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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동남아간 교역 1058억弗 사상 최고 합동훈련·미사일개발… 군사협력도 강화
중국이 20년에 걸친 고도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최근 ‘화평굴기(和平?起·평화적으로 우뚝 섬)’의 외교 전략을 구사하면서 아시아의 ‘맹주(盟主)’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중국의 약진세가 두드러지는 부문은 경제·교역. 지난해 중국과 동남아(아세안 10개 회원국) 간 교역액은 1058억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35% 증가한 것이다. 한국과 일본도 최대 교역 상대국이 이미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뀌었다. ◆중국 ‘재채기’에 아세안은 ‘감기몸살’=중국의 대(對)아세안 경제 파워 증가는 눈부시다. 1999년부터 작년까지 5년 동안 아세안 국가들의 대중(對中) 교역은 200~500% 정도 급증했다. 그래서 “중국이 재채기를 하면 아세안이 감기몸살을 앓는다”는 얘기가 나온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는 전체 목재의 40%는 중국으로 수출된다. 또 말레이시아의 야자기름, 태국의 고무, 버마의 티크목재, 필리핀의 구리 등 주요 원자재들이 중국이라는 블랙홀로 빨려들어가고 있다. 홍콩 문회보는 31일 “동남아가 급팽창하는 중국 경제의 에너지 및 원자재 ‘제1 보급창’이 됐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다 중국이 2010년까지 아세안과 FTA(자유무역협정)를 타결할 경우, 인구 18억명의 세계 최대 경제블록이 탄생해 ‘중국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中 영향력, 군사·국제정치로 확대=미국의 맹방이던 필리핀은 지난 4월 중국과 합동 군사훈련 실시에 합의했다. 중국은 보답으로 필리핀에 16억2000만달러의 차관·투자를 제공키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오는 6~7월 유도요노 대통령의 중국 방문시 장거리 미사일 개발협력에 합의할 예정이다. 중국은 베트남과도 구원(舊怨)을 접고 난사(南沙)군도 천연자원 개발을 위한 협력관계를 맺었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자 아세안 국가들의 ‘중국 비위 맞추기’도 가시화되고 있다.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해 재선 후 첫 방문지로 중국을 택했고, 유도요노 대통령도 지난 5월 미국 방문에 이어 한 달여 만에 중국을 찾는다.
중국 내 외국유학생(7만8000여명·2004년 현재)의 80%는 아시아인이다. 이 때문에 오는 1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제1회 동아시아정상회의(EAS)는 ‘중국판 신아시아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