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10만의 군사가 마신 네모난 우물 방정(方井)
충청북도 기념물 84호(1990. 12. 14)
소재지: 청주시 상당구 방서동 588-23
소유자: 청주한씨(淸州韓氏) 종중
관리자: 청주한씨 종중
오늘도 역시 새벽길을 나섰다 출근하기 전에 집에서 가까운 네모난 우물 “방정” 사진을 찍기 위해서다. 골목길 따라 오롯이 숨어 있는 듯 뚜껑을 덮고 있는 방정을 만났다.
새벽 방정에서 사진을 찍고 표지판을 보고 있는데 건설공사를 하는 아저씨가 다가와 사진 찍는 내 모습이 이상하던지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한융환씨는 이 동네 통장이며 청주한씨 34대손이라고 했다. 근처에 체육관을 지어 잘 나오던 우물이 말랐다며. 30년 내지 40년 전에만 해도 우물이 나왔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천년 넘게 자리를 지켜오며 마을에 농사를 짓게 하고, 식수도 됐던 방정은 후대 사람들의 무분별한 개발로 물이 다 말라 목마른 샘이 되어 있었다.
방정과의 만남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를 다시 돌아보게 했으며 역사와 문화를 알아가는 것이 바로 나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찾아가는길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방서동은 청주한씨 집성촌으로 전에는 청주 한씨가 130여 가구가 거주 했었으나 현재 70여 가구가 살고 있다.
청주시내에서 보은 쪽으로 가다 시가지가 끝나는 곳인 방서사거리의 왼쪽 언덕 위에 청주한씨(淸州韓氏) 문중에서 세운 무농정지가 있다.
이곳 무농정지(務農亭址)에서 남쪽으로 200m 쯤 가면 청주한씨 종중회관이 있는 마을 안쪽에 네모진 우물인 “방정” 있다.
이 우물은 청주한씨 시조 한란(韓蘭)과 관련된 우물이다.
우물이 만들어진 유래
어느 해 가뭄이 들어서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자 한란이 제수를 마련하여 기우제를 드리게 됐다. 사흘밤낮으로 기도를 드리다 쓰러져 의식을 잃었는데 이때 북쪽에서 장수가 나타나 창끝으로 땅을 찌르니 맑은 물이 콸콸 흘러나왔다. 잠에서 깨어난 한란이 너무 기뻐 꿈에서 보았던 곳에 땅을 파보니 많은 물이 쏟아져 나왔다. 한란은 문중사람들과 함께 이곳에 우물을 네모모양으로 파놓고 물을 가두었는데 큰 가뭄에도 물이 마르거나 줄지 않았다.
그 후 고려태조 왕건이 견훤을 토벌하려고 이곳을 지나갔는데 한란이 보니 꿈에서 본 장군이 바로 왕건이었다. 왕건은 이 우물에서 10만 군사에게 물을 먹였는데 물이 부족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그때부터 이곳을 네모난 셈이 있는 곳이다 하여 방정(方井)마을 이라고 부르게 되었으며 이 방정의 이름을 따서 우물의 서쪽에 있는 마을 즉 방서동이라 는 지명이 생겨났다.
우물의 현상
우물의 크기는 너비 : 47.5~62.5㎝, 길이 : 153.5㎝의 네모진 샘이다.
1990년 12월 14일 충청북도 기념물 제84호로 지정되었으며, 1998년 우물보호를 위해 유리로 된 뚜껑을 덮고 주변에 담장을 새로 정비하였다.
우물안을 살펴보면 화강암의 장대석으로 된 머리돌 윗부분에 방정이라는 글자가 해서체로 새겨져있다.
우물 됫쪽의 벽을 살펴보면 둥글게 축대를 쌓았다. 우물 밑에는 자갈돌을 깔았다.
우물한쪽 옆에는 방정교(方井橋)라고 새겨진 화강암 장대석이 있어 다리에 사용했던 돌로 예상된다
방정은 현재 인근에 들어서 있는 수영장에서 지하수를 대량으로 사용하면서 물이 나오지 않아 우물 같은 실감이 나질 않는다.
청주시에게 위탁한 청주문화원의 ‘청주의 역사 순례’ 코스로서 문화탐방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물이 주는 의미
우물이 만들어진 내력이 비록 전설로 전해져 오고 있기는 하나 청주를 본관으로 하는 대표적 성씨인 청주한씨 시조의 활약상과 마을의 내력을 알 수 있어 역사적으로 유래가 깊은 우물로 평가된다.
또한 청주읍성에서 멀리 떨어진 방서동에도 천 년 전 호족세력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은 당시의 청주의 위상을 알 수 있는 부분으로 우리지역의 고려 초기 역사를 짐작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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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런 곳도 있었군요. 잘 보았습니다.
네 이런 곳도 있었습니다. 요즘 청주에 있는 문화재 공부를 하면서 저역시 많은 것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연아 님 !! 안녕하세요..... 方井에 관해 자세한것을 올려주어 감사합니다...... 좋은것을 배워고 갑니다....
파파님 감사합니다.~~^^*
따뜻한 황차한잔 하면서 잘보았습니다 온화한 웃음으로 화답합니다 연아님~오늘도 좋은날 입니다...
지향님 황차 향이 여기까지 날라왔어요. 지금 들어오셨는데 그냥 지면으로 인사 올립니다. 오늘도 좋은날 되세요~~^^**
자세하고 진지한 설명 잘 읽었습니다. 왕건과 관련이 있다니 새롭네요. 좋은나날 되세요.