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의 런던. 중절모를 눌러쓴 신사들과 우아한 나들이 복 차림의 귀부인들 사이에서
흥겹게 춤추고 노래하는 굴뚝 청소부 버트를 따라가다보면, 체리트리 가(街) 17번지에
다다르게 된다. 이 곳에는 은행가 뱅크스 가족이 살고 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엄격하고 빈틈없는 은행 중역 죠지 뱅크스, 여성의 참정권을 부르짖느라고 언제나
바쁜 그의 아내 미세스 뱅크스, 그리고 사랑스런 말썽꾸러기 제인과 마이클이 함께 살고 있다.
오늘도 뱅크스의 집에서는 아이들의 유모가 짐을 싸들고 나섰다. 아이들이 또 어디론가
도망쳐버린 것이다.
장난꾸러기 제인과 마이클에게 진저리가 난 유모는 더 이상 아이들을 돌볼 수 없다며 짐을
싼 것이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 또다시 유모를 구하는 처지가 된 뱅크스씨 내외는
이번에야말로 제인과 마이클에게 확실히 버릇을 가르칠 수 있는 유모를 찾기로 하고
타임지에 광고를 낸다. 하지만, 제인과 마이클이 원하는 유모는 엄격하고 규칙만 따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장밋빛 뺨에, 친절하고, 재미있으며, 자신들과 즐겁게 놀아줄 그런
유모를 원했다. 죠지 뱅크스는 이들의 말을 무시했지만, 아이들의 희망은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을 타고 날아가 메리 포핀스에게 전달된다.
다음날 아침, 뱅크스씨 집에는 광고를 보고
찾아온 유모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런데, 갑자기 불어온 강한 동풍에 줄서있던 유모들은 모두 날아가고, 바람을 타고 내려온 메리 포핀스만이 남아 아이들의 유모가 된다. 그리고 즉시, 아이들과 함께 “방치우기 놀이”에 들어간다.
제인과 마이클은 메리 포핀스가 신기하기만 할 따름이다. 메리 포핀스는 계단 난간을 타고
윗층과 아래층을 오르내리며, 그녀의 가방에서는 커다란 모자걸이, 예쁜 거울, 우아한 스탠드
등 온갖 것이 쏟아져 나온다. 게다가, 산책 도중에 굴뚝 청소부 버트를 만나자, 버트와 함께
아이들을 예쁜 그림 속으로 데리고 가준다. 푸른 동산과 호수, 회전목마가 있는 그 곳에서
제인과 마이클은 꿈같은 시간을 보낸다. 메리 포핀스가 들어온 후부터 뱅크스 씨 집안에는
행복이 넘쳐난다. 하지만, 죠지 뱅크스는 왠지 이러한 집안의 변화가 꺼림직 하다.
좀더 집안의 규율을 세우기 위해 메리와 면담을 하던 그는 자신의 집이 마치 은행처럼
돌아가길 원한다고 말하고, 메리는 그렇다면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은행을 견학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한다. 다음 날 아침. 난생처음 아빠와 함께 나들이를 나선 아이들은
쭈뼛거리며 은행에 들어서지만, 은행원들이 마이클의 동전을 예금하라고 강요하자,
큰 소동을 일으키며 은행에서 달아나고 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