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없어도 국밥이라도 한 그릇 ”
올 초에 구순을 바라보는 K 옹께서
좋은 이웃들과 함께 점심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뜻에 따라
필자 외 연로하신 당신의 지인들 여덟 분이
광주 스퀘어 가든에서 K 옹이 마련한 성찬과 덕담을 즐기던 중
화장실에 갔다가 돌아 온 81세의 B 형이 K 옹에게 가로되
“형님! 오늘 점심값 제가 계산했습니다.”그랬더니
“아 이 사람아 그럼 내 체면이 뭐가 돼 엉!?
내가 모처럼 마련한 자리인데 내가 뭐가 되냐고?”
정색으로 화를 벌컥 내니 돈 내고 정작 무색해진 B 형 왈
“형님! 그런 소리 마세요. 내가 더 급하지 않습니까?
내 건강이 좋아지면 그 때 형님이 한 번 더 사 주십시오”
그랬다. 그 때 B 형께서는 폐암말기 투병 중이었던 것이었다.
그로부터 5개월 후, B 형의 병세가 호전되었다고
K 옹께서 B 형을 비롯한 그 때 그 분들을 다시 초청하여
성찬을 베푸신 후“오늘은 나보다 더 급한 사람 없지?”
기분 좋게‘껄껄껄!’웃으면서 밥값을 계산하셨다.
며칠 후, 공무원 선배였던 B형께서 행정동우회 사무실에 오셔서
필자 등 임원들에게 점심 대접을 잘 해 주시고도 뭔가 아쉬운 듯
괜찮다 극구사양에도 불구하고 일금 5만원을 주시면서
“대접이 약소했네. 약소하지만 나 없어도 국밥이라도 한 그릇하시게나.”
오늘 아침 당신의 부음을 받았습니다.
장성장례식장 발인 : 2014년 12월 17일
금년 81세 황주 변씨 동·혁 님
세상의 모든 눈물 거두시고
하늘의
달과 별과 영면 하소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기원하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