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어울리지 않는 낱말 조합이 기독교의 신 '여호와'와 인본주의가 아닐까 한다.
'여호와'는 기독교 신도(인간)들에게 떠받들어지는 그들 최고의 두목이고, 신도들은 그저 여호와 '하나'를 받들어 모시는 수하에 지나지 않는다.
신도들은 하나 같이 '하나'에게 애걸복걸(기도)하고 '하나'의 처분을 맹목으로 받아들인다. 좋은 처분이면 '하나'의 은혜라고 칭송해 마지 않고, 나쁜 처분이면 '하나'의 다른 깊은 뜻이 있다고 감사하게(속마음까지 그러한지는 모르겠지만) 받아들인다.
그런데 전지전능한 '하나'라면 신도들의 기도 소리를 듣지 않더라도 이미 그들의 속마음을 다 꿰뚫고 있을 것이니 어련히 잘 알아서 처분을 내릴 텐데, 신도들이 기도한다는 것은 이를 부정하는 일이다. 신도들 또한 '하나'의 처분이 좋은 처분이든 나쁜 처분이든 그저 맹목으로 받아들일 거라면 굳이 '하나'에게 기도할 일도 아니다.
"하나님 뜻대로 처리하여 주시옵소서!"라고 하는 기도는 하나 마나 한 기도가 된다. 두목의 처분만 바라는 굴종이다. 여기에 인본주의가 자리할 공간은 없다. 기독교 신도들은 순종을 최고의 미목으로 여기는 듯하다. 그러나 '하나'의 처분대로 순종할 것이라면 애초 뭐 하러 기도하는가? 두목에게 순종할 수 있어서 좋다. 대체로 이런 뜻일까?
기독교는 오로지 신만을 위한 신본주의 사상이다. 신의 말이라면 인간 존엄은 안중에 없다. 이교도 살육은 말할 것도 없고 충복의 자식까지 번제물로 받는 신이 여호와다. 이 점이 바로 기독교가 신본주의 반인본 노예사상임을 증명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