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송교회 게스트 룸에 두었던 물건을 치워야 할 것 같다.
교회 배려로 한국 방문할 때 도움을 받았는데 이번에 게스트 룸 공사로 옮겨야 할 것 같다.
좁은 아이들 자취방에 두기도 그렇고 오산 부모님 댁에 두면 고물상 어디에 던져질 것 같다.
사실 양복도 너무 오래되어 어쩌면 버려야 할 것 같다. 목사 안수 받을 때 파송교회 목사님께서 선물해 주신 것인데
아쉽지만 정리해야 할 것 같다.
낡고 오래된 물건처럼 인생도
아쉬운 노을처럼 뒤돌아보게 한다.
익숙함을 내려놓는,
익숙하지 않은 감정이 얼마나 복잡할까?
갑자기 바뀐 일상이
적응 없이 폭주할까 걱정이다.
낡은 렉스턴, 새 차에 밀려 폐차해라 했지만,
그냥 두었다.
주차도 새 차에 밀려 이곳저곳에 주차하지만,
녀석이 있어 큰 물건 싣고 선교지 다녔다.
무려 22년을 한국과 필리핀에서 달린 녀석...
내가 없는 동안 방치되어 폐차장 직전까지 갔지만
살아나 녀석이 고맙고, 함께한 세월에
시간을 두고 공전한다.
게스트룸에 아들 물건도 있다.
아들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카투사 제대할 때 받은 물건이 뭐 그리 많은지,
당근마켓에 팔면 어떨까?
그리고 내 물건 중에 팔 것은 없는지, 아마 줘도 안 가지고 갈 것 같다.
도움 안 되는 짓만 한 것 같다.
여하튼 교회 배려로 그동안 너무 감사했다.
저물어 가는 노을처럼
내 존재가 사라져도
불게 타오른 그 열정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