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 가방을 든
흰 가운의 의사가 보고 싶다.
이영호
몸이 아파 집 근처 동네병원에 가서 의사의 진찰을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면 좋겠지만, 더 큰 병원으로 가서 진찰받아 보라고 하면, 이때부터가 문제다.
큰 병원이 가까이 있으면 다행이겠지만 거리가 멀어 차로 이동하거나 많은 시간을 보내고, 병원에 도착하여 담당 의사의 진찰을 받기까지 또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이 있다. 가족 중에 위급환자가 발생했을 시 119구급차로 해결할 수 있는 경우는 다행이지만, 일반의 경우 환자는 물론 보호자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시골의 경우 도시 큰병원을 찾아가다가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30분 기다려 5분도 채 안 되는 진료 시간에 환자가 궁금해서 물어봐도 자상한 설명 대신 자기들끼리만 아는 전문용어를 순위에 써대며 처방을 내리는 의사들, 그들에게 뒷거래를 통해 보상을 챙기는 약사들, 이를 방관하고 있는 건강보험공단이 있어 가끔 의료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어느 한쪽만의 문제가 아니라 통째로 썩은 모두의 문제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자치단체의 의료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의료기관 접근성도 문제다. 의료비를 줄이면서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은 없을까?
과거 내가 어릴 때 의사가 직접 집에 방문하여 진료하고 가는 것을 보았다. 그때는 왕진하는 의사들이 있었다. 지금은 특정 지역에 일부 의사들이 왕진한다는 이야기는 있는데, 대도시에 왕진하는 의사를 보지 못했다.
저수가(低數價) 그 때문에 방문 진료에 의사들이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주거환경의 상태 등의 애로사항이 많다는 이유로 꺼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일본은 방문 간호사업이 이미 활성화되어 있고 노인이 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집에서 안심하고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가 잘되어 있다.
우리나라보다 일찍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노인에 대한 의료제도가 잘 되어 있으며, 긴급, 심야, 휴일 왕진 진료 시간 등에 따라 가산 수가를 책정해 재택의료를 독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적극적인 정책으로 의사들이 직접 왕진하는 방문 진료 참여를 유도해야 할 일이다.
거동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인의 편익을 위해 방문 진료를 요구하고 있지만 의사협회가 가로막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의사 수가 가장 적은 숫자인 것을 감안. 의대 정원을 늘리려고 하니 의사협회에서 증원을 반대하며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의대생들이 휴학계를, 이어 의사들이 사직서를 낸다고 성명을 발표하고, 야단이다.
이번 사태에 반발한 전공의들은 ‘우리는 저임금 노동자가 아니라 충분히 대접받을 권리가 있다며 휴직을 벌이고 있다.
저 임금 노동자들은 먹고살기 위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다가 임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목숨을 잃고 있는데. 의사가 과로로 쓰러져 사망하였다는 뉴스는 들어보지 못했다.
인간의 존엄성을 다루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잊어버린 채 자기 밥그릇 줄어드는게 두려워 연대파업으로 강경하게 맞서는 모습, 국민의 생명을 앞세워 의료계의 현실적 절규는 어떤 경우도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요약해 보면
이제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으매
나의 생애를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
나의 은사에 대하여 존경과 감사를 드리겠노라.
나의 양심과 위엄으로써 의술을 베풀겠노라.
나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중략
의사가 되기 위해 졸업식장에서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하고 나온 의사들이 진정 무엇을 위해 의대 정원을 늘리는 데 반대한다며 사직하고 데모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의사 중에는 맡은바 직분을 충실히 사회에 공헌하는 의사들이 대다수다. 다른 직업이라면 몰라도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의사가 되겠다면 인정도 눈물도 없이 오직 돈독에 취해 날뛰는 수전노 같다.
의료현장의 혼란을 대통령이 직접 나서 그 대책을 발표했다.
대통령은 변호사 수가 30배 늘 동안 의대 정원은 2, 2배라며 의료계의 주장을 정면 반박, 통계자료를 제시하며 2,000명 증원에 대해 의사협회는 의대 교육의 질을 낮추고 의료시스템을 붕괴한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국민의 여론은 대다수가 의사 증원을 찬성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2.51명으로 평균이 3.6인 OECD국 중 꼴찌이다.
수요공급의 원리에도 맞지 않는 의사협회의 주장에 정부는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계획대로 추진한다고 했다. 각 대학으로부터 내년도 의대 증원 신청을 받아본 결과 훨씬 웃도는 숫자를 나타내고 있다.
국민은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받고 있는데 의료 서비스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의 중심으로 병원구조를 바꾸고 숙련된 PA 간호사 진료 지원을 활용하겠다고도 했다.
이번 의대 정원 증원이 지역의료, 필수 의료 회복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교육헌장에서도 확인되었다고 말했다.
삶 속에서 자주 듣는 소리로 의사와 변호사는 허가 낸 00이라고 한다. 초 중등학교에서 공부도 열심히 잘하는 우등생으로 착한 모범생들이었는데, 법대에 진학해서 법관이 되고, 의과대학에 가서 의사가 되었으면, 열심히 올바른 판결과 약자를 위해 정의를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의사는 국민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환자들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는것이 맏은바 본분인데, 자본주의 와 자유시장 경제원리를 가장 재빠르게 이용한 머리 좋은 자들이. 과거 봉건주의 시대 사람을 사고팔던 시절에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인권과 인격을 중시하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작금의 의사들이 주장하는 일련의 사태는 국가경영에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 결혼 대상 일등으로 의사, 법관이라고 한다.
국가는 교육제도와 의료제도만큼은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해야 한다. 시장원리에 맡겨서는 안 된다. 영국, 독일 등의 나라에서는 국가가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본주의의 본산인 미국식 교육제도, 의료제도를 받아들이고 있다.
생로병사(生老病死)의 인생길은 누구도 막을 수가 없다. 누구보다 사람의 몸과 건강을 위해 가까이서 노력하는 의사가 되기를 원한다.
사랑의 왕진 가방을 든 의사, 한의사 와 간호사가 노인,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위해 직접 가정을 방문해 진료 서비스가 생활화되어 살기 좋은 복지사회가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제자 중에는 법관도 있고 의사도 있다. 지나친 경쟁교육,황금만능주의, 권력과 금력이 판치는 현실속에 살고있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담하다.
이글을 쓰며 나라의 발전과 후진양성을 위해 평생을 중등학교에서 교육자로 살아오면서 오늘따라 왠지 마음이 아프고 슬프다.
2024.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