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자국!
콩들이 말을 한다.
콩들이 그들만의 언어로 내게 말을 걸어온다.
혹, 내가 못 알아 들을 까봐
그림으로 내게 보여주고 또 보여주고.
아무리 들여다 봐도
이루 말할 수 없이 귀엽기 짝이 없다.
미소가 저절로 지어진다.
눈물이 쑴벙 나올 정도로...
뭔가로 표현하고 싶어
폰에 저장해 놨다가 웹에 올린다.
폰의 쌓인 사진 자료들를 간추려야 하기에.
너무 많아서...
.
.
난 내가 찍은 사진이
어떤 사진작가가 찍어 올린 것보다
더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는가?
친근감이 간다.
난 내가 그린 그림이
비록 어설프면서 조잡한 그림일지라도
그 그림이 피카소 그림보다
백 배나 천 배나 더 잘 그린 것 같다.
그러고 보면 볼수록 거기서는 힘이 뿜어져 나온다.
나의 좋은 에너지가...
난 내가 쓴 글이 역대 작가들이 쓴 글보다 더 멋져 보인다.
비록 문법이 맞든 안 맞든
뒤뚱거려도 움축 패여 있어도
눈길이 한 번 더 머물게 된다.
왜?
그건 내 삶의 조각이며
삶이 녹아든 나만의 체험이란 파편들이 모였으니까.
그러고보면
우리는 남의 것에 관심이 없다.
누구나
그렇지 않는가?
오로지, 나의 것에만 올인(All In) 하고 있다.
내가 뭘 만들고
내가 어떡게 했는지에만 집중돼 있다.
나도 그렇다.
너도 그렇다.
이게 바로 신이 말하는 그것 아닌가?
'남녀노소할 것 없이 만민이 다~'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 말이다.
모두가 1인 작가시대가 열렸다.
내 말이 맞을 듯 싶다.
안 그런가?
내가 찍은 사진!
내 모습이 들어간 사진!
내가 손댄 것들!
내가 즐겨하고 내가 흥미있어 하는 것에만 꽂혀 있다.
너도 나도 모두가...
그렇지 않은가?
그러고보니
한 사람. 한 사람이 전부 작가이자, 창작자들이다.
누구나 다 뮤지션이자,
누구나 다 포토그래퍼이고,
일러스트 작가이며 아티스트들이다.
와~ 그렇지 않는가?
당신이 인정하든 안 하든 상관없이.
다만 우린 그걸 모르고 있을 뿐.
우린 오늘도 나도 모르게
너도 모르게, 누구도 모르게 창작(창조)을 하고 있다.
내 삶을 빚고 있다.
내 삶을 조각하고 있다.
내 삶을 좀더 진보하도록 발달시키고
진전시켜보려고, 향상시키려고
한 발을 내딛고, 한 손을 내밀고
눈을 부르뜨고 사방을 두리번 거린다.
그래서 모방을 하고
갖고 싶어하고,하고 싶어하고
'나도 할 수 있을까?' 의문도 던진다.
'나도 하고 싶다! 나도 해 봐야지.' 하며
도전장을 던진다.
각종 문화센터가 꽉 차고
각종 배움의 장이 터져나간다.
온갖 강좌들이 넘쳐나고
거기를 노리는 사냥꾼들이 모여든다.
좀더 남들에게 날 톡톡 튀게 해 보려고,
돋보이게 하려고 꾸민다.
거울을 보며 자신의 부스스한 머리를
빗어 넘기는 것부터 시작해서
치약 거품이 묻은 옷을 벗고
가장 단정하고 눈에 뛸 수 있는 옷으로 갈아입는다.
그 자체가 창작자의 태도다.
표현한다.
과감하게~
투자한다.
모든 시간과 모든 내 것을 털어서~
표현은 드러냄의 강렬한 자기 진술이다.
표현은 자기 과시의 가장 강한,
가장 강력한 자기의 자기인 것이다.
와우 멋지군...
그렇다.
우린 모두 나를 남에게 보여주길 바란다.
남에게 나를 소개해 주고 싶어 안달이 났다.
그래서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하려는지 나 아닌 존재들에게
입증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그 역시도 모두 나의 일부분일 뿐이다.
알고보면.
나만이 존재하니까 그렇다.
나만이...
내가 아니면 세상은 없는 것이다.
내가 아니면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믿는가? 믿어라.
나는 곧 나 이상의 존재니까.
그건, 바로 내 영혼 자체.
바로 우리가 만나고 싶어 죽을 때까지
기를 쓰고 찾아헤맸던 신의 본체니까.
컴퓨터로 말하면 소프트웨어다.
그 소프트웨어보다 더 소프트한 존재가
영혼이고 신이다.
세상 만물은 그러고 보면
나의 일부에 불과하다.
안 그런가?
우린 한 몸이고
우린 하나니까.
.
.
작년 5월경.
낯선 여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여자는 내게 그런다.
자기가 내 주차된 차 앞 범퍼를 받았노라고.
난 얼른 내려가 봤다.
'그 넓은 주차장, 그 넓은 공간에서 후진하다가 박을 수도 있구나!' 싶었다.
어이없기도 했지만 이해도 안 갔던 차(마침).
여자는 내게 도리어 화를 냈다.
주차를 내가 잘못해놨다며 되려 성 냈다.
더 기가 막힐 노릇 아닌가?
그러더니, 그 옆에 서 있던 그 시모, 친정엄마까지 가세해 내 잘못으로 모든 걸 떠넘겼다.
"아줌마! 제 차는 어제 저녁부터 이 자리에 있었어요.
글구 이 넓은 공간에서 어떡게 후진을 했길래 차를 박아요?
초보세요? 차는 고급스런 찬 데요.
왕초보 딱지를 붙이지도 않았네요?
'왕초보'라면 너무 겁이 없었던 건 아닌가요?
아니면, 베테랑이라면 더더군다나 겁이 없던지요?
제가 보기엔 납득이 안 가는 장면이네요.
누가 누구더러 나무라는 겁니까?"
여자는 내가 주차선에 맞춰 세워놓지 않아 그런 사고가 발생했다는 항변을 늘어놓았다.
그 옆에서는 두 노인이 그녀를 역성 들어 주느냐
같이 맞장구를 이렇게 치고 있었다.
'얼씨구~ 잘한다~ 얼쑤~' 이렇게.
의기양양해진 여자 왈.
"보험회사에서 판가름해 주겠죠."
난 보험사에서 올 때까지 집으로 올라와 나갈 채비를 서둘렀다.
식식거리며...하하핫~
안하무니도 저런 안하무니가 또 있으려나?
나~ 원~ 참~ 기가 막혀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런데 신은 그런 나를 편들어 줄 생각은 하지도 않고 내게 던진 말.
" 너는 왜 화를 내느냐? 그는 너의 형제, 자매다. 너는 하나다!"
'쳇~ 뭐야? 내가 믿는 그 신 맞어?
날 더 부화 돋우는 이유가 뭐야?...'
난 그걸 알면서도
그런 걸 알면서도
여전히 투덜거리고
여전히 씩씩거린다.
.
.
보험회사 사람은 내게 대신 정중하게 사과를 했다.
글구 내가 있는 곳까지 차를 깨끗이 닦아 가져다 주겠노라 말했다.
난 그 날에 귀가 쫑긋~
차를 깨끗이...
좋아. 아주 좋아용~
몇 시간 후 차는 반짝반짝거리며 내 앞에 와 서 있었다.
난 새차를 가져왔는줄 착각했다.
너무 깨끗해 믿을 수 없은 일이 벌어졌다.
이거 내 차 맞어? ㅎㅎㅎ~
내 차를 보면 귀신도 달려들지 못할 것이다.
내 차 속을 보면 고물상에서도 받아주지 못할 것만 싣고 다닌다. 그것도 하나 가득.
길동물들에게 필요한 것들이다.
사료 재활용통에서 주운 그릇들 냄비 후라이팬 박스 비닐...말로 형언할 수 없이 많다.
여름엔 구데기도 손등 위를 기어다닌다.
난 그 녀석을 집어 밖으로 내 보낸다.
그럴 정도면 알겠지?
내가 욕을 바가지로 했던 그 신이
내 차의 상태를 보고
혹, 그런 싸가지 없는 여자를 통해
오랜만에 세차를 해 준 것이 분명했다.
그것도 공짜로~ㅎㅎㅎ.
내가 믿는 신이
당신이 믿는 신은
당신이 믿음을 갖지 않아도 당신은 우주를 주관하는 존재가 있다는 어떤 확신은 있다. 그래서 조상 신을 믿을 수도 있고 무속 신앙을 믿을 수도 있다.
난 그 모두를 통틀어서...말한다.
그렇게 우리들 내면에서 활동하는 존재는
아무리 나쁜 듯한 일도 좋은 일로 바꿔준다.
일어나는 일을 모두 받아들여라.
벌어지는 상황을 주시하라.
내가 할 일
내가 애써 전전긍긍할 일은 아무 것도 없다.
내가 하지 않아도
내가 무엇을 해결하려 하지 않아도 되어감을 봐라.
놀라운 기적
놀라운 체험은 그때부터다.
그런 경험을 한 두 번하게 되면
더 이상 내가 무엇을 하기 위해
돈을 벌고
살아남기 위해 남을 밟으려는 짓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허우적거릴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된다.
내가 남들과 싸울 이유도 없어진다.
내가 문제를 조정해 보려고 할 필요도 없게 된다.
기적은 그때부터 당신에게 일어난다.
아니 늘 있어왔지만 몰랐다.
그걸 알게 된다.
알게만 되면
당신은 당신이 기적을 창조하고 있는
창조자라는 걸 깨닫게 된다.
또 내 노력이 없이도
내가 끌고가려는 숱한 걸림 돌들이 눈앞에서 먼지처럼 사라지고 생각지도 않는 희한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아, 그리고 인생은 정말 멋진 체험공간이란 것도 그제서야 알게 된다.
누구나 알게 될 것이고
누구나 보게 될 것이다.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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