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 카터 주연 1975년 판 TV 시리즈와 갈 가도트 주연 2017년 판 <원더 우먼>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리고 건강미 넘치는 두 여배우는 사실 우위를 가리기 어려운 존재감의 소유자다. 아니 비교 자체가 무의미한 각각의 매력적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20세기에서 21세기로 세월의 강을 건너 마침내 2020년 <원더 우먼 1984>에서 린다와 갈은 함께 모습을 드러냈고, 관객들은 환호했다.
TV 시리즈 <원더 우먼>의 음악은 찰스 폭스(Charles Fox)가 음악을, 노만 김벨(Norman Gimbel)이 가사를 썼고, 그렇게 완성된 주제가는 재즈와 알앤비적 브라스와 반복하는 운율적 리듬, 그리고 가창을 골자로 곡을 구성했으며, 소울풀하게 '원더 우먼'을 연호하는 여성 코러스가 노래의 호소력을 더한다.
21세기에 부활한 <원더 우먼>은 2017년을 새천년 새출발의 원년으로 영화음악작곡가 루퍼트 그렉슨-윌리엄스(Rupert Gregson-Williams)가 새로운 테마를 캐릭터에 부여했다. 티나 구오(Tina Guo)의 일렉트릭 첼로를 주악기로 중동풍의 이국적 선율을 강렬하게 품어내는 한편, 타악기, 전기기타, 합창, 드럼 협연이 폭발적 록 비트를 쳐주는 원더 우먼의 주제곡은 신 원더 우먼 사운드의 원형을 제시했다. 2020년 <원더 우먼 1984>에서는 한스 짐머(Hans Zimmer)가 지휘봉을 인계받아 루퍼트의 원형 사운드를 유지존속 및 변형 발전시켰다.
사실 그러나 2016년 <배트맨 대 수퍼맨: 저스티스의 시작>(Batman vs. Superman: Dawn of Justice)에서 처음 등장한 원더 우면을 위해 정키 XL과 합작한 한스 짐머의 테마가 우선이었으므로, 정확히 하자면 루퍼트가 원작자는 아닌 셈. 한편 루퍼트가 형 해리와 함께 한스 짐머의 음악회사 리모트 컨트롤 프로덕션(Remote Control Productions) 소속 작곡가 팀의 일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