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眞089- 七月夜行江陵途中作(칠월야행강릉도중작:
칠월 밤에 강릉으로 가는 도중에 지음)
- 陶淵明(도연명)
江陵: 지금의 湖北省 江陵縣, 곧 長江 가에 있던 府 이름.
閑居三十載(한거삼십재)에,
한가히 살기 삼십년에,
閑居三十載: 이 때 淵明은 37세여서, 몇 년의 在官 기간을 제하면 거의 30년 동안 家居한 셈이 된다.
遂與塵事冥(수여진사명)이라.
마침내 세상일에 어둡게 되었네.
塵事: 세상의 속된 일. 冥: 어두운 것.
詩書敦宿好(시서돈숙호)하고,
시서는 옛 부터의 기호를 두터이 하고,
詩書: 詩經과 書經. 宿好: 오랫동안 지녀온 嗜好.
林園無俗情(임원무속정)이라.
숲속은 속된 정을 없이 하네.
如何捨此去(여하사차거)하여,
어찌 이를 버리고 떠나,
遙遙至西荊(요요지서형)고?
멀리 서쪽 형주에 까지 가랴?
西荊: 서쪽의 荊州. 이때 京都는 동쪽에 있었으므로 형주는 서쪽이 된다. 형주는 강릉 땅을 가리킨다.
다른 판본엔 모두 ‘南荊’으로 되어 있으나 모두 잘못이다.
叩枻新秋月(고설신추월)하고,
노를 두드리며 가을 달을 즐기며,
叩: 두드리다. 枻: 배의 노.
新秋月: [文選]엔 ‘親月船’으로 되어 있다. 여하튼 ‘新’자는 ‘親’의 뜻으로 보아야 한다.
臨流別友生(임류별우생)이라.
강물을 앞에 두고 벗을 이별하네.
涼風起將夕(양풍기장석)하니,
싸늘한 바람이 저무는 해 따라 일더니,
夜景湛虛明(야경담허명)이라.
밤 경치의 고요하고 밝음을 즐기네.
湛: 오래 즐기는 것. 虛明: 하늘의 공허함과 달의 밝음.
昭昭天宇闊(소소천우활)이오,
밝고 맑은 하늘은 넓기도 하고,
昭昭: 하늘이 밝은 모양.
皛皛川上平(효효천상평)이라.
맑고 맑은 냇물은 질펀하네.
皛皛: 강물이 달빛에 반사되어 훤한 모양.
懷役不遑寐(회역불황매)하여,
할 일 생각하니 잠잘 겨를도 없이,
役: 할 일. 遑: 겨를. 짬.
中宵尙孤征(중소상고정)이라.
밤중에도 외로이 길을 가네.
商歌非吾事(상가비오사)라,
출세는 내 뜻이 아니기에,
商歌: [文選] 李善의 注에 의하면 [淮南子]에 ‘甯戚(영척)이 수레 밑에서 商歌를 부르니
桓公이 개연히 깨달았다.’ 하였다. 商歌를 부른다는 것은 出仕를 求함을 뜻한다.
依依在耦耕(의의재우경)이라.
의연히 밭을 갈고 있네.
依依: 미련을 갖는 모양.
[楚辭]에 실린 王逸의 九思 傷時에 ‘뜻은 戀戀하고도 依依하다’ 하였다.
耦耕: 쟁기로 밭가는 것. 곧 농사짓는 것.
投冠旋舊墟(투관선구허)하여,
관을 던지고 옛 마을로 돌아와,
投冠: 벼슬을 내던짐을 뜻한다. 旋: 돌아오는 것. 墟: 마을을 가리킨다.
不爲好爵縈(불위호작영)이라.
벼슬하기 좋아함으로써 성가신 일 생기지 않네.
縈: 얽히는 것. 성가신 일이 신변에 생기는 것.
養眞衡茅下(양진형모하)하니,
초가집 아래서 참됨을 기르니,
眞: 천진. 타고난 진실함.
衡茅: 衡門茅屋. 곧 작대기를 걸치어 문을 만든 초가집.
庶以善自名(서이선자명)이라.
스스로의 이름을 잘 지니기 바람이네.
庶: 바라다. 庶幾의 뜻. 善自名: 자신의 이름을 잘 보전하는 것.
解說:
이때 陶淵明은 일시적으로 劉裕의 막하에서 鎭軍參軍이란 벼슬을 하고 있다가 볼 일이 생겨 휴가에 江陵으로 가게 되었다. 이 무렵의 淵明의 행적은 뚜렷하지 않으며, 參軍이란 일정한 직책과 보수가 없는 閒職이었다. 어떤 사정으로 參軍이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이 詩를 통해 볼 때 閑居自適하는 田園의 體臭는 조금도 잃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떤 이는 江陵으로 參軍이 되어 부임하는 길이라고도 한다. 여하튼 詩書와 園林으로 自適하던 생활을 벗어나 지금은 멀리 江陵으로 벗을 이별하고 떠나왔지만 自然을 즐기는 그의 취향은 여전하다. 아직도 농사나 짓고 소박하게 살아가지, 큰 벼슬을 할 뜻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첫댓글 叩枻新秋月에서도
新을 親으로 보는군요
그렇다면
大學之道 在明明德 在新民이라는 대학장구도 이해가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