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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三國志) (93) 화(禍)를 부른 조조의 외도(外道)
수춘성을 완전히 함락시킨 조조는 유비와 함께 원술의 집정전(執政殿)인 자수각(紫壽閣)으로 향했다.
성안 곳곳은 격렬했던 전투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자수각이라고 다를 것이 없었다.
원술의 자수각 내부는 처참하게 부숴지고 아직도 곳곳이 불타고 있었다.
조조가 유비보고 말한다.
"현덕! 원술은 이번 전투에서 전력의 대부분을 잃어버려, 다시는 일어나지 못 할 걸세. 30만 대군중에 3만도 안 남았으니 말이야. 회남쪽으로 도주중인데, 듣기론 원술이 성을 빠져 나갈 때, 부상 까지 입었다고 하니 멀리가지는 못할꺼야."
그러자 유비가,
"이번 수춘성 전투로 맹덕 형께서 큰 공을 세우고, 천하에 맹위를 떨치셨으니, 이번일 보다 좋은 일은 없을겁니다."
하고 말하니, 조조가 유비를 추켜 세우며,
"아우님 도움이 없었다면 내가 어찌 승리할 수 있었겠나? 현덕, 가지 말게! 나와 손잡으면 우린 대업을 이룰 수 있을거네!"
"호의는 고맙습니다. 허나, 지금 소패에 있는 가솔들은 제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소패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조조가 크게 부숴진 원술이 앉던 자리를 한번 힐끗 쳐다 본 후,
"당신은 역시 남다른 포부가 있어! 다른 사람 밑에는 못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니, 오늘 보니 거짓이 아니군!"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유비는 겸양어린 어조로 대답한다.
"아닙니다. 조 공께서는 강군을 거느리시고 문무를 겸하셨으니, 저 하나 더 있고, 없는 것이 무슨 상관 이겠습니까. 이제 저의 역활이 모두 끝났으니, 소패로 돌아가겠다는 거지요."
그러자 조조가 눈을 치켜 뜨고 유비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서주는 본래 자네 것이 아니었나? 여포가 서주를 뺏은 것이니, 내가 보기에는 자네와 여포는 겉으로는 형제처럼 의지하는 듯이 보이나, 실상은 서로 경계하고 있지 않은가? 어때, 내 말이 정확하지 않은가?"
하고 냉철한 어조로 물어보는 것이었다.
그러자 유비가 미소를 머금으며,
"정확치는 않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여포와 저는 경계하는 것도 맞고, 의지하는 것 또한 맞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조조가,
"음.... 자네 말이 내 생각과 같군! 그런데 왜, 굳이 소패로 돌아가려고 하는 건가? 여포란 놈이 변덕이 심하고 탐욕스럽다는 것을 잘 알 텐데, 자네와 같은 인의군자가 부득불 여포의 근처로 간다는 것은 굶주린 이리 소굴로 들어가는 것과 다름 없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 유비는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솔직히 말하면 여포가 탐욕스러운 이리와 같다 해도, 조 공의 기세는 호랑이와 같으니, 이리 곁에 머무는 것이 호랑이 곁에 있는 것 보다 낫지않겠습니까?"
유비의 말이 끝나자, 조조가 어이 반, 사실 반으로 웃는다.
"응? 허허허허!..."
그러자 유비도 겸양쩍은 웃음으로 화답한다.
"하하하하하!..."
이렇게, 조조와 유비가 한 자리에서 마주 보며 웃었다.
조조가 유비에게 말한다.
"좋아! 정 그렇다면, 더는 붙잡지 않겠네. 허나, 한 마디만 하지! 서주는 조만간 내가 대군을 이끌고 방문할 생각이네."
"예?"
"도겸이 아버지를 죽였는데, 나는 아직 복수를 못 했네, 아들 된 자로 도리가 아니지, 그러니 원수를 안 갚을 수가 없지."
"조 공! 도겸은 이미 세상을 떠났는데, 용서가 안 되십니까?"
"도겸은 죽었지만, 아들이 아직 살아있지 않나? 나는 그 아들을 없애고 도겸의 무덤을 파내서 철저히 복수할 것이네."
하고, 결심이 단단한 어조로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유비는,
"제가 볼 때는 조 공께서 부친의 복수를 빌미로 서주를 취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조조는,
"그럼 또 어떤가?"
하고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 유비가 말했다.
"직언을 용서하시죠. 조만간 조조의 대군이 서주로 진격해 온다면, 저 또한, 할 수없이 여포와 손잡고 대항하게 될 겁니다."
하고, 말하자 조조의 눈빛이 싸늘해 지면서 두 사람의 대화가 잠시 끊겼다.
유비가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먼저 입을 열었다.
"조 공께서 지금 저를 죽일 마음이 없으시다면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유비는 이 말을 끝으로 돌아서 밖으로 나간다.
그러자 지금까지 두 사람의 측근에서 뒤따르고 있던 장군 조인이 유비의 뒷모습을 보면서 조조에게 물었다.
"주공, 그냥 보내실 겁니까?"
이렇게 말하는 조인은 이미 칼집에서 칼을 반쯤 빼 낸상태였다.
그러자 잠시 숨을 고른 조조는 조인의 손을 밀어, 빼려는 칼을 도로 집어 넣게 하면서,
"유비가 큰 공을 세웠는데, 지금 죽이면 안 된다. 유비를 없애는데 꼭 내가 나서야 할 필요가 있겠나? 여포의 손을 빌리면 되지.... 명을 전하라. 우리도 허창으로 돌아간다."
그러자 조인이 조조에게 다시 한번 묻는다.
"헌데, 주공! 이왕 출정했던 길인데, 회군하는 길에 서주를 공격하면 어떻겠습니까?"
그러자 조조가 말한다.
"이번 전투로 2만이 넘는 군사를 잃었네, 군사와 군량을 보충해야 하니, 지금 서주를 치는 것은 어렵다. 더구나 서주에 대해서는 곽가에게 계략이 있으니, 우리는 여포의 동향을 지켜 보면서, 결정적인 시기를 기다리면 된다."
"알겠습니다!"
유비가 소패로 떠난 다음날, 조조는 원술을 치기 위해 몰고 온 대군을 거느리고 허창으로 회군하기 위해, 수춘성 앞에 섰다.
그리고 출발에 앞서, 성벽을 비롯한 성 전체를 둘러보면서 상념에 젖어 있었다.
잠시후, 모사(謀士) 곽가(郭嘉)가 다가와서 아뢴다,
"주공, 찾으셨습니까?"
그러자 조조가 고개를 돌려 곽가에게,
"곽가, 지금 서주성 상황은 어떤가?"
하고 물었다. 그러자 곽가는,
"진규 부자의 서신을 받았는데, 두 사람 모두 여포에게 신임을 얻어, 서주 상군부(上軍府)에 들어 갔다고 합니다."
"좋~아! 이 말을 전하게. 여포와 진궁 사이를 벌려 놓으라고, 진궁이 신임을 잃고, 쫓겨나도록, 동시에 유비와 여포의 관계를 악화시킬 방법을 찾으라고 해, 그래서 서주성에 반목이 일어나면, 우린 그때를 틈타 서주를 접수할 것이다. 그 일만 성공하면 내가 천자께 상주하여 진규에게 큰 벼슬을 내릴 것이라 전하게."
그러자 곽가는 자신만만한 어조로,
"안심하십시오. 진씨 부자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겁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얼굴에 웃음을 띤 조조가 조인에게 명한다.
"좋아! 그럼 출발하라!"
조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병사들을 향하여 돌아서며 명한다.
"전군은 회군한다! 출발!"
조인의 명에 따라, 대북과 진고가 우렁차게 울리며 출발 군령을 알렸고, 전군은 서서히 허창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조조가 원술을 제압하고 수춘성을 떠난지 이레 만에 허창으로 돌아오니, 만조 백관을 비롯하여 황제 유협까지 성 밖 10 리까지 마중을 나와 영접하였다.
문무 백관들과 백성들의 열열한 환영을 받고 개선한 조조 앞으로 황제 유협이 다가와,
"조 장군! 수고가 많으셨소이다. 장군의 전공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오."
하고 치하의 말을 하였다. 그러자 조조는 두 손을 모아 읍하며,
"천하의 역적 원술은 다시는 황실을 옅보지 못 할 것입니다. 따라서 천상 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은 오직 황제 폐하 한 분 뿐 임을 경하드리옵니다."
하고 황제 유협에게 공치사(空致辭)를 했다.
허창에서는 이레 밤 낮을 축하의 폭죽을 터뜨리며, 전승 축하연을 대대적으로 벌어졌다.
거리에는 음악과 술이 넘쳐나고, 고향에 돌아온 병사들은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조조도 전승의 기쁨과 휴식을 맘껏 즐겼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병사를 끌어 모아 훈련을 시키고, 군량을 확보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그리하여 서주의 여포를 토벌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에, 뜻하지 않은 소식이 들려왔다.
그것은 다름이 아닌 장수(張繡)라는 자가 허창을 노리고 지금 군사를 모으고 있다는 정보였다.
장수는 일찍이 동탁의 부하였던 장제(張濟)의 조카로서, 그는 완성(宛城)을 기반으로 하여 동탁의 옛 부하들을 규합한 뒤에, 모사 가후를 참모로 삼고, 형주 태수 유표(荊州 太守 劉表)와 군사동맹을 맺은 뒤에, 지금 조조를 치려고 준비하는 중이라는 것이었다.
"장수 따위가 감히 어디라고...."
조조는 곧 하후돈을 선봉장으로 삼고, 대군을 일으켜 완성으로 진군하였다.
조조가 친히 10만 대군을 이끌고 완성을 지척에 둔 육수에 도달하니, 장수는 크게 두려워하며 가후에게 물었다.
"우리가 조조와 싸워서 승산이 있을까?"
"어려울 겁니다. 우리의 병력이 조조군에 훨씬 못 미치고, 유표가 원군을 보내더라도 조조군을 능가 할 수는 없을 겁니다. 더구나 조조군은 얼마전에 원술을 제압하고 사기가 크게 앙양된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이 일을 어찌했으면 좋겠소?"
"일찌감치 항복하는 것이 상책일 것 같습니다."
장수는 가후의 말을 옳게 여겨, 가후를 조조의 진지로 보내어 아래와 같은 항복할 뜻을 전했다.
"장수 장군은 옛 부하들을 규합하여 일신(一身)을 도모하고, 장차 원소를 경계하기 위해, 형주의 유표와 동맹을 맺었을 뿐, 천자께서 계시는 허창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니오니, 승상께서는 염려를 거두어 주십시오."
조조는 가후를 만나 보고, 그의 인품과 사람됨에 감탄하여,
"가후 공...당신은 장수를 버리고 나를 섬길 생각은 없는가?"
하고 물었다. 그러자 가후는,
"과분하신 분부를 감사히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이각을 쫓아 죄를 많이 지은 몸일 뿐만 아니라, 장 장군이 제 말을 높이 받아들이니 제가 어찌 장 장군을 버릴 수 있겠습니까?"
"음...의리와 충절이 높은 말이오!"
조조는 가후의 말을 매우 갸륵하게 여겼다.
다음날, 조조는 장수를 비롯한 완성의 휘하 막료들은 물론, 백성들의 환영을 받으며, 개선장군의 위풍을 유감없이 보이며 완성에 입성하였다.
그로부터 며칠 동안 장수는 저녁마다 조조에게 연락을 베풀었다.
어느날 밤, 조조는 술이 거나하게 취하여 침소에 돌아오자, 좌우를 돌아보며 가만히 물어 보았다.
"이 성안에 혹시 기녀(妓女)가 없을까?"
조조가 갑자기 여자 생각이 난 것이었다.
그러자 조조의 침소를 경호하고 있던 그의 조카인 조안민(曺安民)이 말한다.
"기녀는 없사오나, 성 안에서 절세 미인 한 여자를 보아두었습니다."
"기녀가 아니라면 그 여인은 누구던고?"
"장수의 삼촌인, 죽은 장제(張濟)의 처(妻)라고 합니다."
"그러면 미망인이 아닌가?"
"그렇습니다."
"그러면 그 여인을 데려오도록 하라!"
조안민은 곧 오십여 명의 군사들을 거느리고 가서 젊은 미망인을 데려왔다.
그 여인은 과연 절세미인이었다.
조조가 여인에게 물었다.
"그대는 성씨가 무엇이오?"
여인은 수줍은 듯 고개를 수그린채 대답한다.
"돌아가신 장제의 처 추씨(鄒氏)이옵니다."
여인은 얼굴이 미인일 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은쟁반에 옥이 굴러가는 듯이 아름다웠다.
조조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대는 내가 누군지 아시오?"
"조 승상의 영명은 익히 들었사오나, 이처럼 직접 배안하기는 처음입니다."
이렇게 대답하는 고개숙인 여인의 귀 밑은 빨갛게 상기되었고 등잔불이 비친 그녀의 날개 옷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조조는 갑자기 목구멍이 타올랐다.그리하여 침을 한번 <꿀걱> 삼킨 후에,
"오오, 나를 알고 있었구려! 내가 오늘 이렇게 부인을 불시에 만나게 되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소. 이것은 하늘이 주신 인연이니, 우리 이 밤을 마음껏 즐겨 보기로 합시다."
조조는 여인이 도착하기 전에 들여 놓았던 소반의 작은 술상을 끌어 당겨 술잔에 손을 대었다.
그러자 여인은 한 무릎을 세우고 꿇어 앉은 채 술잔에 술을 따르는 것이었다.
조조는 술을 따르는 여인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가까이서 보니, 여인은 더욱 아름다웠다.
한 잔, 두 잔, 석 잔 ...
술잔을 거푸 입에 댄 조조는 더 이상 여인을 두고만 볼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술상을 한 손으로 들어 옆으로 비켜놓고, 여인의 앞으로 앉은채 다가갔다.
그리고 추씨의 부드러운 어깨를 힘차게 끌어당겼다.
추씨는 모든 것을 기대한 듯이 얼굴을 붉히며 조조의 억센 가슴에 머리를 파묻었다.
거푸마신 술의 향기로움이 여인에게도 풍겼고, 여인의 머리에서는 동백 기름 냄새가 풍겨왔다.
정신이 몽롱해진 조조는 여인의 가슴에 손을 넣었다. 그리고 옷고름을 끌러내자 여인의 속 살이 드러났다.?
터질 듯이 봉긋한 여인의 유방은 조조의 본질적인 모성애(母性愛)를 자극했다.
그리하여 조조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유방에 입을 가져다 대고 한참을 정신없이 주무르고 빨며 애무하였다.
그리고 어느 순간, 조조는 여인의 가슴에 귀를 댓다.
여인의 심장 뛰는 소리가 들려는 것 같았다.
<쿵쾅,쿵쾅 ,쿵쿵쾅!....>
심장이 고동치기는 조조도 매 한가지였다.
조조는 여인의 가냘픈 허리를 끌어안고 엎어졌다.
그리고 여인의 치마끈을 황급히 끌러내었다.
자신도 바지춤을 내리고 발버둥치며 바지를 벗어내었다.
"후 욱 ~"
방안을 밝히던 수많은 촛불은 조조의 입김에 사정없이 꺼져버렸다.
이윽고 두 사람은 한 몸이 되어 서로를 탐닉하며 위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