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 묵시록의 하나님 현현에 대한 묘사
조미형 박사 (구약학)
감리교신학대학교(총장 김홍기)는 최근 정년계열 전임교수 ‘구약학’ 지원자 공개강연을 실시했다.
모두 6명의 지원자가 모인 가운데, 다음 글은 조미형 박사가 강연한 “아브라함 묵시록의 하나님 현현에 대한 묘사”
전문이다. 이 글은 조 박사가 예일신학대학의 박사 후 과정(postdoctoral studies)에서 쓴 영어 소논문을 번역해
요약한 것이다.
묵시 문학의 독특한 특성 중 하나는 독자들이 하늘의 신비(the mysteries of the heavens)를 묘사하고 있는
묵시문학적 구절(apocalyptic passages)을 통해서 천상계(heavenly world)와 거기에 포함된 모든 것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아브라함의 묵시록이 그 하나의 예이다.
이 묵시록의 상당부분은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보좌(divine throne)와 대면하게 되고 아브라함에게 천국과
미래의 비밀들이 밝혀지는 천상여행을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성서 자료와 다른 묵시록에 자주 묘사되고 있는 것 중 중요한 부분인 하나님의 형체를 묘사하는 것이
아브라함의 묵시록에서는 없다. 이를 테면 아브라함의 묵시록 18장에서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보좌와 마주칠 때,
그는 그 보좌에 앉아있는 그 어떠한 신의 형상(divine form)도 보지 못한다.
그 대신 이 묵시록의 저자들은 신의 현현을 불 가운데에서부터 들려오는 형태가 없는 목소리로 반복하여
묘사하고 있다. 이 저자들은 제사장적 문서들(priestly documents)에서 현저한 “하나님의 영광”(Glory of God)의
의인화된 묘사(anthropomorphic description)를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아브라함 묵시록의 다른 특징들이 에스겔 1장 그리고 메르카바 전승(Merkabah tradition)과 상당한
유사점들을 갖고 있는 것을 고려해 볼 때, 하나님의 의인화된 묘사(anthropomorphic description)를 아브라함
묵시록에서 피하려고 했던 이런 노력은 특이하게 보인다.
실제로 유대 신비주의에 정통한 학자들은 아브라함의 묵시록이 신의 형상 전승이 가장 잘 표현되었던 유대
메르카바 신비주의의 초기에 잘 알려진 작품 중 하나일 수 있음을 언급해 왔다.
그러나 동시에 학자들은 아브라함의 묵시록이 에스겔과 메르카바 전승(Merkabah tradition)과 비슷한 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브라함 묵시록의 저자들이 의도적으로 신의 의인화 묘사(anthropomorphic description)
으로 대체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언급해 왔다.
안드레이 A. 올로브에 따르면 이런 경향은 “신의 이름 전승(divine name tradition)이 신비주의적인 메르카바
패러다임(visionary Merkabah paradigm)과 반론적으로 맞물리게 되므로 나중에 유대 신비주의 전승에서
이 두 개념들이 점차적으로 결합하는 과정을 예측하는 중요한 개념의 연결고리로 보여 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본 논문의 결론은 아브라함의 묵시록에서 신의 의인화를 반대하는 경향이 전통적 요소들과 새 요소들이
섞여있는 새로운 묵시적 패러다임(apocalyptic paradigm)을 만들게 되었다는 올로브의 주장에 동의한다.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이념인 신의 형상 전승(divine form tradition)과 청각의 패러다임(aural paradigm)이
아브라함의 묵시록에서는 동시에 존재한다.
“아브라함 묵시록의 하나님 현현에 대한 묘사”라는 제목의 본 논문은 아브라함 묵시록에서의 신의 의인화를
반대하는 경향과 새로운 이론의 발달을 고찰한다.
그리고 아브라함의 묵시록 8~!9장에 설명되어 있는 하나님과 천국의 존재들에 대한 묘사에 중점을 뒀다.
본 논문의 첫 부분은 아브라함의 묵시록에 대한 소개의 배경으로 시작하며, 본문의 내용도 간략하게 요약한다.
이 묵시록은 현재 잘 알려진 편이지만, 많이 연구 되어있지는 않다.
이 묵시록이 고대 슬라브어 번역문으로만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과 대부분의 학자들이 이 슬라브어 원문을
직접적으로 볼 수가 없다는 사실이 이 작품에 대한 연구부족의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 게
다가 분실된 셈어 원문에서부터 아마도 번역되었을 그리스어도 분실되었고, 그 그리스어에서 번역된
슬라브어 분문은 다소 어렵다.
아브라함 묵시록이 주후 70년 후에, 또는 주후 1세기 말 또는 2세기 초에 쓰여졌을 것이라고 보통 간주 된다.
대략적인 저작 연대를 입증할 만한 결정적인 주장은 없지만, 이 기간 중 일어난 사건으로 알려진 성전의 파괴가
아브라함의 묵시록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언급된다는 사실에서 이 저작 연대가 추론된다.
위에서 이미 언급된 바와 같이, 아브라함의 묵시록은 오직 고대 슬라브어 번역문으로만 보존되어 있다.
이 슬라브어 본문은 주후 900년 정도에 불가리아에서 그리스어를 번역한 것이라고 일반적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아브라함 묵시록의 원문은 히브리어나 아람어의 셈어로 쓰여졌을 것이라고 알려졌다.
실제로 본문의 여러 특징들이 이 묵시록의 원어가 셈어였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예. 우상의 이름 Merumath와 Barisat)
두 번째 부분은 성서 자료들에서 하나님의 모습을 묘사하는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전승을 간략하게 살펴보고 있다.
즉, 제사장적 전승(Priestly tradition)에서 나타나는 하나님의 영광에 대한 의인화적 묘사와 신명기의 이름
이념(Deuteronomic Shem ideology)에서 발견되는 신의 의인화를 반대하는 묘사이다.
신을 의인화한 이념은 제사장적 전승에서 하나님의 모습을 묘사하는 기본 되는 개념이라고 알려져 있다.
제사장적 문서에서 하나님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다).”(창1:27)
따라서 하나님의 모습은 사람의 형상대로 자주 묘사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제사장적 전승에서의 하나님의 영광, “여호와의 카보드”(Kabod of Yahweh)의 모습은 형체가 있다.
하나님의 영광에 대한 의인화된 개념은 에스겔서에서 가장 현저하게 나타나는데, 이 에스겔의 이념은 제사장적
유형의 전승(priestly corporeal tradition)에 근거한다. 예를 들면 에스겔 1:26~28에서 카보드(Kabod)는 불
에 싸여 있고 하나님의 보좌에 앉아 있는 사람과 같은 형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동시에 성서는 신인동형론을 반대하는 이념(anti-anthropomorphic ideology)을 또한 포함하고 있는데,
이 이념은 하나님을 형체가 있게 묘사하는 것을 거부하고 대신 하나님의 목소리나 이름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런 이념은 신명기와 신명기 학파(Deuteronomic School)에서 찾을 수 있다.
신명기의 이름 이념(Deuteronomic Shem ideology)에서 “하나님께서는 더 이상 성전에 계시지 않고,
오직 하늘에만 계신다. 하지만 하나님이 성전에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나타내어지신다”
신명기에서 성소(sanctuary)는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이름이 거하시도록 하는 곳으로 선택하신 장소”로 정의된다.
게르하르트 본 라트(Gerhard von Rad)는 “하나님의 이름이 거하시도록 하는” 이라는 이 표현이 하나님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그는 더 나아가 신명기에서 이 표현을 연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성소(sanctuary) 안에 실제로 거하신다라는 잘 알려진 고대의 시각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한다.
신명기의 이름 이념(Deuteronomic Shem ideology)에서 신의 유형 개념이 사라졌으므로, 신명기에서는
시내산의 신 현현(Sinai theophany) 묘사에서 신의 형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신명기4:36에서 시내산의 신 현현(Sinai theophany)은 하나님의 형상(from)을 보는 것 대신 하나님의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올로브는 이렇게 하나님을 청각의 표현으로 묘사하는 것은 하나님을 의인화한 유형의 표현에 대한 필요성을
없앤다고 지적한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현현과 활동을 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로 묘사한 것은 이름
이념(Shem ideology)의 두드러진 면들 중 하나가 된다.
세 번째 부분은 아브라함 묵시록에서 하나님의 현현의 모습을 살펴보고 그 모습이 사람의 형상보다는 형태가
없는 목소리로 묘사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하나님을 사람과 같은 모습으로 묘사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불 가운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로 하나님을 표현하는 것은 아브라함 묵시록 저자들이 하나님을 묘사할 때
언급하는 되풀이되는 주제이다.
또한 아브라함의 천국여행 안내자(celestial guide)인 천사 야오엘을 하나님이라고 주장하는 몇몇의 학자들과는
달리, 본 논문은 야오엘이 하나님이 아니고, 아브라함을 하나님의 임재로 인도하는 하나님의 대리인인 것으로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부분에서 아브라함 묵시록에서 나타나는 하나님의 현현의 모습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살펴본다. 올로브는 아브라함 묵시록에서 찬양의 중요성을 지적하며, “찬양이 무형의 신을 감싸고
있는 옷과 같은 것으로 이해되는 것 같다”고 주장한다.
하나님 현현의 묘사와 함께 자주 나오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묘사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듯하다.
이렇게 우리는 아브라함 묵시록의 저자들이 하나님의 모습을 불 가운데에서 들려오는 형태가 없는 목소리로
묘사하는 것을 보아왔다. 불의 상징적인 표현은 에스겔과 제사장적 전승에서 하나님의 모습을 묘사하는 데에
사용된 전통적인 특징들 중 하나이다. 신을 청각의 표현으로 묘사하는 것(aural expression of the deity)과 함께
이렇게 신을 의인화한 전승의 요소들이 함께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브라함의 묵시록이 카보드 이념(Kabod ideology)과
이름 이념(Shem ideology) 둘 다를 포함하고 있다라는 것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두 개의 전승 이념들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동시에 서로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이념들의 혼합은 하나님 현현의 묘사에서 특히 더 명백하다.
두 전승의 공존은 상호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며, 나중 유대 신비주의 발전(later Jewish mystical developments)에서 볼 수 있는 새로운 전승까지도 창조한다.
이렇게 아브라함 묵시록은 묵시문학 초기의 작품들(early apocalyptic works)과 헤칼로트 전승들
(Hekhalot traditions) 사이의 연관성의 증거들을 제공하기 때문에 중요하게 여겨져야 한다.
이것은 신의 형상 전승(divine form tradition)이 신의 목소리 전승(divine voice tradition)과 혼합되어 있는
나중 유대 신비주의 작품들(later Jewish mystical works)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새로운 전승을 이끌어 내고 있다.
출처 : http://chtimes.co.kr/lib/resources/17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