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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의 파란모자의 선수가 이날 우승자 모로코의 가리브 선수....
좌측엔 작년 춘마우승,중마준우승의 김홍주 선배님.
대회전날 골인지점인 평화대운동장앞에서 참가자분들과의 기념사진.
출발준비를 마치고...
아는 형님의 경험으로 알게된 후쿠오카마라톤대회.
이후 서울마라톤의 홈페이지에서 먼저 다녀오셨던분들의 후기 및 사진들을 보고 쟁쟁한 선수들과의 레이스하는 꿈,동경심을 가지고 작년 겨울내내 준비한결과 모집 컷트라인에서 턱걸이로 얻게된 후쿠오카 마라톤대회 출전권.
마라톤을 제대로 시작한지 3년도 안된 초보가... 엄청난 기회를 얻게 되었다.
사실 이대회에 출전선수로 선발된 이후부터 지난 8개월여간....엄청난 부담감에 한시라도 긴장을 늦출수가 없었다.
술을 좋아하고 한가지를 끈질기게 오래하지 못하는... 성격!
마라톤을 하면서부터는 대회를 하나 잡고 준비하는 2~3달의 힘든기간을 견뎌내고, 대회를 치루고나면 길게는 1달정도까지는 먹고픈것 맘대로 먹고 좋아하는 술도 실컷 먹어주는 견뎌낸 나자신에게 보상 해주는 기간을 갖던게 나만의 운동스탈~이었다.
(대회를 힘들게 준비하는 기간에는 보상기간에 맘껏 놀고먹는 순간을 상상,기대해가며 견뎌내곤 했었는데...)
하지만 이대회는 서울마라톤클럽에서 국내에 10명에게만 주는 소중한기회이기에....
5킬로구간마다 관문통과시간이 규정되어 있고 실력이 안되던, 컨디션이 안되던...
규정되어 있는 시간안에 통과하지 못하면 완주조차 허락되지 않는 엄격한 규정이 적용되는 대회이기에. 2010년도 내내 부담감, 기대감등으로 보상기간, 그런것을 가질 여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선발된 직후부터는 2010년 12월 5일의 후쿠오카마라톤대회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고 준비를 해왔었다.
지구력이 약하고 기분,분위기에 따라 오버페이스를 남발하는 스탈을 극복하려... 풀코스대회를 많이 신청, 실전주를 해왔었고 긴장을 늦추지 않으려 하반기엔 거의 매주 대회신청을 해놓고 힘차게 준비해왔다.
출발전날
열심히...할수있는 만큼의 최선은 다했다고 자부할수 있었기에 대회출발전날 유니폼 우측 가슴에 당당히 태극기를 새겨넣고 여행짐을 챙기고...챙기는중에 짐을 몇번을 풀었다 놨다가...
휴대폰 알람시간이 제대로 맞춰줘 있나? 오전5시에 맞춰놓은 알람이 혹시 오후로 체크되어 있는건
아닌가? 이런저런 조바심들에 밤잠을 완젼히 설친다. 11시에 취침, 1시30분에 눈이 떠지고 도무지
잠이 오질 않는다.
어쨌든 시간이 되어 짐을 챙겨 공항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향한다.
공항으로 가는 길....
올림픽대로의 63빌딩을 지나는 길을 보며.. 순간 가슴이 찡해져온다.
더운 여름날. 수개월간을 얼마나 악착같이 저길을 달리며 준비해 왔던가. 드디의 결전의 장소로 향하고 있다.
열심히 한만큼 좋은 결과가 있겠지? ㅋㅋㅋ
도착하여 서울마라톤클럽의 담당자들분과 서울팀(김홍주선배님,이순관선배님)분들을 만나뵙고 인사드리고 후쿠오카로 향한다.
1시간 20분여를 날아 후쿠오카 시내에 도착후 지하철을 이용하여 숙소에 도착.
먼저 와계신 남부팀의 선수분들과 인사드리고 식사후 내일 결전의 장소인 오호리공원으로 산책.
한바퀴가 2킬로가 된다는 엄청나게 큰 오호리공원 주변풍경들을 감상하며 내일 아침 신나게 달리고 있을 모습을 상상하며 일행들과 기념
사진도 찍고 남은 시간을 보낸다.
저녁시간엔 그랜드호텔로 이동하여 개인별로 배번호 수령를 수령한다. 나의 배번호를 받고나니...
'아~ 드디어~~~ 오늘밤이 후딱가고 얼릉 내일이 돌아왔으면...' 심장이 쿵쾅거리며 마구 요동을 친다. ㅋㅋㅋ
숙소로 이동하여 내일 대회를 위하여 일찌감치 취침, 12시 10분 출발시간이기에 아침 늦게까지 잠을 잤으면 좋으련만...
또 알람시간보다 일찍 눈을 뜬다.
아침식사를 간단히 하고 기다리는 시간동안 룸메와 이런저런 얘기도하구 주변산책도 하고 가져온 찹쌀떡과 인절미도 중간중간 먹어줘가며 시간을 보낸다.
출발시각이 되어 숙소에서 도보로 5분거리의 대회장으로 이동한다.
분주히 준비하는 스텝분들, 수많은 달림이들 틈에서 나도 달릴 준비를...
우리나라 선수분들과 잔디밭 한쪽에 짐을 풀어놓고 각자 준비를 한다. 워밍업을 20여분 해주고 참가자에게만 지급된 목걸이를 보여줘야 들어갈수 있는... 목걸이를 나도 당당히 보여주며 운동장안으로 들어가서 몸을 풀어본다.
선배님들과 몸을 풀며...오늘대회의 1번주자, 이날 우승한 모로코의 가리브 선수 옆에서 달리는 영광을? ㅋㅋㅋ 번갈아가며 기념사진도 박아주고.... 트랙으로 응원나온 서울마라톤 클럽의 스텝분들의 기를 한껏 받아 출발 준비를 한다.
윽~ 뒤가 축축하다.. 뒷호주머니의 파워젤 하나가 터져서 끈쩍끈쩍~ 여분으로 가져온것도 없는데... 걱정을 하는 찰나에... 김홍주 선배님께서 본인이 드실 파워젤 한개를 선뜻 주신다. 극구 사양하는데도 괜찮다고 주시는 마음에 받아 호주머니에 넣고 터진 파워젤은 얼릉 까먹고 수돗가에서 끈쩍한걸 씻어낸다...(선배님 감사합니다. ^^)
배번호 순서대로 칸막이가 되어 있는 물품보관차량에 불편함없이 출발 직전에 짐을 맡기고 넉넉한 갯수의 화장실에서 여유있게 비울것을 비우고 출발지점으로 간다.
출발선부터 배번호의 순서대로 자기자리에 서서 검시원에게 자기의 배번을 확인시킨다.(배번호의 순번은 기록순이다.) 나는 361번. 출발시간이 임박해져온다. 선수들 얼굴들이 긴장의 표정이 역력하다.
듣던대로다. 우리나라에서처럼 사회자의 진행으로 어깨주물러주고 카운트세고 웅성웅성대는 분위기와는 전혀 다르게 방송으로 출발이 임박함을 알려주고난뒤부터 다들 숙연해지는 분위기.
수백명의 달리는 사람들과 응원인파까지 모여있는 이곳에....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출발 10초쯤 전부터 다들 단거리 달리기를 하는듯한 숙이는 자세에 전부 손목의 스타트 시계를 누를
준비를 한다. 자연스럽게 나도... 그분들과 같은 출발 자세를 취한다. ㅋㅋㅋ
출발 총성이 울리고 동시에 400여미터 옆의 운동장에서도 폭죽 터지는 소리와 함께 수많은 인파들 틈에서 튀어나가기 시작한다.
출발신호와 동시에 응원인파의 '간빠레!간빠레!(힘내세요)'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1구간 (0~5km) : 17분 51초
먼저 2킬로의 공원을 한바퀴 돌아 A그룹 선수들과 도로에서 합류하여 달리는 코스다.
순식간에 코너 안쪽 자리를 선점하는데 성공. 내페이스대로 달리는데 수많은 선수들이 나를 추월해 앞으로 나간다. 공원한바퀴가 되게 길게 느껴진다. 힘차게 한바퀴를 돌아 드뎌 도로로 진입.
아~ 드디어 시작인건가?? 순간 가슴이 뭉클~해진다. 얼마나 꾸준하게 준비해오며 기다려왔던 순간인가... 눈물도 살짝 글썽~ 글썽~ 혼자서...스스로.....마구 감동하며 달리고 있다. ㅋ
입구를 조금지나 파란색 자켓의 박영석 회장님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큰소리로 '회장님! 다녀오겠습니다' 인사를 드리니 뒤늦게 보시고 양손을 크게 흔들어 주신다.
수많은 일본 선수들이 계속하여 내앞을 추월해 나간다.
분명히 빠르른 페이스다. 속도를 늦춘다고 늦추는데 시작부터 오버페이스를 하고 있다.
2구간 (6~10km) : 18분 17초 (누적 36분 08초)
6킬로 구간을 지나며 숨이 차다는 것이 느껴진다. 아직까지도 400번대, 500번대의 주자분들이 내앞을 계속 치고 나간다.
살짝 뒤를 돌아보니 회송차량이 보이는듯하기도 하고.. 내뒤로 오시는 분들은 얼마 없어 보인다.
후쿠오카 마라톤대회는 5km 구간별로 19분 30초의 관문 통과시간이 정해져 있고 정해진 시간안에 통과를 못하면 바로 실격처리되 회송차에 태운다는 규정이 엄격하게 적용된다는... 회송차량에 절대로 잡히면 안된다.
이그룹에 뭉쳐서 달리다가 저쪽그룹에 뭉쳐서 달리다가...... 아직도 내 페이스를 못잡고 있다.
애써 속도를 마구 늦출 필요는 없지만 비슷한 속도의 그룹을 잡아 달려야 수월할텐데 전부 내가 쫓아가기엔 버겁다고 느껴질정도로 다들 빠르게 달리고 있다. 런너들은 좌측으로 붙어서 달리고 우측으로는 군부대 호위 차량까지... 어느덧 10킬로 구간을 가뿐하게 통과한다.
호흡이 아직도 거칠고 몸이 안풀린듯 싶다.
3구간 (11~15km) : 18분 06초 (누적 54분 14초)
덥다. 급수대를 지날때마다 급수대의 물병(약 200ml정도)을 두개씩 집어 하나는 머리에 붓고 한병은 목을 축여가며 달린다.
꾸준히 이어진 간빠레의 행렬... 응원오신 분들의 기운을 한껏 받는다. 조그만 꼬마아이, 나이가 지극해보이시는 어르신들까지 다들 목이 터져라 '간빠레'를 외쳐주시고 알아듣지 못할 일본말로 소리소리를 지르며 열렬히 응원해주는 풍경...
정말 감동의 도가니... 분명히 오버페이스인줄 알면서도 늦춰지지가 않는다. 후쿠오카 시민들의 열렬한 응원덕에 묻어가는 분위기다.
대략 14킬로쯤 지나니 몸이 풀리는 듯 싶다. 주변에 페이스가 비슷한 그룹에 섞여 레이스를 한다.
3구간도 빠르다. 약간은 늦출 필요가...15킬로 지점에서 파워젤을 하나 까먹는다.
4구간 (16~20km) : 18분 19초(누적 1시간 12분 33초)
이제 절반왔구나. 이 페이스대로만 가면 된다. 그럼 기록 경신이다. 호흡도 전혀 거칠지 않고 힘도 들지 않다. 최소한의 동작으로 달리려 애써가며... 자세에 집중을 해본다. 최고의 대회분위기탓에 절반지점까지 힘든줄도 모르고 어떻게 어떻게 묻어왔다. 이렇게 한번만 더 달리면 된다.
20킬로지점에서 배번호 뒤에 붙여두었던 BCAA를 먹으려 보니...헉~ 다 떨어지고 없다.
하두 물을 부어가며 달리니 물에 씻겨 테이프가 떨어져 나갔다보다. ㅠㅠ
5구간 (21~25km) : 18분 42초(누적 1시간 31분 15초) - 하프지점 1시간 16분 40초 통과
하프지점 통과시간이 최고 기록을 냈었던 동아마라톤때보다 1분 50초나 빠르다.
나름 자제하면서 달려온 페이스가 이정도나 빠르다니...정말 기대감 만빵. 달리기위한 모든조건이
최상이다. 가끔 출현하는 완만한 오르막은 오히려 지루함을 달래주고 생소한 분위기의 거리 풍경을
즐기며 달리고 있다.
서울마라톤 스텝분들께서 23킬로에서 응원오신다는 말씀을 들은듯 하여 23킬로쯤부터는 수많은 응원인파 틈에서 아는얼굴을 찾아보려..힐끔힐끔 곁눈질하며 간다. 그런데 없다? 더 가면 계실려나? 이때부터 추월이 시작된다.
200번대의 주자분들도 보이고 500번대까지 다양한 등번호의 주자분들이 내 뒤로 축~축~ 쳐지신다.
나도 5구간에서는 페이스가 떨어졌는데 내뒤로 떨어지시는 분들은...흠~~~~
6구간 (26~30km) : 18분 53초(누적 1시간 50분 08초)
28킬로 구간쯤에서 커다란 태극기를 흔들고 계시는... 반가운 분들을 뵙는다.
내가 먼저 알아보고 '갔다올께요' 하며 큰목소리로 인사를 드리는데...
뒤늦게 보셔서 뒷쪽에서 '화이팅!' 외쳐주신다.
먼 일본땅에서 수많은 일본시민들 틈에서 찾은 일행의 모습, 태극기의 모습이 그렇게 반가울수가....
조금 더가니.. 반대편 주로에서 1위로 힘차게 달리는 가리브의 모습과 그뒤를 따르는 엘리트 선두 선수들의 모습... 굉장히 힘겨워 보인다. 가만 보니 햇빛이 뒤에서 계속 내리쬐고 있고 최종 반환점을 돌아가게될 나도 이후엔 정면에서 햇빛을 받아가며 달릴 순간을 생각해보니...걱정이 앞선다. 아직까지는 뛸만한데 구간기록은 떨어져있다.
피로감이 쌓이는듯한.... 몸이 무겁다는 느낌은 있는데 아직까지는 힘에 부칠 정도는 아니다.
29킬로를 쫌 지나 반대편주로의 심재덕 선배님을 보고 힘차게 '심재덕 화이팅!'을 외쳐드린다.
많이 힘든듯이 보인다. 선배님 얼굴에 환하게 반사되어 내리쬐는 햇빛이... 더 힘들어 보이는듯한....
몇백미터 뒤에서는 김홍주선배님께도 화이팅을 외쳐드려본다. 역시 굉장히 힘들어 보이시는듯한 표정.
7구간 (31~35km) : 19분 02초(누적 2시간 9분 10초)
우측 골반쪽에 살짝 통증이... 쥐가 나려는듯한 기분? 골반쪽엔 쥐가나면 끝장이다.
주먹으로 마구 때려보고 손으로 주물러가며 자세를 이리저리 뒤틀어가며 달린다.(혹시 이러다가 풀어지진 않을까? 얼마 남지 않았는데...조금만...조금만 버텨줘라..)
31킬로쯤을 지나 최종 반환을 한다.
역시나...쨍쨍한 햇빛이 정면을 비춘다. 급수대의 물을 두개 세개씩 집어 얼굴에 붓고 다리에 붓기를 반복, 물이 차가워서 정신이 번쩍 드는듯하다. 젖은 유니폼을 쥐어짜며 반대편 주로를 본다. 아직도 띄엄띄엄 선수들을 추월해 가는데...
그렇게 많이 추월을 했는데... 어? 내뒤에 별로 없다? 그러고 조금 더가니...회송차량...
내가 달려온주의 거리 반대편 주로의 거리까지..약 2킬로 정도의 여유는 있지만 막상 차량을 보니
마구 불안해진다.
빨간깃발을 흔드는 진행요원도 보이고 교통해제가 바로바로 풀리는지 오토바이와 일반 차량들이 맨뒤로 달리고 있는 한명의 주자 바로뒤를 쫓아가고 있다. 이를 악물고 페이스를 올려보지만 이때부터 힘겨워지기 시작이다.
장거리훈련...철저히 준비해왔다고 자신했지만 초반부터의 빠른페이스의 후유증을 분명히 혹독하게 치루고 있는것이다.
불안한 마음까지더해 1킬로 구간마다 시계를 보기 시작하는데 3분 52초,55초.... 달려야할 페이스보다 최소 10초 이상씩 뒷쳐지고 있다.
33km 에서 마지막 파워젤을 까먹고 물을 벌컥벌컥 마셔가며 기운을 차려보려 하지만 앞으로 남은거리...무사히 달릴수 있을까?
'간빠레'의 약발도 다되었는지 여전히 열렬히 응원해주시는 응원소리가 힘이되지 않고 시끄러운 소음으로..느껴지기 시작이다.
8구간 (36~40km) : 19분 38초 (누적 2시간 28분 48초)
36킬로째 1킬로는 4분이 나온다. 많이 떨어진것이다. 남은거리와 현재의 페이스를 보니 기록경신은 물 건너간듯.
이쯤에서 서울마라톤클럽의 스텝분들한테 '하대진화이팅!' 응원을 받지만 너무나 기력이 빠진탓이 힘차게 답해드리지 못하고 한쪽손만 살짝 들어 인사만...'죄송합니다.'
38킬로쯤부터는 나름 스퍼트를 내보자고 어금니를 꽉 물고 의식적으로 보폭이라도 늘려가며 속도를 높여보지만 페이스는 계속 떨어진다. 마지막 구간에선 정말 많은 분들을 추월해가며 달린다.
다들 힘들어 보이시고 땀을 뻘뻘 흘리며 달리시는 모습들에...등이라도 밀어드리고 싶지만 나조차도 여유가 없고. 팔을 힘차게 힘차게...흔들어가며 골인점을 향한다.
힘좀 내자. 최소한 2시간 40분 안에는 들어와야 될것 아니냐???
다리가 부서지더라도... 심장이 터지더라도... 꼭 이겨내야한다. 이대회를 위해 얼마나 준비해왔었냐?
모든힘을 다 쏟아서 끝까지...조금만 더 버티는거다!
마지막구간 (41~42.195km) : 8분 36초 (완주기록 2시간 37분 24초)
마지막 힘을 발산하여 팔을 마구 휘저으며 달린다. 정면으로 내리쬐는 태양에...초반에 힘을 많이 쏟아낸탓에 몸이 가라앉는 느낌이다. 당장이라도 주저앉을듯. 드뎌 운동장으로 향하는 마지막 오르막길.
입속에선 으아~으아~ 신음소리가 저절로 흘러나오구...
뒤에서 나보다 더 큰소리를 내며 달리는 일본주자분... 둘이 티격태격하며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오르막길을 힘겹게... 자세를 앞으로 애써 숙이지 않아도 저절로 숙여진다. 운동장에 진입.
1바퀴하고 4분의 1을 더 돌아야 한다.
운동장에서 응원해 주시는 관중들과 안쪽주로의 골인자들의 모습에 힘을 받아 마지막 힘을 발산. 골인점의 시계는 36분대를 흘러가고 있고. 먼저 골인한 심재덕 선배님이 '턱당기고, 조금만더...' 턱을 가슴에 딱 붙이고 으아아아아~~~
짧은 거리지만스퍼트를 마구 쳐보는데...아까 그 일본인은 나보다 더 빠른 속도로 나를 추월...
결국 그분 바로뒤로 골인.
먼저 골인한 주자분들과 수고의 인사를 드리고 레이스를 마무리한다.
기록경신을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2010년 꾸준히 준비해왔던 지난 일들이
스쳐지나가고.
골인뒤에 생각해보니...
한국에서 달릴땐....
암투병중이신 어머님 생각, 생후 8개월이 지난 딸생각에 사랑하는 아내와 주변분들을 생각하며
그분들의 얼굴, 응원모습들을 머릿속에 그려가며 악착같이 골인점을 향해 달려오곤 했었는데...
이번 후쿠오카 마라톤대회때는.....
나 그렇게 집중력이 강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달리는내내 주변 분들의 얼굴조차 떠오르지 않을 정도의 집중력에 딴생각할 여유도 지루함도 느끼지 못했었던듯...
할만큼 했고 할수있는 최선은 다했다.
마지막으로
최고의 대회에 출전하여 달릴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만들어주신 서울마라톤클럽의 박영석회장님,
이하 서울마라톤 클럽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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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기록으로 무사완주한거 축하해..약간의 아쉬움은 있겠지만 그것은 또 하나의 도전할수있는 계기가 되는거니까 내년 선발대회에서도 좋은모습 기대할께..내년에는 런닝9에서 남현씨와 같이 선발되면 좋겠다.^^
태극기를 가슴에 세기고 달렸다는 하총무님 말 정말 가슴에 와 닿네요~~~ 좋은기록에 완주하신거 축하드리며 더 큰 도전을 위해 더욱 발전하시길 기원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멋져요! 존경스럽네요!
대진총무 글 오늘 보았다. 미안 수고많이했고 2011년은 건강한 모습으로 지금처럼 달리면 되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