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 "목덜미를 집다"
오대산 비바암 화상이 항상 나무 집게 하나를 들고 있다가
매번 중이와서 절을 하면 목덜미를 잡고 이르기를
"어느 마구니가 너를 중을 만들었으며 어느 마구니가 너를 행각하게 가르쳤는가?
말을 하더라도 집어서 죽이고 말을 못하더라도 집어서 죽이리라.
속히 말하라, 속히 말하라" 하자
그때 곽산 스님이 와서 품안으로 뛰어드니 선사가 그의 등을 세차례 문질러 내리자
곽산이 튀어나와 손을 들고서 말하기를
"삼천리 밖에서 나를 속였도다"하였다.
문) 어째서 '삼천리 밖에서 나를 속였다' 한 것인가?
간화선: 삼만리 밖에서 소가 넘어간다해도 진짜로 소가 넘어가진 않습니다.
장군죽비: 아니오. 다시 살펴보시오.
초승달: 삼천리를 두루 살펴도 자신을 살피지 못하면 속은겁니다.
장군죽비: 하하...어찌 삼천리를 쫓고 있소이까? 다시 살펴 이르시지오.
초승달:밖으로 해메지않고 안에서 찾았다.입니다.
장군죽비: 하하...안에서 찾았는데 허물이 무엇인지오?
고객: 속기전에 화상의 집게를 분질러 버려야 합니다.
장군죽비: 다시 일러보시오.
고객: 공연히 사람들을 속이려 하는 것을 치워야 합니다.
장군죽비: 하하하...그것이 어찌 공연한 짓이리오.
두레박: 집게든 마구니를 일찍 알지못함이 속은것입니다.
장군죽비: 아닌 것 같구려. 다시 살펴 일러보시오.
두레박: 속인이나 속은이나 알고서 범하는 한집안 사람입니다.
장군죽비: 하하하..그럼 두 사람이 한집안 인지오?
석어: 독약을 판다하여 샀더니 불로수를 팔았습니다.
장군죽비: 아니구려. 다시 살펴 이르시오.
석어 : 비록 살활종탈을 자재하게 쓴다하여도 기특한 일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장군죽비: 하하하...그렇게 임의자재 하시기를 바라오.
초발심: 나를 속였지 속일 수 없는 것은 말 할수 없는 것입니다.
장군죽비: 다시 일러보시오.
초발심: 속은 줄 알고 해 놓고 남들이 잘못 알가 보여준 것입니다.
장군죽비: 하하하....자비심이 무량한가 보지오?
자성지 : 두 분 스님이 피장 파장이시구만 참으로 후학들을 속이시네...
장군죽비 : 무엇이 속인 도리인지오?
자성지 : 죽은 이가 말하는 것은 듣도 보도 못하였사옵니다.()
장군죽비 : 죽었다니오? 누가 죽었소이까?
따꿍: 괜히 따꿍을 열고 닫는 수고를 했기 때문입니다.
장군죽비: 어째서 괜히 하였다 하는지오?
따꿍: 따꿍을 열고 닫지 않았다면 속을 것도 없었을 것입니다.
장군죽비: 하하하...따꿍을 열고 닫지 않아야 한다는 도리오?
수미산: 속기전에 말 떨어지기 무섭게 목덜미를 물어 죽였어야 합니다.
장군죽비: 다시 일러보시오.
수미산: 아이고 아이고
장군죽비: 하하하.... 왜 우시는 것이오?
홍구: 집게 만든 장인이 집게에 잡히는 물건도 같이 만들었습니다.
장군죽비: 그런데 왜 속았다 하는지오? 다시 일러보시오.
홍구: 화상의 뒷처리한 휴지로 코풀고 후에 알았습니다.
장군죽비: 하하하..뭐 좀 그럴사 하구려.
미소: 죽은 자가 말을 하기 때문입니다.
장군죽비: 하하..어째서 죽은자라 하는지오?
허윤회; 여우 같은 헤아림은 은산철벽을 이루고
스스로 엮은 덫에 발목을 잡힌다.
곽산이여, "삼천리 밖에서 나를 속였다"했는가?
돌부처가 입을 여니 발 아래 해골이 즐비 하구나.
장군죽비: 게송은 멋지오만 공안의 도리에는 거리가 있구려.
명심: 속았다 하기전에 화상이 집게를 들때 목덜미를 한대 후려 쳐 줄것을...
장군죽비: 그렇소? 다시 일러보시오.
명심: 사람을 속이려 드니 후려쳐 다시는 그런짓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니다.
장군죽비: 하하하...다시는 그런짓을 하지 못하게 한다 했소?
용아장성: 허공에 걸려 넘어진 이유입니다.
장군죽비: 하 어째서 허공에 걸렸다는 것인지 다시 일러보시오
허당공주: 본전을 얻고자 수고를 들였습니다.
장군죽비: 그럴까요? 다시 일러보시오.
허당공주: -1원에 내놓은 0을, 1원을 던져 샀으니 그렇습니다.
장군죽비:감파가 잘 않되는 구려. 다시 일러보시지오.
허당공주: 0 을 -1+1로 풀었으니 속은 것도 안 속은 것도 아닙니다.
장군죽비: 하하...글세올시다. 숫자를 잘 굴리시는구려.
허당공주: 속을 것도 안 속을 것도 없는 곳에 허공발을 디딘 것입니다.
장군죽비: 하하하...그런 실수를 했다는 것이오?
들풀: 매가 창공을 날으니 자취 하나 일지 않는다, 하겠습니다.
장군죽비: 그런데 어찌 속았다 하는것이오?
들풀: 나무 집게에 구멍이 뚫려 있는 줄 알았다면 용 잡는 금그물에 뛰어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장군죽비: 어째서 나무집게에 구멍이 뚫려 있다 하시는 것이오?
들풀: 마구니 마구니 하니 마구니가 아니요 죽이고 죽인다 하니 죽임이 아님이니, 마치 수레에 차축을 빼버린 것과 같다 하
겠습니다.
장군죽비: 하하...아직 명료하다고는 하지 못하리다.
들풀: 스스로 속은 것이니, 제대로 크게 살려주셔서 은혜에 감사한다는 것입니다.
장군죽비: 하하...조금 부족한듯 하오.
들풀: 속고 나니 빈배에 달빛이 가득하다는 것입니다.
장군죽비: 하하하...무엇이 속은 것인가를 투득하셔야 하리다.
들풀: [제가 잘못 보았습니다] 알고도 짐짓 속아보니 과연 그러하고 그러하도다, 입니다.
장군죽비: 하하하.... 잘못 본건 또 뭣이오?
낙숫물: 손가락질을하니 받는자가 있으나, 온몸이 손이오, 온몸이 눈입니다.
장군죽비: 다시 일러보시오.
낙숫물 : 손을 쥐면 주먹이요 손을 펴면 손바닥이나 손은 손입니다
장군죽비 : 하하하...그런데 속았소이까?
보혜: 속고속은 것은 그만두고 제가 그때 있었다면 집게를 뺏어 꺽어버렸을 것입니다.
장군죽비: 다시 일러보시오.
보혜: 서로 허물을 일으켜 속고 속았다 하겠습니다.
장군죽비: 하하하...무슨 허물이기에 속은 것인지오?
법진: 살활이 자재한 화상에 나무집게도 문밖에 일입니다.
장군죽비: 다시 일러보시오.
법진: 의기투합하여 속은것 없음을 짐짓으로 속았다 외친것입니다.
장군죽비: 하하...조금 덜 가깝구려.
법진: 비바암 선사에 대가풍이여!
말할수 없다, 말할수없다.하겠읍니다.
장군죽비: 하하하....말 할 수 없는 것이 말을 한 것이지 않소?
영조: 삼천리 밖은 그만두고 속인 놈도 그만두고 속은 놈은 무엇인가?
장군죽비: 나도 모르니 다시 일러보시오.
영조: 스스로 속고 스스로 속았다 바뺌을 잘도 합니다.
장군죽비: 하하하.... 스스로 속이고 속았다 한다면 속지 않을 수도 있겠구려.
시나브로: 그림자없는 나무가 바람일으켰다는 것입니다.
장군죽비: 그럼 무엇을 속았소?다시 일러보시오.
시나브로: 바람을 괜히 일으켜 스스로 속은 것입니다.
장군죽비: 하하하............... 괜히 바람을 일으킨 것이 속았다는 것이오?
집게를 들고 누가 중을 만들고 행각을 시켰느냐 이르라 하니
죽기를 작정하고 곽산이 품안으로 뛰어들어 장한기개 보였네
죽이는 검을들고 설치더니 노인의 자비심이 등을 쓰다듬어서
남들이 서로를 비웃을까봐 삼천리 밖에서 속았노라 하였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