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근본불교의 실천
7. 승가의 생활 - 정사(精舍)의 오후
포살이라는 행사
승가의 행사에는 포살(布薩)이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오후에 하는 것이 아니라 해가 다 지고 나서부터 행하는 것이다. 포살이란 ‘uposatha'를 음역한 것으로 달의 ‘보름. 그믐’을 가리키는 말이다.
초기불교에서는 초생달과 만월의 저녁을 택해서 ‘바라제목차’를 외우며 허물에 대해 참회의 기회를 부여하는 행사를 했으므로 포살이라면 곧 그것을 의미하는 말이 되었다. ‘바라제목차’란 ‘프라티모크사(pratimoksa)'를 소리대로 옮긴 말로 예부터 ‘계목(戒木)’이라 번역해왔다. 즉 나란히 계목을 적어 놓은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옛날에는 그것이 문자로 기록되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장로들이 기억나는 것을 암송하는 것이었다. 부처님 당시에도 그랬다. 포살의 정경을 율장<대품>2. 포살건도에 의해 구성해 보면 이렇다.
어느 반월(포살을 위해 날 수를 헤아릴 때는 한 달 단위가 아니고 반월을 가지고 헤아림)의 15일, 해가 지고 등불이 밝혀지자 여러 곳에 흩어져 수행을 하던 비구들이 한 곳으로 모여든다. 대중이 다 모이자 이윽고 상좌의 장로가 목청을 돋구어 먼저 바라제목차의 서문을 낭독한다.
[“대중이여, 들으소서, 오늘은 15일, 포살의 날이오.”
이것은 일종의 개식사이다. 이어 상좌의 장로는 이렇게 말한다.
“이제 내가 바라제목차를 낭송하리라. 그러니 죄 있는 자는 발로(發露)하라.”]
발로란 잘못을 드러내 말(언어)로 참회하는 것을 뜻한다. 바라제목차는 각 계목마다 세 번씩 반복해서 낭송한다. 그 방법은 ‘비구들 한사람 한사람에게 질문하듯이 해야 한다.’ 일대일로 마주보듯이 질문하는 것이므로 대답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한 마음으로 세 번 낭송되는 계목을 들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렇게 하는데도 죄 있는 사람이 그 허물을 고백하지 않으면 그것은 ‘고망어(故妄語)’라는 죄가 된다. 고망어란 고의로 망어의 죄를 범하는 것이다. 그것은 스스로 수행자임을 포기하는 것이며, 그런 자세로는, 설사 수행을 한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이익이 없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그러나 ‘만일 청정해 지기를 원한다면 지금 그것을 고백하도록 해라. 고백하고 참회하면 마음은 그것으로써 평안해진다’는 것이다. 이것이 대충 포살건도의 서문을 구성하고 있는 가르침이다. 서문에 대한 낭송이 끝나면 계속해서 계목 하나하나가 세 번씩 낭송된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다.
[“어떤 비구라 할지라도 만일 마을이나 공한처에서 도심(盜心)으로 가져서는 안 될 것을 가졌다면 바라이죄(교단에서 추방에 처해지는 벌)를 범한 것이다. 결코 함께 지낼 수 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모든 계목은 대중을 향해 이렇게 질문을 던진다.
“지금 여러 대덕에게 묻는다. 이점에 대해 청정한가? 재차 묻노니 이 점에서 청정한가? 세 번 거푸 묻노니 이 점에서 청정한가?”
이에 대해 모드 대중이 아직 침묵하고 있으면 다시 장로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 여러 대덕은 이 계목에 대해서 청정하다. 그렇기 때문에 침묵하였을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알겠다.”]
이렇게 낭독과 참회의 권유가 여러 차례 반복되어야 이윽고 포살의 행사는 끝난다. 그리고 법문을 듣기 위해 모인 재가자들이 있다면 그들을 위해 설법이 베풀어진다. 이 무렵이면 밤도 어슥해지고 천지의 정적이 모인 사람들을 감싼다. 이런 정경을 조용히 상상하면 참으로 엄숙하기 그지없고 가슴이 뭉클해 지기까지 한다. 그것은 참으로 감동적인 집회였을 것이다.
자자(自恣)라는 의식도 있었다. 여름안거의 마지막 포살일에 행하는 이 의식은 참석한 비구들이 자진해서 대중에게 자신의 잘못을 지적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자자의식 절차도 율장 <대품>4 자자건도에 자세하게 나온다. 또 한 경(남전상응부경전 8.7 자자. 한역잡아함경 45. 15 자자)에는 어느 해 여름 부처님도 참석한 자자의 장면을 묘사하고 있는데 그 장면은 그야말로 엄숙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후회없는 인생, 가치 있는 인생을 살려는 수행자들에게 이러한 행사는(포살과 자자)는 아무리 엄숙한 것이라 하더라도 지나친 것이라 할 수 없다. 그 엄숙함을 진실로 심복(心服)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아름다운 감동 바로 그것이다.
/ 마스다니 후미오
홍사성 역
첫댓글 根本佛敎理解 - 79. 僧伽의 生活 ⑤ 布薩과 自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