없이 과태료를 문다. 직무 수행 또는 사교· 의례 ·부조의 목적으로는 식사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까지 허용된다.
인허가 면허 처리, 채용· 승진의 인사 개입 등 열네 가지 부정청탁의 경우에는 금품 수수가 없어도 처벌받는다. 금품에는 금전·유가증권·부동산·물품· 숙박권· 회원권 ·입장권· 할인권 ·초대권 ·관람권 ·부동산 등의 재산적 이익, 음식물 ·주류 ·골프 등의 접대 ·향응 또는 교통 ·숙박 등의 편의 제공, 채무 면제· 취업 제공· 이권 부여 등 유·무형의 경제적 이익이 모두 해당된다.
[42]9.5<명견만리 윤리, 기술, 중국, 교육 편>(인플루엔셜)42~62/ 총 309P
OECD는 2016년 5월 펴낸 <부패 보고서>에서 부패가 민간 부문 생산성을 낮추고 공공 투자를 왜곡하고 공공재원을 잠식하는 등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의 심각한 방해물'이라고 분석했다. 기업이 품질과 가격으로 경쟁하지 않고 접대나 뇌물로 계약을 성사시키려 한자면 불필요한 경영 비용이 늘어나고 생산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부패가 심한 나라일수록 공무원의 질이 떨어지고 공공의 이익과 무관한 규제나 무역 장벽, 보조금, 탈세도 많다. 부패가 불평등과 빈곤을 심화한다.
2014년 4월 전 국민을 슬픔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부패 네트워크의 작용이었다. 세월호 사건 이후 해운조합 인천지부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문서 더미에는 인천지역 선주들의 모임인 인선회가 관련 공무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내역이 기록돼 있었다. 대상은 모두 선박 운항에 대한 감시와 감독 기관의 공직자 들이었다. 부패가 없었다면, 각자 자기 자리에서 책임을 다했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참사였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문턱을 못 넘는 것은 바로 부패 탓이다. 김영란 교수는 김영란법은 쉽게 말해 '더치페이 법'이라고 했다. 각자 자기 것은 자기가 계산하는 습관을 들이자는 것이다. 또 하나는 언제 어디서든 빽을 찾고 아는 사람한테 전화 한 통 넣어달라고 하는 잘못된 청탁문화를 없애자는 것이다. 물론 문화를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우리 사회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나라의 부패 정도가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강한 부패 방지 정책으로 망한 나라나 기업은 없다.
이제 부패 척결은 더 나은 성장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김영란법을 시작으로 달라질 환경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인공지능이란 사람처럼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2016년 3월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알파 고와 이세돌의 대결을 계기로 관심과 정책지원이 활발해지고 있다.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20억 개의 일자리가 로봇과 컴퓨터 알고리즘 때문에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공지능이 흉내 낼 수 없는 인간 마음의 가치. 인공지능이 음악을 작곡할 수는 있지만 예술의 아름다움은 알지 못한다. 결국 인공지능에는 마음이 없다는 이야기다. 로봇에는 손가락을 만들지 않는다. 폭탄을 들고 테러리스트가 되는 것을 막고, 또 범죄에 악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렇듯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사람의 판단과 노력이 올바른 방향을 향해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43]9.6<명견만리 윤리, 기술, 중국, 교육 편>(인플루엔셜)63~106/ 총 309P
플랫폼은 본래 기차역의 승강장을 지칭하지만, 오늘날에는 더욱 다양한 의미로 쓰인다. 어떠한 계획이나 목적에 따라 사람들이 모이는 장(場)이 형성되면 그것을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사람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소통하는 토론회장이나 회의실 같은 장소도 플랫폼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의 SNS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구글, 네이버 같은 검색 플랫폼에서 엄청난 정보를 찾으며, 백화점이나 쇼핑몰이 아니라 아마존 등의 다양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더 많은 쇼핑을 즐긴다.
플랫폼은 오늘날 단순한 대인 간의 만남의 공간 그 이상의 의미다. 서비스와 서비스가 만나고 기술고 기술이 만나는 등 무궁무진한 새로운 가치로 확장되고 확산된다. 더 이상 제품으로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다. 가시적인 실체도, 손에 잡히는 그 무엇도 없는 플랫폼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플랫폼 혁명의 핵심은 하드웨어적 사고가 아닌 소프트웨어적 사고다. 사람과 사람이 모이고 누구나 참여해 아이디어를 나누면서, 하나의 천재가 아닌 다수가 참여하여 순식간에 변화를 만들어 낸다.
훌륭한 플랫폼은 창조의 패러다임마저 변화시킨다. 개방과 공유의 플랫폼은 한 명의 뛰어난 천재가 이끄는 시대에서 공동 창조의 시대로 우리를 인도한다. 그리고 지금은 다수가 함께 창조한 결과가 더 큰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하다.
치열한 세상에서 생존하기 위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화두는 공유다. 함께하면 더 큰 가치를 발휘하는 공유의 힘이 이제 정보통신기술의 혁명적 발전으로 커지고 있다. 개방과 공유의 가치는 단순히 산업적, 경제적 놀리가 아니다. 이제 개방과 공유의 문화는 하나의 시대정신이자 우리 사회의 성숙을 보여주는 지표다.
[44]9.7<명견만리 윤리, 기술, 중국, 교육 편>(인플루엔셜)107~130/ 총 309P
2016년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이었다. 클라우스 슈밥회장은 4차 산업혁명이 쓰나미처럼 우리 산업과 경제 그리고 삶의 패러다임 등 모든 시스템을 완전히 뒤바꿔놓을 것이라며 다움과 같이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은 현재의 불평등을 더 심화시킬 것입니다." 이미 준비된 기업가, 재능 있거나 혁신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승리하겠지만, 다른 편에 있는 사람들, 특히 뒤처진 이들은 패배할 것이다.
인류는 증기기관으로 대량생산의 기틀을 마련하며 1차 산업혁명을 이루었다. 2차 산업혁명은 전기와 컨베이어 벨트로 촉발되었다.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를 통한 자동화가 이루어진 시기다. 4차 산업혁명은 소프트파워를 통한 지능형 제품과 공장의 탄생으로 정의할 수 있다.
3차 산업혁명에서의 컴퓨터는 생산과 소비, 유통 시스템을 자동화하는 역할이었지 생산 방식과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물건까지 지능화 한 것은 아니었다. 이에 비해 4차 산업혁명에서는 기계와 제품이 지능을 갖게 되었고, 인터넷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어 학습능력도 뛰어나다.
산업혁명의 과정은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을 통한 기계적 혁명, 2차 산업혁명은 전기 동력으로 대량생산,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를 통한 자동화, 4차 산업혁명은 소프트파워를 통한 지능형 공간과 제품의 탄생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사라져 가는 물건이 얼마나 많은가. 카메라. 전자사전, MP3 플레이어, 시계, 지도, 수첩, 손전등, 신문, 게임기, 내비게이션 등등이 사라지거나 위협받고 있다.
제품과 제조공정, 시스템이 지능화되면 소비자가 중심이 되는 생산이 이루어질 수 있다. 소비자의 욕구가 다양해지자 기업들도 고객의 취향 변화에 다양한 디자인과 첨단 기술로 대응하면 유연화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제품뿐 아니라 생산과정, 즉 공장도 지능을 갖게 되면서,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4차 산업혁명을 특징짓는 중요한 키워드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4차 산업혁명의 주요 키워드를 정리해보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며 데이터를 만드는 초연결사회, 데이터가 지배하는 산업 현장, 고객의 욕구를 충족하는 똑똑한 제품과 공장 등이 그것이다. 3차 산업혁명까지는 제품 혁신, 공정 혁신이 중요했으나 4차 산업혁명에서는 IT를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중요하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1세기 문맹인은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배운 것을 잊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4차 산업혁명은 피할 수 없는 미래다. 한국은 대기업의 자동화 중심 3차 산업까지는 성공해서 국민소득이 증가했다. 3차 산업혁명에 성공했다고 안주한다면 4차 산업혁명에서는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 과거의 성공을 잊고 새로운 도전의 청사진을 그릴 때다.
[45]9.8<명견만리 윤리, 기술, 중국, 교육 편>(인플루엔셜)131~164/ 총 309P
뉴욕에서 중국인들을 위한 춘절 마지 불꽃축제가 열렸다. 런던의 빅 벤은 '다 벤 종'이라는 중국 시 새 이름을 얻었다. 밴쿠버에는 중국인들의 레저용 고급 저택이 줄줄이 들어선다. 아름다운 제주에도 중국인을 겨냥한 황금버스가 돌아다닌다. 전 세계의 풍경을 바꾸는 차이나 머니, 위험일까 기회일까.
유커 쓰나미가 우리 사회에 몰고 올 변화는 가치판단에 따라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변화는 이미 일어나고 있다. 그 속도도 점점 빨라질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러한 변화를 제대로 직시하고, 그로 인해 파생될 문제들을 정확히 인지하고 대비하는 것이다.
제주 관광 천만 시대의 1등 공신은 유 커였다. 대형 크루즈에서 쏟아져 나온 중국 관광객들이 제주도 곳곳을 누볐고, 제주도 주민들은 엄청난 기회라고 여겼다. 하지만 중국 여행사들이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상황이 순식간에 역전됐다.
관광수입 역외 유출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도내 관광업계의 영업이익 55퍼센트가 역외로 유출되었고, 호텔업도 61퍼센트가 넘는 돈이 역외로 나갔다. 심지어 유커 특수를 최고로 누린 제주 면세점도 외국 브랜드가 많아 50퍼센트 이상이 역외로 나가는 실정이다.
중국 관광객 대부분은 중국 여행사를 통해 들어오고, 중국 버스회사의 차를 타고, 중국에서 온 가이드와 함께 중국인이 운영하는 관광지를 돌다가 또 중국인이 운영하는 호텔에서 쉬고 있다. 토속 관광업자는 한가할 뿐이다. 제주도의 고민은 관광수입 역외 유출만이 아니다. 거세게 부는 중국인의 부동산 투자 열풍 또한 고민거리다. 이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고, 무분별한 개발이 이어지면서 천혜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제주도 자연이 훼손되고 있다. 게다가 중산간 지역의 난개발로 지하수 오염마저 우려되고 있다.
[46]9.9<명견만리 윤리, 기술, 중국, 교육 편>(인플루엔셜)165~192/ 총 309P
중국 경제를 이끄는 쌍두마차인 증시와 부동산은 폭등과 폭락을 반복하고 있다. 수출은 부진하며 내수경기 또한 불안하다. 결국 중국 정부는 실물경제 회복을 위한 통화가치 절하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통화가치 절하는 다른 나라 화폐에 비해 자국 화폐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대개 많은 대책을 써도 경기가 부양되지 않을 때 최후의 보루로 선택하는 카드다. 효과만큼 부작용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외국에 더 많은 물건을 팔 수 있다. 더욱이 통화를 절하하면 주변국들이 상대적으로 통화가치가 상승하면서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된다. 일본과 중국의 통화가치 절하로 한국 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한 것처럼 말이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통화가치를 내리는 이른바 '환율전쟁'이 시작되면 결국 통화 절하 효과는 감소된다. 더 큰 문제는 환율전쟁이 계속되면 결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된다는 점이다. 결국 세계 교역이 더욱 위축되고 보호무역주의 장벽이 높아져 전 세계적으로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특히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받을 타격은 심각하다.
위안화의 가치가 내려갈수록 세계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 가격은 더욱 저렴해질 것이고, 중국과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철강 등 몇몇 산업 군이 받을 타격은 심각하다. 위안화 가치 변동은 강력한 스트레스다.
[47]9.10<명견만리 윤리, 기술, 중국, 교육 편>(인플루엔셜)193~220/ 총 309P
중국은 현재 사회적 불평등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 급격한 경제성장 속에서도 도시와 농촌의 빈부격차가 확대되었고, 엄청난 부를 축적한 부자들과 절대 빈곤에 시달리는 농민공까지 계층 간 양극화 또한 심해지고 있다. 그뿐 아니라 최근 들어 이러한 불평등이 세습되기 시작하면서 계층 간 이동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 청년들이 가기 꿈을 위해 과감히 투자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이들의 창업에 대한 두려움 없는 자신감 뒤에는 중국만의 창업 문화와 생태계, 창업 지원 정책이 뒷받침되어 있다. 그리고 중국 젊은이들에게 창업 열기를 불러일으킨 마윈과 레이 쥔, 텐센트의 마화텅 같은 롤모델들이 있다.
마윈은 자신의 성공 비결을 '돈과 기술과 계획'이 없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즉 자본금이 없었기에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을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해결했고, 기술이 없었기에 능력 있는 기술자를 존중하고 우대했다. 또한 계획이 없었기에 변화하는 시장에 발 빠르게 대처하면서 적응해나갈 수 있었다.
중국은 세 번까지는 실패를 용인하고 계속 도전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단 한 번 실패하면 바로 나락으로 떨어져 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실패는 안 할수록 좋겠지만, 한 번에 성공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실패가 밑거름되어야 결국은 성공을 거둘 수 있다.
트렌드 전문가 김난도 교수는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리의 제도와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 젊은 세대들 둘러싼 현실은 고려하지 않고, 창업을 위한 문화와 생태계는 마련하지도 않은 채 젊은이들을 삭풍이 몰아치는 거리로 내모는 것은 아주 잔인한 일이다. 실패해도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
젊은 세대가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재기할 수 있을 때까지 최소한의 물질적 지원을 해 줄 수 있는 그런 개념의 복지가 필요하다."
[48]9.11<명견만리 윤리, 기술, 중국, 교육 편>(인플루엔셜)221~246/ 총 309P
진팅위와 같은 1990년 대생, 즉 주링허우 세대가 지금 중국의 내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그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에서 이유 모를 두려움을 느낀다. 취재를 하면 할수록 더욱 무서운 점이 서로 간에 형성된 네트워크 문화였다.
"성공한 뒤 다른 사람들에게 성공을 나눠주고 돕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입니다." "여기에서 많은 인재나 인맥, 능력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의무적으로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 "성공한다면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가난한 학생이나 많은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습니다."
자신이 성공한다면 꼭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성공 DNA를 나눠주고 싶다는 그들. 자신만의 성공 스토리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주변과 후 세대에도 전수해주겠다는 것이 이들이 가진 기본적인 생각이었다. 그런 문화 속에서 이루어지는 하나의 성공은 또 다른 무수한 발전과 성공을 낳는다. 자신의 스토리를 즐겁고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나누는 모습에서 주링허우 이후 세대의 단상까지 그려볼 수 있었다.
한국이 나아갈 길은 어디겠는가. 우리는 중국처럼 경제성장의 규모 자체가 청년들에게 힘을 주지는 못한다. 한국 경제의 상황은 우리 청년들에게 힘은커녕 오히려 좌절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사회가 의식적으로라도 청년에게 힘을 실어줄 때다.
명목적인 제도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제도를 통해, 한국 청년들도 실패하고 또 실패해 마침내 성공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한국의 다음 세대에게 지금 세대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뿐이다.
[49]9.12<명견만리 윤리, 기술, 중국, 교육 편>(인플루엔셜)247~275/ 총 309P
자신의 생각이 교수와 다를 경우 90퍼센트의 대학생이 본인의 생각을 포기한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인류 지성의 원천이었던 대학이 위기에 처했다. 길어진 인생에서 끊임없이 새로 배워야 하는 시대, 우리가 진정으로 길러야 하는 능력은 무엇인가.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대학은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 중의 하나가 교육제도라면, 대학은 그 교육제도의 정점이자 상징이다. 인류 역사에서 대학은 지식을 쌓고, 생각을 교류하며, 시대의 담론을 펼쳐낸 지성의 장이었다. 한 사회를 발전시키고 미래를 변화시키는 위대한 생각과 가치들이 바로 대학으로부터 나왔다.
대학은 사회를 한 단계 성장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시대 변화를 올바르게 읽어내는 비판의 장이자 시대가 묻는 엄중한 물음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자성의 공간이었다. 그 때문에 개인과 가족은 물론 전 사회가 대학 교육에 자원을 투여해왔다. 그것이 사회 전체를 위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대학에는 더 이상 큰 배움도, 새로운 도전도 없다. 시대정신을 반영하지 못하고,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인재가 아닌 학점의 노예만 길러내고 있다. 이혜정 소장은 대다수 서울대생의 관심은 대기업에 취업할 것이냐, 고시를 볼 것이냐, 교수가 될 것이냐 와 같은 고민과 선택에 묶여 있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세상이나 사회적 정의는 먼 이야기다.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는 2020년에 대학 캠퍼스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래학자인 토마스 프레이는 전 세계 대학의 절반이 20년 내에 문을 닫을 것이라고 했다. 데에 저 위츠 교수는 그의 최근 저서 《공부의 배신》에서도 대학의 위기를 적나라하게 비판한 바 있다.
"교육의 목표는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는 것뿐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당신을 직장에서는 쓸모 있는 인력으로, 시장에서는 절 속아 넘어가는 소비자로, 국가에서는 순종적인 국임으로 전락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대학생들은 고등학생 때와 마찬가지로 교육의 의미, 삶의 목적과 겉은 중요한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다. 이 주제는 청년 시절에 반드시 다루어야 하는 것이다.
삶이란 무엇인가? 사회란 무엇인가? 사람은 왜 사는가?
[50]9.13<명견만리 윤리, 기술, 중국, 교육 편>(인플루엔셜)276~290/ 총 309P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1990년대까지도 40퍼센트가 채 안 되었지만 2005년부터 급격하게 증가해 2006년 82퍼센트를 넘어섰고 2010년대에 들어서도 꾸준히 70퍼센트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OECD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1위이고, 미국, 일본, 유럽의 대학 진학률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정부학자금 전체 대출액은 2014년 말 10조 7000억 원으로, 학생 1인당 평균 대출액이 704만 원에 달한다. 대졸자 평균 취업률은 58.6퍼센트에 불과하다. OECD 국가들 가운데 단연 꼴찌다. 문제는 이 비율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문계 출신 90퍼센트가 논다는 뜻의 인구론이란 말도 있다. 인문학 전공자들은 기업에서 환영받지 못해 십중팔구는 경제학이나 경영학을 복수 전공한다. 통폐합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존폐 위기에 시달리는 것도 인문계 학과들이다.
'얼마나 많이 아는가'보다는 오히려 세상의 변화를 읽어내고, 필요할 때 원하는 지식을 찾아내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더없이 중요한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능력을 기르는 키워드는 다름 아닌 '생각'이다. 지금 전 세계의 교육 현장은 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교육에 주목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생각의 힘을 키워주는 것이야말로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아이들을 위한 최선의 교육이라고 믿는다. 핀란드는 세계 괴고의 교육 선진국이지만 지금에 안주한지 않고 부지런히 더 나은 교육을 찾는다.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던 시대는 끝났다. 지식의 양보다는 창의적인 능력과 생각의 발전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가 이미 우리 눈앞에 와 있다. 교육은 해당 국가의 국임이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사회적 합의다. 당연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교육 프레임이 무엇인지 한께 고민하고 결과물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것이 후세대를 위한 어른의 당연한 책무다.
[51]9.14<명견만리 윤리, 기술, 중국, 교육 편>(인플루엔셜)291~309/완독/ 총 30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